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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

미오새 2012. 05. 20. 오후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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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 小心

창문에 비치는 햇살에 눈 부시고, 귀에 들리는 새소리 요란하여
깜짝 놀라 눈을 뜨고 살펴보니 8시가 지나고 있었습니다.
괜스레 뒷 머리 긁적이며, 쑥스럽고 겸연쩍은 표정으로 변명을 대신하던,
지각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모습들이 떠오르고, 오전에 부장님께 결제 받을 보고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최악의 상황들을 상상하며 머릿속은 하얗게 텅 비어 갔습니다.

어제 구입한 탁상시계의 알람이 정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한 후,
7시에 맞추어 놓고 잠들었는데, 밤사이 작동불량이 되었을리는 없고,
알람이 울렸다면 정지버튼을 눌렀을텐데 소리를 들은 기억도 없고...
에구~ 이 늦잠을 어이 할꺼나.

아무리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고는 하지만, 친구와 둘이서 나눠 마신 소주 3병 정도는
평소의 주량에 비하여, 그저 목이나 축였을 정도이고, 그 정도 량으로 인사불성이거나
기억을 못할 정도는 아니였을텐데, 한 주일을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부터 늦잠을 자다니,
이게 무슨 낭패람...!

늦잠을 자고 허둥대며 아침을 시작하는 것은 하루일과를 망치는 기분이라.
항상 여유있게 준비하는 편이지만, 단순하고 돌발적인 이런 상황에서도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니 소심하고 미숙한 성격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갈팡질팡, 우왕좌왕하며 겨우 출근준비를 마치고 나왔는데,
에레베이터는 고장으로 수리중, 그저 바쁜 마음에 10층 계단을 뛰듯이 내려가고...

그런데, 이건 또 무슨 변고랍니까,
택시를 잡기위해 종종걸음으로 달음질을 치는데 나무에 앉아있는
비둘기의 걸죽한 배설물이 빛나는 계급장처럼 어깨 위에 떨어졌으니...

나무에 앉아있는 비둘기의 위치에서, 우, 혹은 좌측으로 한 뼘 정도만 치우쳐 걸었더라면,
아니, 걸음의 속도가 한 박자 느렸거나, 조금 빨랐더라면, 배설물은 땅에 떨어 졌을테지만,
걷는 방향, 걸음의 속도와 보폭, 비둘기가 배설을 시작하여 낙하하는 속도등
여러 조건들이 어우러져 사람의 어깨와 비둘기의 배설물이 접점을 이루는
그 절묘한 순간... 한 치 앞을 모르는 인생사는 여기에도 있구나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급하게 서두르다가 일을 그르칠수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하늘의 주의일지도 모른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비둘기의 배설물이 묻은 옷을 바꿔 입기위해 10층 고지를 오르내린
몸은 아침부터 소금뿌린 배추처럼 축 처져 갔지만, 이제 택시를 잡기위하여 돌격 앞으로...
출근전쟁이라더니, 여유롭게 아침풍경을 즐기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때와는 달리
택시잡기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번번히 합승거절을 당할 때마다 늦잠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어찌어찌 겨우 택시에 올라 한숨 가라앉히면서, 오늘 아침은 왜 이렇게 일들이 꼬일까,
생각하다가 어제 저녁 술안주로 곁들인 도다리회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숨을 곳도 피할 곳도 많은, 그 넓고 넓은 바다에서 얼마나 재수가 없었으면
어부의 그물에 걸렸을까, 생각되더니 급기야 그 억세게 운없는 생선회를 먹었으니
먹은 사람까지 함께 재수없는 덫에 걸린 것처럼, 일이 꼬이는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 입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서야 아침의 심란한 마음들이 겨우 진정되었습니다.
긴장도 풀리고 점심후의 나른한 기운에 젖어 있는데 휴대전화의 문자수신음이
졸음을 깨웁니다.
광고문자거니 했지만, 왠걸! 

미오새님, 시사회이벤트에 당첨되셨습니다.
5월 25일 ABC 영화관 이벤트창구에서 수령하시기 바람니다.

