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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지용(無用之用)

박종영 2011. 03. 11. 오후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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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지용(無用之用)/박종영


무용지용이라는 말은,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는 뜻이다. 장자(莊子) 외물편을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어느 날 혜자(惠子)가 장자에게 말했다. 당신이 하는 말은 아무 데도 소용이 닿지 않는것 뿐일세, 그러자 장자가 이렇게 답했다 \"땅이 아무리 넓어도 사람이 서 있기 위해서는 발이 닿은 곳만 있으면 그만 일세,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발이 닿는 곳만 남기고 둘레의 땅을 나락(奈落)의 밑까지 파버린다면 어찌 걸을 수가 있겠는가. 무용하기 때문에 쓸모도 없다네\" 비꼬기를 잘하는 철학자 장자는 무용(無用)의 용(用)을 이렇게 강조했다
세상사 쓸모와 쓸모없음의 기준은 각자의 나름이다. 생각하기나 보기에 따라 쓸모없는 것도 유용한 것으로 되틀 수 있는 것이 세상사다. 우리의 삶의 시기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바라보느냐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따라 인생의 황금기가 되기도 하고, 그냥 남겨진 시간을 견디는 시기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마지막 날이 언제인지 모른다. 두루마리 휴지가 처음에는 더디게 돌다가 점차 심지에 가까워질수록 더 빨리 쉽게 돌아간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이치와 비슷하다. 심지에 가까워 질수록 무엇을 생각하게 될까? \"내 인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아직 못다 한 배움과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어떤 때는 마음이 캄캄해 질 때가 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표는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이 있음을 자각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곧 이러한 학문추구의 과정에서 우리는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된다. 일생을 통하여 경험해온 많은 상실과 시간의 이별 속에서 우리는 더 단단하게 성장했고, 온전하게 자기 직분을 경험했다. 인생의 과정은 참 묘한 것이다. 어려운 삶의 길에서는 즐거운 놀이로 슬픔을 대신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시도하기도 한다.
혹은 당신의 삶의 계획 또한, 언제나 든든하여 남이 모르게 빛나는 자리로 우뚝 서게 인내하며 순응한다. 우리는 중년의 길목에서 청춘의 바람이 동의 할 수 없다고 영원을 외치기도 한다. 세월 앞에 굴복하는 나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 굴복의 층계는 위기의 벼랑이기 때문이다.
삼동의 바람 속으로 깊숙이 빠져가는 속절 함이나 아쉬움도, 그리고 마른 오동잎 한 개가 봉창을 두드리고 가더라도 두려운 생각을 해서도 안 된다. 곧 새봄이 돌아와 더욱 현란하게 창문을 스치고 갈 것을 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만담가인 \"우쓰미\"가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는 재미나는 말이 있다.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내가 웃으면 거울이 웃는다\" 였다. 우리도 나만의 격언을 가져보면 어떨까?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내가 웃어야 거울도 따라 웃는다\"
그것은, 거울 속의 얼굴이 곧 내 삶의 과정을 거짓 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혹여 술잔을 들고 거울 앞에 서서 웃어보라, 또 하나의 내가 술잔을 들고 웃고 있을 것이다. 권주(勸酒)를 해보라. 거울 속의 내가 따라서 권주 할 것이다. 혼자 마시는 술보다 거울 속의 나와 함께 하는 술자리, 이는 곧 협력의 동의를 이루려는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먼저 웃음을 보이는 삶을 살고 싶다고 나 자신을 타일러 보자. 행복은 마음의 선택이라고 한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과연 우리는 한 해 동안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왔는가? 한 해가 저물기 전에 지나온 360여 날을 무용지용의 혜안으로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들의 좁은 생각으로 그 가치와 쓸모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비어 있는(空) 자신의 마음속의 허무를 비워내는 일,
그게 비워내면 바로 알차게 채워지는 것이 곧 삶의 이치다. 한 해가 저물면 곧 새해가 오는것도 바로 세월의 윤회다. 그로하여 어떤 기회든지 내 살아온 낡은 삶을 비우고 새것으로 채워 더 즐겁고 유익하게 인생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댓글 18개

박성실 2011. 03. 11. 오후 02:48

어렵네요... 무용지용이라.....;; 쓸모 없는 것에 쓸모가 있다라는 지혜의 말씀, 저에게도 혜안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그저 잘 읽고 갔다는 족적을 남기옵니다...

정상근 2011. 03. 11. 오후 10:50

종교철학을 하신 분들이 주로 하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상태가 진화의 끝은 아니다. 時空의 제약을 벗어나 神과 접촉하는 단계에 이르러 차원으로 부터 자유로워지는 단계가 인간 진화의 마지막 단계이다. 그런 연유로 인간은 창조적 정신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지식을 아무리 많이 갖는다고 해도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지 않고서는 그 지식은 그저 뇌의 빈 공간을 차지하는 전시물에 불과한 것이니 어렵더라도 行을 함으로서 신과의 접점을 찾는 것이 삶의 바른 자세 아닌가 싶습니다. 테레사 수녀님 같이, 또는 예수나 붓다 같이..

