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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변명

김은옥 2010. 05. 24. 오후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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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난 생각했었다.
'왜 부모님은 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 주시지 않는 것일까?
왜 나를 부모님이 만들어 낸 그 틀 안에 가두려고만 하는 것일까?
왜 뭐든 나만 틀렸다고 말하는 것일까? '

그런 생각을 했던 기억을
나는 엄마 된 이후 잠시 잊고 있었다.

너무도 사랑스러운 아이지만,
때론 나의 참을성을 실험하는가 싶을 만큼
말 듣지 않는 고집쟁이가 되어
화만 내는 엄마로 전락하게 하는
아이 때문에 속상해질 때가 잦았다.
대체 왜 그렇게 말을 듣지 않는 걸까 하며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마음을
잠재우기 어려울 때도 잦았다.

어느 날은 온종일 아이를 혼내기만 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고, 
어느 날은 아이를 향한 미안한 마음에 종일 가슴이 아리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날은 아이가 나를 너무 힘들게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조금은 덜 까다롭고, 조금은 덜 고집하며 ,
엄마의 이야기에 반항하지 않고 조금은 순종적인 아이였다면
난 조금 더 부드럽고 조금 더 좋은 엄마가 되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내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없는 게 마치 까다로운 아이의 기질 때문인 듯
나는 그렇게 나를 위한 변명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오히려 나를 힘들게 만든 건  아이가 아니라
나만이 만들어놓은 아이에 대한 기대치
그것 때문이었을 텐데도 나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나 혼자서 층층이 높은 계단을 쌓아놓고선
잔뜩 겁에 질려 발을 내딛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어서 빨리 계단을 밟고 올라서라고
재촉하고만 있었던 것 같다.

똑같은 출발선에 서서 출발하여도 일등과 꼴등으로 나뉘는 것처럼
남들보다 조금 더 앞설 수도
또 어떤 부분에서는 조금 더 더디게 갈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해
오히려 아이를 더 힘들게 만들었던 것은 아닌지를
깊이 생각해 보려 한다.

어쩌면 아이는 달리다 말고 멈추어  쉬고 싶었는데도,
엄마의 강요에 못 이겨 겨우겨우 끌려 나와야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 때문에 이미 마음은 상처투성이가 되어 아프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아야겠다.

어릴 적 내가 그랬던 것처럼
어쩌면 아이도 다름을 인정해주지 않는
엄마가 원망스러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는 나도 기다려주는 마음
다름을 인정해주는 그 마음을 먼저 가지고 아이를 바라봐야겠다.
그럴 수만 있다면
내 마음이 조금은 더 여유롭고 평화로울 수 있을  것이며
혼내기만 하는 못난 엄마가 아니라 항상 예쁘게 웃는 엄마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 글 / 김은옥 -♡

 


댓글 3개

hunfe2000 2010. 05. 25. 오전 11:25

MBC선전에 보면 학부모와 부모의 차이에 대해서나오는대 그런거 아닐까요? 제가 뭘알겠습니까? ㅎㅎ 결혼도 안한놈이 , 그래도 그런것 같애요 , 나중에아이가 크면 부모의 사랑도 사랑이고 학부모의 사랑도 사랑이란걸알게되지 않을까요? ㅎㅎ,우리엄마는 매일 저한테욕하고 화냅니다 제발 결혼좀하라고 , ㅎㅎㅎ그래도 엄마는엄마잖아요 , ㅎㅎ

포아풀 2010. 05. 27. 오후 11:33

모두 다 사랑에서 나온 근심이고 고민이지요. 간섭한 것 같아 미안하지만 그것도 안하면 그것도 사랑이 아닌 것 같고... 부모는 참 어려운 자리입니다...

saya 2010. 06. 17. 오후 07:45

한국의 부모들이 생각하는 아이에 대한 사랑과 서양의 부모들이 생각하는 사랑은 매우 다르죠... 서로를 힘들게 하는 끈을 놓아버리면 자유로워지는건 결국 부모 자신이라는 걸 깨닫기는 쉽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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