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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눈망울을 애도함
착한 눈망울을 애도함 - 떠나는 소들에게
부드러운 속눈섭
물기 어린 눈동자
그 착한 눈망울을 어찌 지우겠느냐
조선의 한 여인네는
티끌만한 바늘 하나를 잃고도
유아이사(由我而死)라 울었다
우리들의 죄로구나, 업보로구나
나도 운다, 산천도 운다
영문 모르고 아무 잘못도 없이
음~메~ 한 소리 남기고
영원한 어둠 속으로 미끄러져 가는
착한 눈망울 위에 마지막
얼어 버린 하늘 한 조각 비치었더냐
너의 육신은 찢어진 저금통이 아니다
구덩이에 던지면 그만인 고장난 냉장고가 아닌 줄
너를 자식으로 기른 농부가 어찌 모르겠느냐
너희의 황망한 목숨
우리들의 허망한 애욕의 끝이 어찌 닿지 않겠느냐
목숨과 목숨의 경계가 어찌 다르겠느냐
잊을 수 있겠느냐 푸른 들, 아니
녹슨 창살 너머로 보이던 흰 구름
차마 놓을 수 있겠느냐
그리도 애타고 목마르던 자유
그러나 그러나 정녕 어찌하랴
워낭소리 목줄이랑 고삐랑 모두 풀어 넣고
이제 다시는 이승 돌아보지 말아라
끝이 보이지 않는 풀밭으로 떠나거라
이천 십 년 전 슬픈 이 땅에 오신
12월의 신께로 가거라
이승 저승의 아픈 목숨 모두 어루만지는
4월의 신께로 가거라
댓글 10개
영원한 어둠 속으로 미끄러져 가는 착한 눈망울 위에 마지막 얼어 버린 하늘 한 조각 비치었더냐 ... 잊을 수 있겠느냐 푸른 들, 아니 녹슨 창살 너머로 보이던 흰 구름 차마 놓을 수 있겠느냐 그리도 애타고 목마르던 자유 ..... 아,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윤고방님, 시가 참 좋습니다. 구제역으로 언 땅에 매장당한 돼지와 소들이 생각나네요. 보통은 마취를 하고나서 살처분하는데, 개체수가 많은 돼지들은 그냥 생매장 한다고... 그렇게 하고도 지하수의 2차 감염에 대해서 우려를 해야만 하니, 이것은 정말 인간의 업보일까요, 나도 산천도 울게 됩니다. 그러나 그러나 어찌할까요, 이승을 돌아보지 말고 신께 가라는 절절한 마음으로 함께 그들을 애도해 봅니다.
박성실님 오랜만이군요. 슬픔을 함께 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사실은 12월 말 쯤 이 시를 완성해 놓고 올리려 했더니 잘 안 되더라구요. 한 동안 쉬어서 그런지 몇 번이나 새글쓰기에 실패를 했었습니다. 새해 분위기는 좀 밝아야 하는 건데....., 그런 이유로 우울한 시 한 줄이 새해 벽두부터 여러분들 가슴을 괜스리 어둡게 하는가 봅니다. 이제 백만 마리가 넘었다는데 누가 되었든 어느 지면을 통해서든 진혼의 풀잎 한 줌 던져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사람 살기도 바쁜 세상에 짐승을 두고 웬 감상이냐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아픔을 느낄 줄 아는 모든 생명체의 고통을, 적어도 만물의 영장을 자처하는 인간만은 함께 괴로워하고 연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제역 막을 방법이 어디 좀 없을까요? 근본적인 원인이라도 속 시원히 알았으면.....업보라면 그 두꺼운 업보를 어찌 벗지요?
오늘도 어김없이 구제역으로 고통받는 안타까운 일들이 매스컴에서 쏟아져 나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죠... 윤고방 선생님의 절절한 안타까움과 애절함이 가슴절절이 전해져 옵니다 분명 업보일진대 가슴이 꽉막혀 어찌해야 좋을지... 한많은 이세상 뒤로하고 부디 이처럼 고통받지 않은곳으로 가라고 그들을 보내봅니다....
