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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하나,

김시월 2011. 11. 10. 오전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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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서 존엄한 생의 목적과 가치를 지닌 심장에
지극히 자유로운 상상의 날개 달린 존재로 태어나
이를 데 없이 찬란한 아침의 나라꽃 향기를 좇는
이내 슬프고도 아름다운 회상의 눈동자 속으로
체리필터의 귀엽고 깜찍한 새끼 고양이처럼,
자꾸 헝클어지는 무수한 생각의 털을 고르는 언제부턴가
다정한 외로움은 늘 지독한 행복으로 회전하는 놀이터가 되어 주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자유분방한 이놈의 호기심은 좀체 사그라들 줄 몰라
혼자서도 잘 노는 어린아이 같은 심정으로 들뜬 가슴에
간지러운 햇살과 바람이 파고드는 날에는
깔깔거리며 어찔어찔한 눈가에 눈물이 핑 돌도록
보일 듯 말 듯 빠르게 돌아가는 산지사방으로
둘러싼 시간의 벽을 허무는 외로움 속에
순식간에 사라진 공간의 모든 것은 어느새
곰븨님븨 좀 더 새로운 꿈의 무대로 끝도 없이 펼쳐진 별세계의 중심으로
나를 인도하는 추억의 물결이 되지. 바람결에 흩어지는 낙엽처럼
켜켜이 쌓이고 쌓인 어느 날 활활 타오르는 거리거리에
춤추는 불꽃의 향기가 어둑캄캄한 하늘 저편으로
치솟은 갈기를 휘날리며 말달리고 있을 때,
소리없이 휩쓸려 간다.
참으로 멀고도 가까운 그곳으로
빙글빙글 소용돌이치며 흐르는 세월 속에
타다 남은 순서대로 쓰러지는 기억의 세상 끝까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고 멈춘 것은
더없이 커다란 행복을 품에 안고 빙그레 미소 짓는 하늘과
그 아래 한없이 작아 보이는 나였어.
그리고 내 안의 작은 행복 또한 저리 커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의 세상과 같은 또 다른 세상들이 사방에서 벌떼처럼 몰려들어
하나된 세계가 우리 사이에 놓인 것을 보고 한참 갸웃거렸지. 미지의 시간 속에
누가 틀었을까나? 독수리처럼 힘차게 날아오르는 꿈의 둥지가 있는
바위산 깊은 골짜기에 침묵의 해가 지면 곧 떠오르는 매일 밤
사뭇 떨리는 눈썹 위에 차분히 내려앉은 달빛과 더불어
한 가닥의 깃털처럼 가벼운 의미에도 움직이는 시소를 타고 놀다가
이어지는 생각의 미끄럼틀을 타는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어느새
하염없는 그리움에 흔들리는 그네를 타고 별을 헤아리다
한동안 쏟아지는 비에 흠뻑 젖은 해골의 추억으로
수북히 쌓인 낙엽따라 가버린 바람의 뒤편에서
마지막까지 나랑 함께 놀아 준 친구는
불독처럼 험상궂게 생긴 외로움 밖에 없었다.

댓글 3개

김문숙 2011. 11. 11. 오후 02:16

시를 읽고 침묵하는 이들의 고독을 대변하시는 건지요? ㅎㅎ 정성어린 시 감사드립니다

별안개 2011. 11. 18. 오전 03:52

외로움속에 참으로 많은 것들이 옹기종기 살고 있네요. 삶이라는 얼굴속으로 휩쓸리고 일어서며, 인간의 존엄성을 찾아 웃고 울고 느끼는 감성의 꽃내음....

김현배 2011. 11. 19. 오후 03:06

고독에서 비롯된 감정. 그것으로 많은 일을 했지만 정말로 내가 아껴야 할 친구는 고독, 외로움. 나의 고통과 격정의 세월임을 알게 되는 나. 세월에 따라 흘러가는 힘. 치유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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