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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동 늙은 느티나무 아래서
강봉환 2011. 06. 09. 오전 06:55
4810
강봉환 2011. 06. 09. 오전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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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동 늙은 느티나무 아래서
松花 강 봉환
언제나 지나치듯 그 언덕배기에,
홀연히 머물러 서있는 늙은 느티나무.
푯말처럼 오백여년을 지켜온 풍상의 흔적도...
오늘따라 차가운 아침 섯바람에 몹시도 흔들린다.
오가는 행인들도 한 번쯤은 돌아봄직 한데
여전히 우직스럽게 변함없이 버티어 온,
이 마을 수호신처럼 수많은 인고의 세월을
스쳐 지나치는 나그네와 함께 버텨온 힘은...
긴 겨울이 가고 새싹 돋는 봄이 다가와도
앞산 뻐꾸기 둥지, 뻐꾸기 우는 소리에도
좀체 웃지 않고 넌지시 바라보기만 하더니
때늦은 섯바람에 남은 몇몇 이파리만 매달린 체
고약스런 장승처럼 오늘도 우뚝거니 서 있다.
벌써 다가올 초여름의 계절 훈풍에
이젠 제법 고즈넉한 그늘마저 마련하고선
어김없이 자리를 지켜가며 나그네를 맞아도
언제부터일까, 여기 휴천동 늙은 느티나무?
아니 언제까지 살아있는 전설처럼 이 자리를...
지금에야 보호수로 지정돼 그나마 영욕의 세월을
너른 푸르름으로 간직한다고 하지만...
구불구불 굵고도 깊게 파인 나뭇결에
과거로부터 수없이 들어왔을 세상 모략중상에,
우연히 마주 앉은 주름 깊은 노인과 나
노인의 불편한 거동을 추슬러 세우듯
묵묵하게만 서있는 여기 휴천동 느티나무,
새삼스레 가는 세월 마다않는 고고함마저 느껴진다.
*영주 휴천동 느티나무
수령500년/시 보호수로 지정됨
댓글 2개
김현배
2011. 06. 09. 오후 04:08
세상 풍파를 모두 견디어 온 거목. 이제는 보호수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 묵묵하게 서 있는 나무에게서 나는 고고함은 무엇때문일까? 좋은 시 감사드립니다.
박종영
2011. 06. 12. 오후 03:19
500년 넘는 나무를 노거수라고 하지요 마을의 수호신으로 버티고 선 느티나무의 세월을 보고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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