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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와 여백의 한옥마당, 그것은 우리한옥의 백미[白眉]이다.

강봉환 2008. 12. 17. 오전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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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와 여백의 한옥마당, 그것은 우리한옥의 백미[白眉]이다.


우리의 한옥은 가히 친화적인 자연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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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는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무분별한 자연 훼손으로 극도로 환경이 파괴되어 엘리뇨 현상 등 여러 기후적 변화까지 수반되어 우리는 건강과 삶의 질까지 여러 인위적인 요소들로 인해 갈수록 환경적 각박함 같은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새삼 요즘처럼 잃어버린 우리 고유문화에 대한 각성과 개발시대에 무분별한 훼손 등으로 많은 우리의 정서를 잃어 간 것도 사실이나 이제 우리 것에 대한 향수와 고유문화에 대한 선조들의 놀라운 지혜에 대한 우수성을 발견하고 반성과 함께 고유문화 찾기가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은 고무적인 듯하다. 집에 관한 이야기로 한옥의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그중에 한옥의 마당은 직접적으로 한옥과는 관련이 없는 듯 하지만 실제 우리 조상들의 삶 속엔 집을 지을 때 그저 집만을 짓는 게 아닌 마당에 대한 배려와 여백의 기품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 왔으며 그렇게 선택되어 왔다. 물론 우리 한옥의 좋은 점을 이야기하지면 많은 내용이 있어 짧은 지면에 소개하기도 벅찰 정도이나 그중 몇 가지 만 일부 소개를 해보아도 자연친화적인 부분에 대해선 가히 넉넉하다.

우리가 사는 모습은 자연과의 삶의 영유와 편안함, 안정감 등을 고려하여 살아가며 풍수에 맞도록 적응해 보였으며 그러다보니 뒤로는 겹겹이 둘러싸인 산들과 앞으로 펼쳐진 넓은 평야에 파묻힌 아담한 형태가 될 수밖에 없었고 주위의 경관요소를 거슬리지 않는 곳에다 나아가 주변에서 나오는 천연재료를 사용, 지세에 맞는 형태로 집을 짓게 된 것이다. 또 집주위에 산재해 있는 바람, 들, 풀, 그리고 하늘까지도 모든 자연요소를 집안으로 끌어 드렸다. 자연과 집, 그리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 인간은 서로가 남이 아닌 일체감을 갖는 하나의 완벽한 이상체인 것으로 재료적 측면에서 보아도 한옥에 쓰이는 재료 또한 짓고 나서 훗날 헐지라도 모든 소재가 자연으로 흡수되듯이 자연 속에 함양된 우리의 의식은 집을 지을 때도 되도록 인공적인 기교나 장식을 피해 자연 그대로의 재료로 자연친화적인 편안한 집을 지은 것인데 예를 들어 나무를 쓰더라도 자연 그대로의 나무둥지에 가지만 잘라내 사용하고 주춧돌과 밀착되는 면도 다듬지 않은 상태에 그대로 밀착시킬 정도로 한옥의 가장 중요한 대들보마저도 나무가 휘어져 있으면 그 상태 그대로 사용하였을 정도이니 한옥에서는 우리 주위의 자연재료를 가지고도 인공을 가하지 않은 상태로 사용하여 한옥의 구조적 아름다움을 표현하였던 것이며 이는 농본 문화적 특성을 가진 우리에게 있어서는 모든 것을 행함에 있어 자연과의 조화를 최고의 이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 생각되어 진다.

우리의 한옥은 인체치수를 근간으로

또 한옥의 아름다움 중 우리 인체 치수를 제일 중요시했다는 점 등도 어찌 보면 매우 과학적이고 친화적인데 예를 들어 창의 기본구조에서 그 설치 기준을 인체에 두어 머름대 높이를 앉은 사람의 겨드랑이 아래에 들도록 하여 가슴팍이 남실거리며 닿을 정도의 높이였다. 머름대의 높이는 문갑 등 실내 가구 제작에서 높이를 제한하는 절대 기준치가 되었으며 이러한 머름대가 있음으로 해서 방 안에 앉은 이는 안정감을 얻는다. 창이 머름대 위에 설치되고 두 짝 창을 달게 되어 머름과 그 위에 세운 벽선과 인방이 구조하는 선상에 의하여 완성되듯 창은 그만큼 주인의 식견과 성정을 잘 나타내는 얼굴이라 여겼기에 이 부분의 구조에서도 주인의 각별한 주의를 경주하였고 집을 짓는 이도 자기의 식견을 드러내려 하였던 것이다.