왠 횡재? 1인 2매라 누구랑 갈까?
아니면, 조카에게 양보를 할까,
한참 궁리중인데, 또 문자 수신음.

몇 번의 데이트신청을 퇴짜놓기에 업무적인 용건 외에는 일절 말문을 닫고 있었던
미쓰 강의 문자아니신가.
지난 달, 영업부의 판촉활동에 도움을 받았으니 답례로 저녁을 사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시사회 영화상영이 있는 금요일에... 크크크~이 야릇한 웃음, 누가 들을라.

연애에 관한 선배님의 조언은,
애착이 가는 대상일수록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애써 관심없는 척 행동하라는 것.

세상의 모든 관계에 불문율처럼 정해진 임계거리를 지키지 않고, 처음 부터
무모하게 접근을 시도하면, 상대가 경계모드로 들어가는 역효과를 초래할 뿐,
실익없는 행동이므로,
상대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경계선을 넘나드는
모호한 태도와 무관심의 전략으로 대처해야 한다는것.

그리고, 여자의 \"아니오\"는 절대 부정의 뜻이 아니므로 한번 퇴짜에 머뭇거리거나
단념하지 말고 기회가 오면 적극 공략 할 것, 등등...

오호라, 선배님의 조언대로 B형남자의 무관심 위장전술이 드디어 빛을 보는구나,
얼굴 마주보며 저녁식사를 하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아 영화를 보고 ...
이렇게 좋은 기회, 이런 경사가 또 어디에 있을까 !

*까탈잡이 부장님께, 여름 휴가철의 상품판매 기획안도 수정없이 통과되었으니
오늘은 그야말로 땡잡은 날이로구나. 얼쑤~! 

집으로 가는 길,
버스에 오르자 자리예약이라도 한듯이 한 손님이 내린 뒷쪽에 바로 자리를 잡고 앉아,
노련한 기사들이 대국(對局)을 마치고 복기를 하는 것처럼, 아침 기상시간부터
오후 퇴근시간까지의 일과를 하나하나 떠 올려보는데, 어느새 아침 택시안의
부정적인 생각들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피할 곳도 숨을 곳도 많은 그 넓고 넓은 바다에서, 도다리를 산 채로 잡은 어부는
얼마나 운수대통한 사람인가.
그리고, 어부의 운수대통은 그저 우연히 일어난 일회성의 행운은 아닐 것이다.
생업의 일터인 바다에서 하루 종일 수고하였지만, 빈 그물로 돌아 오던 날도 있었을 것이고,
의무교육같은 세상의 삶을 위하여 목숨을 담보로 험한 파도와 싸운 날도 있었을 것이다.

어제 술안주가 되어주었던 싱싱한 도다리처럼, 그 어부의 어획물들은,
세상길 어렵고 힘들어도 결코 포기하지 않은 책임감과, 축적된 경험에서 얻은 노련함과,
정직한 노동의 댓가에서 비롯된 하늘의 축복이였으리라.

그리하여, 운수대통한 어부의 행운이 그 회를 먹은 사람에게까지 전해지는 것이라고...

즉흥적이고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에 미숙하여 늦잠으로 황망했던
아침의 기분과는 달리 평상심을 회복한 여유있는 모습으로 퇴근하여 집에 돌아오니
오후의 행운을 축하라도 하는 듯 집안에는 팡파레가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어디서 나는 소리일까 귀 기울여 살폈더니, 탁상시계의 알람 소리...
시간을 숫자로 표시하는 디지털탁상시계라 오전, 오후를 구별했어야 했는데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것이 실수 였고, 7시에 맞추어 있었던 알람은 오후 7시를
정확하게 알리고 있었습니다.

아싸~ 금요일...
히죽히죽 웃고있는 이 얄궂은 웃음 참아야 하는데...


** 후기

봄 볕 좋은 들에 쑥을 캐는 아낙네들이 눈에 띌 무렵의 도다리가 제일 맛이 있다는군요.
백 석의 시에서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 이라 했던,
통영에 가시거든 통영쑥도다리탕으로 입맛에도 봄이 왔음을 알려주세요.

