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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

최다운 2011. 11. 17. 오후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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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최다원 발걸음들이 종종걸음을 쳐 둔탁한 굽과 대리석의 마찰음이 메아리로 울리는 군자 환승역에 반쯤 누워 일그러진 자세로 벤취에 잠든 사십대의 가장 눌러쓴 검은색 야구모자 사이로 수려한 외모가 삐져 나오고 끈 풀린 등산화속에 지친 관절이 쉬고 있다 늘어뜨린 손가락에 먹다 남은 뻥튀기가 탄력을 잃고 분진 같은 먼지들이 천천히 내려와 앉는다 어디로 가던 길이 엇을까 아니 뚜렸이 가고픈 곳도 없었던듯하다 목적지도 없이 망설이고 갈등하던 것 같다 따라다니던 피곤이 그와의 동행일 뿐 가슴에서 교차하는 만감만 진드기처럼 붙어 있었을 것이다 에너지는 넘치는데 일 할 곳이 없고 어린 딸아이 재롱이 눈앞을 가로 막아 심장을 전율하게 했을것이다 아내의 바가지가 갈 곳 없는 그를 밖으로 내 몰았을 것이다 하루는 지루하고 시간은 마디었으리라 막막한 내일은 부진 부진 다가오고 기웃거리며 기다려 봐도 오라는 곳이 없었으리라 그래도 체면을 모르는 허기는 목젖까지 올라 와서 뻥튀기 조각을 뜯어 위 속에 구겨 넣던 중이었으리라 어서 경제가 살아나서 그 남자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얀 와이셔츠와 깔끔한 넥타이를 매고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이 분주하길 기원해 본다 준수한 얼굴가득 만면한 미소를 달고 어린 딸과 아내와 행복하길 기원해 본다

댓글 4개

박종영 2011. 11. 19. 오전 10:50

시골장터의 정겨운 풍경을 읽습니다 귀를 막고 서서 몇십배의 크기로 나오는 튀밥의 맛이 저절로 입가에 돕니다. 감사합나다. 최다운 시인님

김현배 2011. 11. 19. 오후 02:15

허기진 내몰린 삶. 아무도 찾지 않는 버려진 삶. 그럼에도 살아야 하기에.. 뻥튀기. 어두운 경제현실의 거울. 그리고 뻥튀기가 전하는 소박한 희망.

최다원 2011. 11. 19. 오후 07:42

시골장터 흘러간 아니 옛날의 정겨운 모습이 떠 오르셨나봐요 부산하고 볼거리 풍성한 그곳이 그립습니다

최다원 2011. 11. 19. 오후 07:43

어서 좋아져야지요 어서 나아져야지요 우리의 소중한 젊은이들이 즐거운 일터로 돌아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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