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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절집

포아풀 2009. 05. 04. 오전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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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에서 부처를 보면 콧날 오똑한지, 펑퍼짐한지, 얼굴 갸름한지, 둥글넓적한지, 상을 보는 버릇 생겼습니다 빤히 올려다보는 시선 못마땅한지 끙, 돌아앉는 부처에게 절하는 뒤태로 사람들 평하시지 않느냐 물으면 부처는 갸름한 눈 꼬리 흘기며 혀 끌끌 차곤 했습니다 그 여름의 절집, 세상등지고 앉은 대적광전의 이마 얽은 부처에게 초년고생 심하셨나보다. 했습니다 뒤꼭지로 쏟아진 뜨거운 눈초리 쓸어내리며 급히 신 돌려 신고 나올 때 노스님 풀을 뽑다말고 엉거주춤 일어서고 있었습니다 됨됨이를 겉모습으로 평가하지 마라. 누더기를 걸쳐도, 곰보도, 다 부처니라. 마음의 잡풀 솎는 스님에게 등 급히 내주고 이만큼 와 돌아본 거기, 잘 생긴 네 마음 있으면 어디 보여줘 봐. 고함을 흔들어대는 대숲이 대적광전도, 스님도 슬쩍 뒤로 숨기고 있었습니다

댓글 9개

박은정 2009. 05. 04. 오후 05:24

됨됨이를 겉모습으로 평가하지 마라. 명언중에 명언이지요. 속모습은 어떻게 보여 드리지요. 냄새가 풀풀 너무 풍겨서... 모두들 멀리 가 버리시면 어떡하나요. 오셨는데 뵙지도 못했네요. 저도 근로자이니까... 푹 쉬었지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요^*^

오정헤 2009. 05. 05. 오전 08:11

년초에 솎아놓은 잡풀 거름주고 물주지 않았것만 소리없이 쑤욱쑤욱 이놈의 잡풀 잡초제 뿌리면 알곡까지 죽을까 고되고 힘들지만 허리굽혀 하나 둘 솎을 수 밖에..... 가정의 달 5월, 시인님의 가정에 행복가득 하시길 기원합니다.

포아풀 2009. 05. 06. 오전 09:28

이쁜 간사님, 남산의 풍경이 참으로 이쁘던걸요. 좋은 곳에서 일터 겸 쉼터를 가지심도 큰 행복이지요. 살면서 때를 뭍이고 털어내고 또 뭍이고... 그게 사는 것이겠지요. 문학기행이 돌아오네요. 참가자님들께 즐거운 기억 가득 챙겨주세요. 함께 하지 못해 늘 죄송합니다. 오정혜 시인님, 연초에 솎은 잡풀이 제법 고개를 들지요? 중간 중간 솎아가며 사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어느 땐 무성해진 풀에 둘러싸여 내 본모습이 보이지 않기도 하네요. 가끔 듣는 말씀이 제초제가 되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제초제가 될지도... 시인님의 가정에도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김문숙 2009. 05. 10. 오후 08:53

아름다운 사람들 옆에, 그리고 존경하는 사람들 곁에 설 수 있는 행복이 여기 있군요. 성경에도 겉사람을 보지 말라. 내가 보는 것은 너희와 다르다고 했지요. 김삿갓 일화 주에서 옷차람을 잘하고 나타 났을 때 그에게 정중한 술 잔을 드리니 그가 걸인 차람할 때의 대접의 소홀함을 나무라며 \" 어허 내 옷이 대접을 잘 받는 구려\"하며 술잔을 옷에 부었다는 일화가 유명하지요 . 여전히 사려 깊은 시를 내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포아룰님과 오정혜님 박간사님 모두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더욱더 행복하시기를

포아풀 2009. 05. 11. 오후 09:15

해갈의 비가 마른 대지를 촉촉히 적신 하루였습니다. 따스한 마음으로 다녀가심에 감사드립니다. 반가운분들과 오순도순 주고받는 대화가 즐겁네요.^^

미오새 2009. 05. 19. 오전 11:56

* 절집의 의미가, \"눈치가 빠른 사람은 절집에 가서도 새우젓을 얻어 먹는다\"는 속담을 연상하는 수준 정도에 머물러있던 미오새가 포아풀님의 시를 읽고 생각은 변화되고 수준은 향상되는 느낌입니다. 변화된 생각과 느낌을 그 속담에 대입시켜 표현해보면, \"세상에 오염된 사람도 절집의 부처 앞에 서면 가치의 우선 순위가 회복된다, 세상 온갖 화려한 자리를 마다하고 적막과 고요속에 가부좌를 튼 부처 앞에 서면...\" 포아풀님... 허세 부리기 좋아하는 남자의 속성대로라면, \"그래, 여기 있다 볼테면 봐 !\" 하고 볼품도 없는 가슴을 확 열어 젖혔을텐데... \"잘 생긴 네 마음 있으면 어디 보여줘 봐\" 그 물음에 자신을 성찰하며, 한편의 시로 엮어낸 심성 고운 여심의 시인에게 존경을 표합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지난해 어느때 쯤인가 정확한 기억은 어렵지만 어느 댓글속에 대숲을 지나가는 바람의 이야기가 었었던 듯 싶어요. 돌이켜보면 이 시는 그때 부터 태동을 시작하여 수개월 동안 시인의 가슴속에서 태어날 그 날만을 기다리며 다듬어졌을 것을 생각하니, 독자 나름대로 숙성의 시간을 거치지 않은채 두세번 읽은 후 단숨에 댓글을 올린다는게 부끄럽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시간이 12시. 점심 시간입니다. 봄이 실종된 듯한 초여름 같은 날씨에 또 입맛을 잃으시고 어느 냉면집 식탁앞에 앉아 계시지는 않는지...?

포아풀 2009. 05. 20. 오전 10:16

미오새님, 혹 외국에 가셨나, 했어요. 미오새님의 눈치 빠름과 센스는 감히... 맞아요. 그때쯤부터 생각해오던 것을 몇 달 전에야 완성해서 최근에 발표를 했습니다. 글을 보내놓고도 미숙함에 또 아쉽지요. 다음 시집에서나 수정해야할 것 같아요. 미운 오리가 어느 날 자신이 백조였음을 알듯, 미오새님(그 의미는 아니라는 것 아시죠?)이 제 글을 빛내주시는,제 맘을 가장 잘 알아주시는 그 새는 아닐까, 생각해보는 아침입니다. 오늘 하루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미오새님!

미오새 2009. 05. 21. 오후 08:00

*詩에 관한한 기초 지식도 부실한, 문외한에 가까운 수준의 아직은 설익은 讀者...미오새를 위해 눈높이를 낮추어 주시는 작가의 배려가 항상 고맙고, 한편으론 작가의 명성에 누를 끼치는 건 아닌지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죠. 눈치 빠름이나 센스는 자랑하거나 내세울만한 덕목이 아니지만, 작은 칭찬거리라도 찾아 격려해주시는 포아풀님의 능력과 감각이 오히려 탁월한걸요. 포아풀님은 지금, 창밖의 비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에 잠겨 계실까...

포아풀 2009. 05. 24. 오전 12:57

비오는 날도 지나고 이제는 자정을 넘어 새벽 한시입니다. 비오는 날, 많이 걸었던 기억이 있고, 어제, 그리고 지금 이시간,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들추면 누구에게나 있는 굴레와 허물... 그런 것들을 곱씹는 밤이네요. 미오새님, 편한 휴일 보내세요. 작은 것도 그냥 넘기지 않는 미오새님의 깊음을 느끼며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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