방의 넓이 또한 안정감을 바탕으로 결정을 했는데, 방의 천장 높이를 보통 2.25m[7.5척]으로 잡는데 이는 앉은 키위에 서 있는 사람 한 길을 합한 수치이다. 방안에서 아랫목에 앉아 보면 방의 출입문은 대청에 있다. 마당에서 들여다보이는 앞 툇마루에 면한 벽과 그 뒷벽엔 창만 설치하고 대청에 면한 출입문은 세 짝, 네 짝, 여섯 짝이나 여덟 짝으로 만들어 단다. 가난한 집에서는 외짝 문을 달기도 하는데 외짝을 만든 것은 대청과 방 사이의 담벼락을 붙박이로 고정시키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다. 이런 외짝문은 아랫도리에 얇은 나무판자를 대고 그 위에는 살대로 무늬를 만들어 얇은 창호지를 바른다. 세 짝 이상의 문은 안팎으로 두껍게 바른다. 벽체와 같은 질감을 만들려는 것이다. 아랫목에 앉아 바라다보는 곳이 허하면 왠지 불안해지므로 아늑하게 꾸미려 창을 내었는데 이것을 불발기창이라 한다. 창의 살대 안쪽에 창호지를 발라 광선을 받는다. 불발기창은 문의 중간쯤에 설치되며 설치되는 기준선이 그 밑선 인데 이 선의 높이는 앉은 사람의 눈의 높이와 같도록 했다.

그러면 여기서 한옥마당과 깊은 연관이 있는 대청마루의 천장은 기[氣]를 고려한 것인데 서까래가 드러나 보이는 연등으로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서까래는 지붕의 빗물받이 물매에 따라 30도에서 60도 사이의 각도로 걸리게 되어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중심부가 높게 구조되고 좌우로 경사지게 되어 있다. 이 구조에서 중심부가 가장 높은 자리를 3m[10척]로 잡았으며 한국 사람의 평균 신장이 1.5m-1.8m[5척-6척]이므로 마루 위에 서 있는 사람의 머리 위로 한 길이 되는 여유를 두게 한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내뿜는 기는 하늘로 뻗치게 되어 억압되지 않은 채로 기가 승하여 의기양양한 인격으로 함양된다고 하여 평면과 입면설정에 이런 점을 유의하였던 것이다.

더욱이 대청마루는 앞뒤가 훤히 트인 개방형 구조로 되어 있어 마당과 뒤뜰의 높은 온도와 집 내부의 낮은 온도는 서로 교류하게 되어 있어(지붕의 토기와와 그 밑에 깔린 두꺼운 흙이 뙤약볕을 차단하는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고 그 밑의 대청 쪽은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음)온도차에 의한 열의 대류가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것이다. 또한 천정은 평면 구조가 아닌 삼각형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대류현상으로 검토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아울러 대청마루 밑도 개방구조 인데다 마루판도 약간의 틈새가 있어 여기서도 공기의 순환이 생기게 마련이며, 한옥은 열을 차단하는 기능과 함께 대류현상을 용이하게 하기위해 천정의 구조가 삼각형으로 되어 있으니 더욱 그러하며 겨울에 아궁이에 불을 때면 대류현상은 가일층 확인이 되는 것이다.

우리의 소박한 한옥 마당의 여유와 여백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한옥의 모습과 마지막 대청마루로 이어지는 우리의 한옥 마당은 깨끗한 정리와 한옥의 주변에 큰 나무와 많은 나무를 심지 않고도 기품이 있게 마당에서 반사된 햇빛이 집안을 비추는 간접 채광으로 부드러움을 연출하게 되는데 이 또한 여인들이 신는 버선처럼 우리 한옥의 기와선 모습의 우아함은 가히 동양권에서 중국의 지붕선은 위로 쏟구치며 화려한 금색일색의 지붕모습과 일본의 직선적인 밋밋한 모양과도 사뭇 다른 그런 너그러움과 여유로움의 지붕선 까지도 어우러진 한옥의 마당 또한 다르게 배치되어 왔음은 우리 조상들의 높은 지혜에 새삼 놀랄 때가 많다. 물론 지붕 선에서 이어지는 채광은 넉넉한 처마 끝으로 인해 직접 채광이 아닌 마당에서 반사된 햇빛이 집안을 비추는 간접 채광방식이다. 그래서 마당의 깨끗한 정리와 한옥의 주변, 특히 마당에는 큰 나무를 심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은 집은 햇빛이 잘 들어야 집이 환하고 밝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마당은 비가 온 후에도 배수가 잘되도록 약간의 경사를 주어 빗물이 잘 흘러나가도록 해야 하는데 여기서 우리 선조들의 마당을 만드는 모습을 소개하면서 왜 마당이 우리 한옥과 어울리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물이 잘 스미는 한옥 마당을 만들려면

재료: 백사토(마사토), 콩자갈, 굵은 모래.

