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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한 오월의 봄

박종영 2012. 05. 12. 오후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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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곤한 5월의 봄

                    -박종영-

꽃 진자리 어루만지며
허기진 배를 채우지 못한다
아직은 여물고 있는 풋풋한 열매의
둥그런 얼굴을 매만지며
쑥쑥 커가게 다그치는 것은
청초한 과즙을 몸 안에 채우기 위해서다.
그렇게 허허로운 시간에
조팝나무 사이 때 이른 풀국새 울음이
미끈한 바람에 섞여 흩어지고,
기운차게 수꿩이 암꿩을 부르는 나른한 오후,
호르르 얇은 울음 곤줄박이도 촐싹거린다.
그리운 산하 삼라만상이 저마다의 빛깔로 우쭐대는데
밑동 든든한 가지에 아직은 열매가 어리다
바다를 건너오는 간간한 바람이
보송보송한 몸뚱이 씻어내고 초승달 차오르면
가마 타고 씨받이 길 떠나기도 바쁠 것인데
저리 더디게 작은 가슴 부풀리고 있으니,
푹푹 저미는 늦봄에
춘궁기 앞세워 달려오는 5월의 빈곤함을,
어찌 속살 궁금하게 커가는
네 씨앗의 아픔으로 대신하랴.


영상/작은새 사진가

댓글 6개

김현배 2012. 05. 13. 오후 04:13

5월의 빈곤함이 가슴 한가운데를 적시며 씨앗의 미래를 긍정해본다 어느 공허로운 무위의 시간에 그대들의 사랑도 나의 사랑도 모두 이 시간에 만나고 또 헤어진다 감사합니다. 박종영님

김문숙 2012. 05. 13. 오후 11:14

빈곤을 아는 자가 풍요의 진가를 알겠지요. 배고픈 자가 배부름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 충실한 가을 열매 쪽에서 보기에는 3월은 무위에서 5월은 빈곤이 되겠지요 그러나 이제 그 옛날의 배고픔을 뉘 다 이해 할 까요?

별안개 2012. 05. 14. 오전 09:06

그 어떤 \"빈곤함\"을 지우려 달려가는 5월의 얼굴이 \"우쭐대\" 보일 때 왠지 그 계절속으로 아련한 내 아픔이 녹아드는 '허허로움의 물결'은 왜인지요. 더딘 발걸음으로 오가는 \"미끈한 바람...간간한 바람\" 탓을 할까요. 행여, 어제의 시간을 그리워하는 내탓으로 돌릴까요. 마치. \"호르르 얇은 울음\"마져도 천상에 있는 새의 노래인 듯 들려요. 그리움을 불러새우는 새가 내가 되어, 봄의 끝자락을 서성여요. 여름을 맞이하는 새의 언어로 지귀김을 따라해 보는 지금 이순간! 박종영시인님의 \"가슴 부풀리\"는 \"풋풋한\" 시어덕분에...

박종영 2012. 05. 15. 오후 12:09

무위의 시간에서도 푸른 빛의 여행은 계속됩니다. 오월이 여왕처럼 달려와도 진정 속내를 들여다 보면 가장 아쉽고 조마조마한 절기이기도 하지요 찾아주시어 감사합니다. 김현배님.

박종영 2012. 05. 15. 오후 12:11

4월과 5월의 엇갈림에서 오는 춘궁기는 이제 없어진것 같습니다. 오래전의 일로 지금은 청보리 물결이 더욱 빛나고 있음은 우리들의 양식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정겨운 댓글 주시어 감사합니다. 한은총 시인님.

박종영 2012. 05. 15. 오후 12:15

산속에 엎드려 가만히 귀 기울이면 나무의 밀어, 새의 짝짓기, 작은 풀꽃의 향기, 강으로 흐르른 산골물소리에 삼라만상의 기운을 몸에 담습니다. 언제나 아름다운 글로 댓글 주시어 많은 배움을 얻고 갑니다. 감사드리며 푸른 오월에 넉넉한 시간 되십시오 별안개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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