도다리회, 늦잠, 비둘기의 배설물, 시사회이벤트당첨등, 실제로 일어난 일들을 토대로
즐거운 상상을 곁들여 적당히 버무리다보니 꽁트형식의 글이 되었습니다.
변변찮은 글,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읽어주신 고마우신 분들에게도
어부의 행운이 전해지기를 기원합니다.

 *\"까탈잡이\"는 사전에 없는 단어이지만,
트집을 잡아 까다롭게 구는 뜻의 \"까탈\"과 앞잡이, 왼손잡이등의 \"잡이\" 를 합성하여
\"습관적으로 까탈을 부리는 사람\"의 뜻으로 사용하였습니다.
 

댓글 16개

백야 2012. 05. 21. 오후 10:31

미오새님! 알람시계, 소주 3병. 도다리회. 어부의 그물에서부터 비둘기 배설물 까지가 어둠이었다면 당첨에서 저녁식사 초청까지는 광명인 것 같습니다다. 미오새님 자신이 소심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섬세하고 자상한 성품이라고 표현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항상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은 때로는 대담할 수도 있습니다. 불의를 보고 아니라고 말할 수 잇는 용기도 지니고 있으니까요. 아주 좋은글을 읽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항상 주변을 자상한 보살핌으로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김문숙 2012. 05. 21. 오후 10:47

매우 건강한 일상, 감성의 흐름이 우리를 매우 유쾌하게 만듭니다. 미오새님의 정직성과 성실함을 배워야 겠습니다. 그리고 소심하다 표현하신 그 예민함이 이글을 더 재밋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 하루 살이 모두가 토막극이고 단막극이고 한 사람의 삶 마저도 그럴 수 있겠지요. 오늘 하루 오늘의 하루도 그분의 은총에 대하여나는 얼마나 감사 했는 지를 제게 질문 하시는 것 같습니다. 더더욱 행복 하시기를

미오새 2012. 05. 22. 오후 03:11

*백야선생님.. 첫 걸음에 다녀가셨네요. 무거운 주제를 다룰만한 재주가 없어서, 그저 일상의 소소한 것들 속에서 이야기거리를 찾고 싶었습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나름대로의 내재된 목적이 있다, 그러므로 우연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언제부터인가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우리주변의 다반사로 일어나는 작은 사건속에도 그 이면에 숨은 뜻은 없는지 살피게 된 것은, 아무리 하찮은 일일지라도 목적이나 동기없이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때문이기도 하지요. 지금 백야선생님은 태평양 바다 건너 미국땅에 계시지만, 이렇게 다정한 마음으로 전해주신 글 앞에 있으니, 마치 문 열고 나가면 바로 뵐 수 있을 것같은 느낌입니다. 백야선생님을 얼굴 마주하여 뵌적은 없지만, 그동안 주고 받은 글을 퉁해서 서로의 마음은 이미 오랜 지기처럼 가까워 졌나봐요. 감사합니다.

미오새 2012. 05. 22. 오후 03:21

*김 문숙시인님.. 맛갈나게 톡톡 튀는 김시인님의 시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에도 사그라들지 않는 창작의 열정과 순간에 지나가는 영감 (靈感)을, 콕콕 집어내어 문장을 만들어내는 비결이 무엇인지 묻고 싶어요. 어쩌면, 김시인님께서 항상 강조하시는 \"그 분의 은총\" 에 감사하기 때문은 아닐까, 나름 생각하기도 합니다. 김시인님이 남기신 댓글의 내용처럼, 하루살이의 삶처럼 짧은 단막극같은 인생길 가면서 이렇게, 김시인님과 대화를 나누는 이면에 숨어있는 신의 계시는 무엇일까요? 사람은 모름지기 은혜를 입으면 갚을줄도 알아야 한다는데, 오늘도 격려와 과찬의 말씀을 주신 문숙님께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지... 감사합니다.