가. 땅을 다진다.

나. 콩 자갈과 굵은 모래를 섞어 깔아서 다진다.

다. 그 위에 백사토(마사토)를 깔아서 다진다.

* 좋은 마당을 만들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백사토(마사토)이다.

굵은 모래처럼 알갱이지고 점성도 약간 있어야 하며 색깔은 밝은 쪽에 가까운 것이 좋다.

우리 선조들은 마당에 잔디를 깔거나 화초, 나무들을 심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물론 자연과의 조화를 최상의 미로 생각하는 전통적인 조형의식 때문이기도 하지만 거기에는 또 다른 몇 가지 이유가 있다.

1. 조명효과를 들 수 있다.

한옥은 처마가 깊어 처마 아랫부분이 어두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낮에 한옥에 들어서면 조명을 밝히지 않아도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충분히 밝다. 마당에 반사된 빛이 처마 아래를 골고루 비춰주기 때문이다. 한옥은 채광을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해 문인지 창인지 구별이 힘들 정도로 큰 창을 만들고 문 위에도 광창을 따로 만들 정도였다. 마당의 반사광과 창호지를 통해 들어온 간접조명은 눈을 편하게 하며 심성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효과도 발휘한다.

2. 여름철 냉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한옥은 배산임수(背山臨水)로 터를 잡는다. 앞마당에 나무나 화초를 심지 않고 뒷마당에 가꿈으로써 햇빛에 달궈진 앞마당의 뜨거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게 되면 자연스레 기압차로 인해 뒷마당이나 산에서 내려오는 시원한 바람이 생기게 되고, 이 바람은 대청마루 뒤에 있는 좁은 창이나 문을 통과하면서 속도가 빨라져 선풍기 하나 없이도 여름을 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3. 마당은 필요에 따라 모습을 달리해야 할 필요도 있다.

현대 건축에서 문을 닫고 들어서면 실내라 부르고 문을 열고나서면 실외라 하는데 한옥에서는 이러한 구분이 어렵게 되어 있다 이렇듯 마당은 평소엔 아이들의 놀이터였다가 집안의 각종 행사 때는 상황에 맞는 행사장의 역할을 담당해야하고, 농사철에는 그에 맞는 작업장으로도 변신하기도 하는데 마당은 이래서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고 그에 따라 앞마당엔 별다른 치장을 하지 않게 되는데 한옥에 있어서 마당은 때로 우물가까지도 살림 도구를 늘어놓아 필요에 따라 이용할 수 있게 배려도 하고 있다. 남쪽 지방으로 가면 안마당에 장독대를 설치하고 마당가 우물가 주변에 여러 가지 도구들을 놓는다. 또한 물가에서 씻고 빻고 치는 일들도 일어난다. 안마당이 생활터전이 되는 것이다. 서양식으로 부엌 안에서만 작업하는 방식과는 다르고 추수 때는 곧바로 대문 밖 마당에서 타작도 한다. 이렇듯 한옥의 마당은 생활 터전에 제한이 없을 정도이다.

이와 같이 우리 한옥의 아름다움을 보면 현대에 와서는 자산가치의 효용성 등으로 주거 공간 자체가 점점 협소해지고 있을 뿐 아니라 갈수록 공동주택이 늘어남에 따라 우리 삶에 마당을 찾아보기 힘들어지게 되었다. 물론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주거문화 속에서 현대의 마당은 정원으로 바뀌어가고 있고 서구식의 조경으로 다듬어지고 있는 실정이지만 이 시점에서도 한옥의 발전적 의미를 생각하고 옛 조상들의 삶의 여유와 여백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한옥의 마당이 가지는 고유의 역할과 의미는 소박하지만 퇴색될 수 없으리라 여겨지며 한옥마당의 고유성을 우리네 삶과 함께 조명하고자 했다.

댓글 1개

포아풀 2008. 12. 18. 오전 09:28

한옥에 살아봐서 가치를 잘 알지요. 그런데 겨울은 참 추워요. 마당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재미... 그게 한옥의 맛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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