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바람 같은 여자와 구름 같은 남자. -1. 소개와 초대

김문숙 2009. 06. 06. 오후 11:50
4076
바감 같은 여자 여자, 구름 같은 남자 1

바람 같은 여자와  구름 같은 남자  

    1. 소개와 초대 

      

                                      한은총 김문숙 

 

바람 같은 여자가 있읍니다.

새침하게 꿀을 물고 꽃술에 묻혀 있다가

호오호 입김을 쏘이면

나비 오라고 살랑살랑 꿀장난을 치다가

처음엔 예의 껏

내 머리카락 한 두 올을 날리고

치마 폭을 날리고

그리고

훌렁,  내 모자를 벗겨 저 만큼 내 동댕이치는

 

혹여나 들지도 않는 잠을

잠들은 척  가만가만 풀숲에 머믈다가

고단하여 잠든 봉오리 , 꽃 송이를 흔들어 깨우고

꽃잎과 꽃잎을 날리다가

민들레 씨앗을 휘이 휘 몰아가고

쓸어지지 않는 젖어 빠진 커다란 낙엽까지

제 길에 거치는 나무는  뿌리 까지  뽑으며

제 심술난 만큼  휘몰아 가지요.  

 

구름 같은 남자가 있읍니다.

하얗게 순결한 꽃인양

순백으로 푸른 창공에 쪼므려 있다가

아침 저녁 햇볕의 능을 빌려

온 갖 색깔,  낭만을 드러내어 호탕하게 웃어 보이고

별 기분이 안 나는 날엔

드 넓은 하늘 온통  희뿌무리 엷게 장막도 쳐 보다가

 

되었다 싶은 짝 맞는 바람을 만나면

커다란 치마 폭에 이리 저리  곱다란 먹을 치듯 

몸틀을  요리조리바꾸며 시 한 수 읊어 대다가  

한 줄기 소나기,  시원하다 칭찬에 격동이 되면  

산을 휘돌고 내려가 서

가난한 농부의 곡간까지  휘몰아

종자 볍씨까지 괜한 감물에 떠 안기는

 

그 둘이 언제 만나는 지

언제나

미리 알 수는 없어요.

 

누구든 그 둘 , 혹은 어느쪽을 좋아 하던가  

혹은 둘의 낭만에 

그냥  평안히 끼어 들어 갔다가

턱없이 너무너무 행복했다가

우 와----

그들 심술에 그리 놀라지 마세요.

원래 그런 거 아시 잖아요?

 

사시사철 때 없이 모두들

옷소매 휘저으며 어울려 한 바탕씩  춤을 추지만

저는 알아요

후회할지라도 덤벼드는

그 흥겨움

뉘 말릴 수 있어요?

 

때가 와,   덜덜덜덜  떨리고

너무 춥게 젖으면,

오세요  여기,  망서리지 말고  

먹어 본 사람이 맛을 알듯 참 좋아요.

 

칫 수 다른   제 옷을 드릴 순 없지만  

긍휼과 자비로 직조되고 은총의 문양을 가져  

아름다운  술이 달린 폭 넓은 어깨 수건 쯤은 

늘 공급하시는 그 분의 능력 만큼

또,  그대를 충분히 감싸 안아 주실 만큼

여기 준비되어 있어요.  

 

 

*어느 위험도 어느 유혹도 매양 크게만  오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우리를 손쉬운 추수 감으로 여기지 않도록

우리는 그 분의 보호막을 늘 새삼 확인하고 항상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댓글 4개

포아풀 2009. 06. 11. 오후 11:56

제목 근사합니다. 바람 같은 여자나 구름 같은 남자나... 흘러가는 존재, 일시적인 존재 같은...

김문숙 2009. 06. 15. 오후 02:13

포아폴님 오랜 만에 뵙습니다. 더더욱 행복하시기를 고맙습니다.

유민자 2009. 06. 23. 오후 01:09

\"잠들은 척 가만가만 풀숲에 머믈다가 고단하여 잠든 봉오리 \" ...잠든 봉오리가 내가 되어, 심술을 부려보는 오늘입니다. 왠지, 멍한 채 살아요. 늘 김문숙 선배님의 시상이 부러운걸요.

김문숙 2009. 06. 26. 오전 01:05

봉오리는 잠깐 씩 자고 나서 피지요 봉오리 밎은지 두어 시간만에 ㅣ피는 거 보셨어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