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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왠지 비에 젖고 싶습니다 / 이채
좋은글사랑 2012. 04. 10. 오전 10:43
3428
좋은글사랑 2012. 04. 10. 오전 10:43
3428
오늘은 왠지 비에 젖고 싶습니다
詩 / 이채
소녀 같은 비가 한 편의 시가 되어 내립니다
그대와 내가 걸었던 돌담이 예쁜 오솔길이며
커피 향 그윽하던 언덕이 보이는 찻집이며
어느 날의 사랑이 비처럼 내리고
그리움이 시가 되고, 아스라이 추억이 되고
그러다 흐려지는 첫사랑 같은 이야기
안개빛으로 머무는 그 옛날의
작지만 소설 같은 이야기, 그래도 조금은 쓸쓸한
그대와 나의 이야기, 그리고 사람들의 말
어느 날의 마음처럼 설레며 젖으며 비가 내립니다
사람의 꽃으로 아름답고 싶습니다
그 빛깔로 정직과 겸손을 배우고 싶습니다
삶의 뜰에 기쁨의 향기가 되고 싶습니다
하늘 꽃비로 몸을 적시고
신록이 짙어가듯 내 삶도 깊어지고 싶습니다
세상의 밭에 믿음의 비로 살을 찌우고 싶습니다
한들거리는 아이비에 생각이 머물듯
유리창에 방울방울 빗방울이 맺힙니다
선한 사람들의 눈동자처럼 아른거리는 저 흔들림
어린 사슴의 착한 눈망울을 떠올리면서
비에 젖은 꽃잎의 말이 바람에 스치웁니다
물망초의 이름으로
달맞이꽃의 기다림으로
작은 우산을 쓰고 어느 날의 길을 걷습니다
흐르는 빗물에 조용히 눈물이 고입니다
오늘은 손을 놓고 빗소리를 들을까 합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걸어
나즈막이 들리는 소리, 아득한 그 소리
오늘은 왠지 꽃처럼, 풀꽃처럼 비에 젖고 싶습니다
추억이 밀려드는 창가, 먼 내일 이 하루를 기억할 수 있게
댓글 1개
김문숙
2012. 04. 10. 오후 07:19
원고를 송달하고 비젖은 거리를 걸어 왔지요 시인님의 시에서는 줄줄줄 많은 이야기가 앞새에 내리던 비처럼 쏟아 지네요 건강하시고 행복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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