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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한해의 연말에
11월, 한해의 연말에
(휴지로의 첫 걸음)
한은총 김문숙
한해 저물어 가는 11월
황량했던 감사의 언덕에
이제사 나는 거칠게 자란
풀씨 몇 개를 내 작은 손에 받는다.
오늘 하루를 저물어도
석양 빛 저리도 찬연한데
오 !
수 십 년을 살아 낸
내 인생의 저녁은 저리 될 수 있을까?
저 그리스도 십자가의 큰 사랑 앞에서
아니, 평범한 일상의 삶, 그 속에서 조차
나는 올해도
그 사랑과 축복에 얼마나 무지했었던가?
정든 사람, 그 품에 자리했던 이를 떠나보내며
눈물 흘리는, 눈물이 흘려지는 그 때에
오히려 더욱, 나는 그 사랑을 잘 몰라
너무 당황스럽다.
새끼 날개 달아 짝 찾아 떠나보내고
빈 둥우리에 숨은 어미 새처럼
내 둥지는
온갖 무한한 축복의 풍성함 속에서
부지런한 감사에 얼마나 가난해져 있는가?
어쩌다 찾아든 낯 선 가지에도
정들여, 쉽게 주저앉는 새처럼
나는 나의 날아갈 곳을 두려워 해 바라보지 않았다.
나의 날을 지혜로 계수케 하시고
날마다 때마다 주의 은총
주의 영광을 계수토록 우리를
가, 르, 치, 소, 서
전심으로 기도 할 때에
내 마음 심히 떨려
혀 돌지 않고
오 ! 차라리 소리 내는 찬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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