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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호랑이

박수민 2009. 11. 21. 오전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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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원 호랑이 >

                    박   수   민

 

'시베리아 호랑이'라는 팻말의 철책 속

호랑이들 명상하는 모습이다

 

백수의 왕다운 우렁찬 포효로

평원을 긴장시키는 위엄찬 모습의

옛날을 회상 하는 듯

10 척의 절벽 나는듯 뛰어오르며

사슴이며 멧돼지들 번개같이 덮쳐 물고 달리던

그 시절이 그리운 듯

엄청난 힘과

 놀라운 지능과 비상한 감각들

무용지물 된 것이 못내 안타까운 듯

착잡한 표정이다

  

관객들의 소란에 놀란 호랑이들

여기가 우리라는 것을 잠시 잊고

맹수의 제왕다운 위엄찬 모습으로 포효해보지만

권위를 상실한 구경거리

아이들의 호기심을 체우는 광대짓에 불과하다

 

사람들의 여유로운 시선 앞에서  멋적은 표정

다시 철책 안의 현실로 돌아온 저들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이내 굴종의 자세로

좁은 공간의 인조바위에 업드려서 수돗물 마시며

조련사 던져주는 고기덩이에 걸구들린 비굴한 모습이다

 

위엄과 권위를 잃고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백수의 제왕들                                          

얼마 후면 박제되어 표본실에 남게될 저들의 운명

생각하면 측은하기만 하다

    

 

 

 

 

댓글 2개

포아풀 2009. 11. 23. 오전 10:47

운명과 환경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길들여지는 삶... 인간도 어찌보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다만 길들여진다기보다는 적응한다고 보는 시선이 맞지만요...

김서은 2009. 11. 27. 오후 10:05

김서은 sin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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