함께하던 개가 없어지고 나서 한동안은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울음이 나던지요. 몇년이 지났어도 여전해요. 조금 희석은 되었다고 해도... 하물며 그 많은 소들을 묻으며 피눈물을 흘렸을 농부들과, 영문도 모르고 묻혔을 소들을 생각하면... 윤고방 선생님, 향기방에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참 바쁘시지요? 감기끝이라시는데 항상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한반도를 휩쓸고 있는 몹쓸 구제역, 살처분되는 정든 소를 떠나보내는 농부의 서러움이 함께 땅속으로 묻힙니다. 용기와 희망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안개꽃님, 이름이 참 어여쁘십니다. 세상 일들이 아침 햇살 비치는 창가의 안개꽃 자태만큼 자주 아름다운 모습이면 참 좋을 텐데요. 어둡고 아픈 곳 애써 안 보려 하면 마음이야 편할 테지만, 참모습 외면이 될 테고...... 착한 눈동자들에게 노란 꽃 한 송이 던져 보내면 좀 스스로 위로가 될 것 같기도 해서 쓴 시였습니다..
포아풀님, 향기방에 꽤 오랜만에 와 보니 좀 어떨떨하군요. 그래도 여전히 다정히 맞아 주시는 여러 분들이 계셔서 마음 편안합니다. 식구같이 지내시던 개를 잃고 눈물지으며 상심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구제역 대재앙 앞에 막막하기 이를 데 없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는데, 고작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옥상에서 엄동 추위를 견디고 있는 우리집 코코와 모모에게나 더 잘 해 주는 일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더 자주 올라가 보고 더 많이 쓰다듬어 주면서 스스로 위로하고 있습니다.(다롱이는 지난 가을 천수 다함) 이멜작업이 너무 힘드실 텐데, 특히 과로 독감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착한 눈망울의 진혼례에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소를 기르지는 않지만 저도 채소들을 가꾸는 농부거든요, 슬픔도 연민도 묻을 건 묻고 박종영님이 전해 주신 용기와 희망을 지팡이 삼아 평상심으로 돌아와야 겠지요. 고맙습니다.
*윤선생님.. 안녕하세요, 해가 바뀌고 첫 인사 드립니다. 오랫만에 선생님의 글을 대하니 무척 반갑습니다.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듯, 대량으로 가축을 사육하면서 비극은 시작되었겠지만, 생명에 대한 경외감없이 소와 돼지들을 생매장처럼 땅에 묻는 모습을 보는것이 고통스럽기도 하였습니다. 요즘, 산속 영역싸움에서 밀려나거나, 먹이가 없어서 민가에 내려와 총을 맞는 멧돼지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마음이 아주 불편하였고, 얼마 전, 서울대공원우리를 탈출했던 말레이곰 꼬마도 안락한 우리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10 여일 산 속에서 버틴 걸 보면, 자유가 무엇인지 알았던 것은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인체를 대신해 실험대상이 되는 실험실의 모르모트에게도 인간들의 사죄가 있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간이 타락하면 그 인간의 영역안에 있는 모든 생명체가 저주를 받는다고 하지요. 그리고, 유엔의 환경보고서에 의하면 하루에 약 16종의 동식물이 멸종된다고 합니다. 생명이 있는 것들에게 축복하면 그 축복은 인간에게 돌아 올텐데, 공존의 자비를 베풀지 않는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하여, 머잖아 인간도 그 멸종의 대열에 합류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어요. 비록 미물들의 생명이지만 선생님의 글이 진혼시가 되어, 그들이 원망없는 마음으로 눈을 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미오새님 안녕하십니까? 경인년 지나 신묘년까지 꽤 오랫 동안 발길이 뜸했었습니다. 한결같지 못해 송구스런 일입니다만, 원체 변함없는 붙박이를 싫어하는 체질(?)이라서, 믿기 어려운 바람 행세를 하고 살아 온 사람이니 양해와 용서를 구할 뿐입니다. 생명체들에 대한 미오새님의 남달리 따뜻한 시선과 정감이, 요즘 벌어지고 있는 끝없이 삭막하고 가슴 무너지는 풍경 앞에서 생명의 무상감, 인간의 무력감을 삼키며 사는 제게 큰 위로를 선사하시는군요. 미오새님 말씀대로 모진 사람 옆에 있다가 벼락 맞는 짐승들을 보면, 인간의 대책 없는 자기 중심 근성에 대해 깊은 혐오와 회의가 느껴집니다. 훌륭하신 성인께선 일찌기 모든 목숨들의 무게가 다르지 않다고 가르치셨는데 말입니다. 미오님과 함께 그들의 진혼에 참여할 수 있어서 참으로 고맙고 다행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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