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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해를 보내고 맞으며

김봉길 2008. 12. 17. 오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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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또 새 숫자를 맞이합니다.

이제 곧

지난 숫자보다

새 숫자에 익숙하게 될 것입니다.


새해를 맞이하며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물어보고 확인하려 합니다.

일년 전에 작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다짐한 것들을 얼마나 이루었느냐고.

작년 이맘때에 새해를 맞이하면서 새해가 오면

뭔가 새로운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고,

그러면 내 삶도 큰 변화가 있겠지 하고 기대했었습니다.

그러나 새해 다짐이 마음 흡족했는지 자문해 봄에

미안한 웃음을 자신에게 보내곤 합니다.


그리고 다시 묻습니다.

새해에는 멋지게 대답할 수 있겠느냐고.

그러면 대답합니다.

물론, 잘 할 수 있다고.

이렇듯, 우리는 일년 전 아니 몇 년 전 그때나 지금이나

물어왔고 또 지금 묻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깨닫습니다.

아무리 새 날이 온다 해도,

나의 것을 팽개치고 무조건 다른 것을 받아들이려 해도

결코 나의 삶은 새로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멋진 선구자들은 우리에게

새로움은 새 옷을 갈아입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새로움이란 새해를 맞이한다고 오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입어 왔던

옷을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는 것도 아니며,

지금까지 해왔던

나의 삶을 정리하여 새 일을 도모하는 것도 아닙니다.

평생 큰 뜻을 가지고 곧은 삶을 사는 선구자의 말처럼,

새로움은 ‘그저 거짓 없이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삶’을

그대로 확인하며 변함없이 살아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살아가기 위해 배우고 일하느라

우리는 땀에 낡고 빛바랜 작업복을 입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해를 맞이한다는 것은

이 작업복을 벗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삶이 힘겹고 어려워도,

세상이 나의 희망과 꿈을 가두어도,

성실과 정직이 담긴 그 낡은 작업복을

정성껏 입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진정 진실 되게 더욱 낡아 가야 하기에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새로움이란 지금까지 내가 해 온 일,

나의 숨결과 땀이 배어 있는 일터와 가정을

다른 모습으로 새롭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진실된 나의 땀이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내 삶 속에 흐르게 하는 일이며,

나의 손과 발이 사랑으로 더욱 낡아 가는 일입니다.


우리는 새해가 오면

이런 계획, 저런 꿈을 꾸며 다시 다짐을 합니다.

그러나 해마다 말로만 반복되는

새해라는 꿈과 새로움 환상의 구호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자, 그렇습니다.

새로움 느끼는 일이란 결국

나 자신의 모습을 지키는 일이요,

그 지키고 있는 모습을 느끼는 일입니다.

자, 우리 지금 다시 확인하십시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것은

시작한 목표대로 실천했는지 못했는지 구분하는 일입니다.

이렇게 구분하는 순간

우리는 마음이 상쾌해지는 걸 느낍니다.

마음 전체가 뚜렷하게 보이는 거죠.

새로움이란 바로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요?

구분한 순간,

실천했던 것들이 재빨리 실천되지 않은 것들을

과감하게 용서하도록 마음을 여는 것입니다.

활짝 열린 마음의 길을 새로움의 시작이라는 자전거는

이미 앞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즉, 새해 출발이죠.


지난해를 돌아보면

나는 그래요,

내 안에 나 같은 얼굴이 여럿 있음을 느낍니다.

눈을 감았다가 살며시 그 안을 열면,

마음에 드는 얼굴이 먼저 보이죠.

그러다가 싫은,

아니면 슬픈,

아니면 부끄러운 얼굴이 되기도 하죠.

그 사이마다 웃는 얼굴도 있죠.

후후 처음 보는 얼굴도 있죠.

그러나, 그 모두

칭찬과 용서를 해주어야 할 내 얼굴들이랍니다.

그래요, 새해에는 또 그랬으면 좋겠어요.


새해. 

또 새 숫자를 맞이합시다.

이제 곧

새 숫자에 익숙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요, 우리 모두

아름다운 내 숫자를 더욱 사랑하면 어떨까요.

댓글 1개

포아풀 2008. 12. 18. 오전 09:30

네... 아름다운 내 숫자를 더욱사랑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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