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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감 한 개

박종영 2011. 11. 26. 오후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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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감 한 개

                                -박종영-

누구나 녹녹했던 초여름에는,
노란 꽃등 달고 마냥 흐르는 구름 놀려대다가
풋풋한 얼굴 다듬기도 바빴을 것이다.

가을 들어서는 주렁주렁 무거운 젖꼭지 보듬고
다디단 육질의 볼록한 가슴 안에
소중한 생명의 여문 한 알 키우기도 벅찼을 것이다.

자양분 넘쳐나 마른 가지 환하게 
저리 고운 빛깔 흐뭇하게 몸 부풀리며
저녁노을 곱게 물들이다 그리움도 잊었을 것이다

이제 와서 여유로운 시간,
청명한 색감 비단결 얼굴에 고루 발라
요염한 자태로 생글거리는 저, 관능의 웃음을 보라

오늘, 새로운 봄을 위해
땅속 고요의 물기 끌어올리는 씩씩한
감나무 밑동에 붉은 감 한 개, 그 둥근 웃음을 심는다.


 

댓글 8개

김문숙 2011. 11. 26. 오후 02:08

탐스럽네요. 탐닉의 계절을 아시나요?

박종영 2011. 11. 26. 오후 02:11

안녕하세요 잘 계시는지요 김시인님,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김현배 2011. 11. 26. 오후 07:58

감나무의 생명력은 외로움 마저도 잊는 모양입니다. 스스로 이룬 자의 여유가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김문숙 2011. 11. 27. 오전 09:02

감사합니다 아름다움과 그 힘에 푹 젖어 계시니 참 행복 해 보이십니다 더더욱 강건하시기를

박종영 2011. 11. 27. 오후 11:15

댓글에 재댓글을 주시고 감사합니다 오늘은 기온이 올라가서 봄날씨처럼 온화하였습니다. 감사드리며 일상에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박종영 2011. 11. 27. 오후 11:17

매년 붉은 웃음으로 우리들의 정원을 즐겁게 하는 감나무 입니다. 가장 흔하면서도 소중한 열매가 감이지요. 정겨운 댓글 감사드리며 문운을 빕니다.

별안개 2011. 11. 28. 오후 07:03

세상을 떠다니는 언어중에서 '둥글다' 라는 글맛'이 왜 이다지도 달콤한지요. 둥근 세상 \"둥근 웃음\"지으며, 둥글게 동그라미만을 그리며, 네모진 세상살이 밑둥을 풋풋한 얼굴로 녹이는 그 여유로움을 잡은 붉은감 행렬. 새로움 봄을 품을 웃음들. 행여. 독특한 그 맛의 끝자락은 침시(沈柿)를 닮았을까요? 그 어떤 노력으로 희생으로 우려낸, 삭힌 감의 깊은 맛을...

박종영 2011. 11. 28. 오후 11:25

우리 모두는 둥근 원안에 예속되어 둥글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거리에 서서 하늘을 반으로 갈라 보면 결국 내가 둥근 원안에 서 있는 것입니다. \"맛의 끝자락은 곧 침시(沈枾)\"로 예시한 별안개님의 언어술사에 거듭 감명입니다. 어제 오늘 봄날처럼 온화합니다. 동백꽃 봉오리가 몽글몽글 둥그런 웃음을 준비하는 늦가을에 더욱 건승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별안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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