포아풀 2011. 03. 12. 오전 10:28

시인님의 시만 읽다가 새로운 글을 접하니 신선하기도 하면서 뭔가 다름을 느껴봅니다. 다시 한번 더 읽고 갑니다.

박종영 2011. 03. 12. 오후 01:48

버리려고 해도 그것이 긴요하게 필요한 것, 바로 타산지석의 의미로 다가 옵니다. 답글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1. 03. 12. 오후 01:50

작은것 부터 실천하는 자세, 우리는 각자가 자기의 신을 갖고 살아갑니다. 의미깊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박종영 2011. 03. 12. 오후 01:52

주말에 날씨가 온화합니다 매화가 피어있고 일벌들이 날아와 들락날락 합니다. 늘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민순호 2011. 03. 12. 오후 04:10

<'리더, 혁신가, 창조가, 지휘자 양성~/리더십 승계?' .. & '분신/꿰야 보배~?' ?? ~ > 승계자를 양성한다는 것은-- 리더가 할 수 있는 하나의 위대한 성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내부에서 양성해야 할까 아니면- 외부에서 영입해야 할까? 내부 후보들을 대상으로- 승계자 양성에 투자해야 하는 데는 개인적인, 그리고~ 전문적인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외부에서 누군가를 고용할 경우 이사회에서는- 이미 입증된 성공 기록이 있는 '인지도' 있는 리더를 원할 것이다. 시장에 이러한 리더들은 많지 않다! 그런 경영자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외부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 하고 만약~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상당한 퇴직금과 명성에 부정적인 큰 피해를 준다. 많은 경우(IBM 등), 외부에서 영입된 CEO가 긍정적인 면에서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외부 CEO에게는 매우 높은 위험이 수반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내부에서 승계자를 양성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만난 많은 경영자들은~ 승계 계획(Succession Planning, SP)이-- \"시간 낭비처럼 느껴진다\" 고 털어놓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조직 내에 잠재 후보군(Bench Strength)이 부족함을 인정한다. 그들은~~ 핵심 리더가 빠져나갈 경우- 이 공백을 바로~ 메울 수 있는 '준비 태세' 를 갖춘 후보들이 충분치 않다고 걱정한다. 이에 따라-- 비즈니스의 지속성과 성과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또- 경영자들은~ 지난 몇 년에 걸쳐 추진해왔지만 그 승계 절차나 승계 계획의 실행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고 말한다. 기업체 세 곳의 CLO(최고교육책임자)직을 역임한 내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리더십 승계를- 보다 효과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네 가지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이재식 2011. 03. 12. 오후 06:04

버려서 얻고 비워서 얻는 것, 의미 깊은 글 좋은 감상 되었습니다,

최인구 2011. 03. 13. 오전 09:39

안녕하세요? 박종영 님! 여유로운 일요일 아침입니다.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라는 어떤 이의 좌우명이 왜 이리 가슴을 찔리게 하는지요. 마흔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져야 한다는 격언과 함께 자신의 거울을 보게 됩니다. 세월의 윤회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오늘도 멋지게 웃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되세요.

박종영 2011. 03. 13. 오후 12:15

리더십의 승계를 더욱 굳게하는 방법과 이를 이행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심에 감사합니다. 민순호님 늘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1. 03. 13. 오후 12:17

우리가 일상을 영위하면서 경험하다 보면 쓸모가 없어서 버린것을 다시 유용한 것임을 알아 다시 찾게되는 경우가 흔히 있었습니다. 봄기운이 서서히 일어서는 주말에 더욱 건승을 빕니다.

박종영 2011. 03. 13. 오후 12:18

거울이 우리 자신에게 전하는 무언의 대화가 곧 거울에 비친 내 웃음임을 압니다. 자기 얼굴의 변화를 알려면 사진을 찍었을 때, 아니면 거울에 비친 자기의 얼굴을 면면히 살피면 지나간 세월이 보인다고 하였습니다. 의미깊은 댓글 감사드리며 늘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안개꽃* 2011. 03. 13. 오후 07:14

이제 겨울옷을 벗고 연두빛 고운 옷을 입기위해 번뇌하는 자연을 봅니다 행복하세요~~~^^

박종영 2011. 03. 14. 오후 09:54

안개꽃님 안녕하세요? 봄이 기지개 켜고 다가옵니다. 지독하게 추운 지난 겨울, 추위이겨내는 봄이 앙팡지게 피어납니다. 감사합니다.

전수랑 2011. 03. 15. 오후 02:42

참 의미있는 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박종영 2011. 03. 15. 오후 11:55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함께하는 필요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흔히 있지요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가끔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일기 고르지 못합니다. 늘 건승하십시오.

이재식 2011. 03. 22. 오후 12:08

깊은 뜻 마음 한 자리에 담아봅니다 유익한 글 감사드립니다,

박종영 2011. 03. 25. 오전 11:04

과분한 댓글 감사합니다. 고르지 못한 날씨에 늘 평안한 날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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