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산이 눈물처럼
산이 눈물처럼
-박종영-
늦더위에 지친 하늘에서
자분자분 비가 내리더니
산이 눈물처럼 파랗습니다.
예전에 미처 느끼지 못한 애태움이 찡하던
먹고살기 어려운 시절,
혼탁한 세상 바라만 보다가 고운 얼굴 다 놓치고
이렇게 비가 와서 파란 들녘에 서면,
저절로 풋나락 냄새 가슴 가득 채워져
울렁거리던 뱃속이 하냥 대견스럽게
얼른 꺼지지 않습니다.
세월은 참 빠르고 야속도 합니다
저마다 숨기고 싶은 어리석음을
하나하나 들춰내기라도 하듯,
누구나 남의 웃음 따라 하는 정이 있으므로
하얀 얼굴 다듬어 웃으라 합니다
선선한 가을바람을 마중하며
오늘은 논배미 여문 결실을 지키고 선
찬란한 허수아비와 밥 한 끼 같이하려는데
혼잡한 참새떼가 낯익은 목소리로 날아와
슬쩍, 풍성한 초가을을 훔쳐 달아납니다.
영상/이원준 사진작가님
댓글 4개
혼탁한 세상. 숨겨두고 싶은 어리석음 마저도 모든 것을 드러내게 하는 야속한 세상. 그냥 웃어도 될 것을 다듬어 웃으라 하는 세상 허수아비와 밥 한끼 같이하려는데, 참새때 마저 나의 기대를 저버리는가. 어느새 온갖 고생을 알고 일어서는 자아. 부활이라고 하던가?
작은글에 의미깊은 댓글로 용기를 주십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 좋은 초가을 풍경이 좋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9월에 즐거운 시간 되십시외. 감사합니다.
갑자기 '풋나락의 미학'을 떠올려요. 덜 성숙해도 사람향기 내는 모습으로. 사는동안 내도록 \"신선한 가을바람 마중하며\" 푸르름으로 살을 수만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풍성한 가을내음 한 줌 훔쳐, 가슴주머니에 저장할까요....^^
나락이 익기전에 미리 벼를 베어 풋나락으로 팔아서 자식의 학비를 낸 부모의 사랑으로 50년대를 이기고 성장한 우리들입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정겨운 날은 모두 사라지고 지금은 그리운 인정을 찾기보다 실리를 찾는 현살이 되어버렸습니다. 정겨운 댓글 주시어 기운이 솟습니다. 감사합니다. 유민자 수필가님.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