박성실 2012. 05. 22. 오후 03:45

앗, 드디어 미오새님의 일상을 엿볼 수 있게되어 재밌어 살겠습니다! 누구나 경험하는 이런 일들을 기록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답니다. 사람들은 공감하고 싶어하기 때문이죠. 자신에게 없는 감정의 꼬리는 잘 물지 않는다고 생각되요. 공감이라는 것이 관계를 더 깊이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것도 그래서라고 생각해요. 연애에도 적용해 보셔요~ 미오새님의 수필은 이런 맛이네요. 여전히 섬세하지만 경쾌하고 드디어 남성적인 느낌을 문체에서 받았으니! 계속 생활의 글들을 올려주시면 어떨런지^^ 다층적 면모를 가진 '삶'이라는 글자는요, 제가 보기에는 'ㄹ'과 'ㅁ'이 든든히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다층적이기 때문에 사람이 다르고 그래서 생겨나는 기쁨과 슬픔 갈등이 있고 그런 스토리를 사람들은 공감하고 싶어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어떤 시각이 옳다라기보다는 공존하고 그것이 일상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구티에 레즈라는 사람은 '오직 한 종류의 인간, 고마워할 줄 아는 인간만이 세상을 영적으로 변화시킨다.'라고 했다는데, 그 경지에는 언제쯤 오를 수 있는 것인지.... 혹, 김문숙 님의 시에서 받는 그 정갈함의 깊이나 맑음은 감사라는 바탕위에 있기 때문은 아닌지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러나 전에 생활의 발견에 옹졸함이라는 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미오새님의 글에 깊이 공감하네요. 그래서 이곳에서 미오새님을 만나면 그리 반가운가요? 헤헤

김현배 2012. 05. 22. 오후 10:04

어느 스스로 소심한 남자의 정겨운 일상 우연의 사건들이 나름의 의미를 가지게 되기까지 지적인 생각의 과정들 필연의 고리를 짚어가는 동안 다져지는 자아 스스로 잘하고 있다는 어느새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꾼다 즐거운 글입니다. 미오새님

백야 2012. 05. 23. 오전 02:44

미오새님! 문열고 들어와서 미오새님의 글을 보고 몇자 적습니다. 저도 우연이란 없다고 여겨 집니다. 필연적 사건이라고 보여지지요. 모든 고난이나 행복도 우연이 닥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산고개를 넘으면 길을 만나게 되고 길을 만나면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면 이별하고 또 다시 산을넘어 인연이라는 필연으로 재회를 하게되는 과정들이 우연한 일들이 아닌것 같습니다. 늘 좋은 글로 우리를 만나게 해주시는 미오새님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박종영 2012. 05. 23. 오전 11:54

하루의 일과가 경쾌하고 맛깔나게 시간의 층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실의 자기 직장은 시간과의 전쟁이라서 현대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섭외입니다. 봄쑥도라디탕의 별미도 이 봄애만 맛보는 우리의 향토음식입니다. 정이 철철 넘치는 글 재미나게 읽고 갑니다. 한여름같은 오월에 넉넉한 시간 되십시오. 미오새님.

미오새 2012. 05. 23. 오후 04:43

*성실님.. 재수없는 과부는 봉놋방에 누워도 고자 옆에 눕는다는 속담이 있지요. 비둘기가 앉아있는 나무밑을 지나 간 많은 사람들 중에 하필이면, 자신의 어깨위에 떨어졌을까? 재수없는 날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이면에 숨은 뜻을 헤아려 보며, 재수없다고 생각하지 않는것은 작은 사건을 통하여 큰 화를 예방해 주시는 하늘의 섭리를 믿기 때문이지요. 이를테면, 비둘기의 응가같은 돌발상황없이 곧장 앞으로 나아갔다면,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할 수도 있었을텐데, 작은 사건으로 한 박자 쉬어가게 하므로 큰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 이런 경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액땜\"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 진일보한 표현으로 정의한다면, 세상에 일어나는 일에는 우연이 없고, 그리고, 우연은 진화론의 부산물이라 믿기 때문이지요. \"공감\"의 감정을 연애에도 적용해 보라는 표현이 참 재미있어요. 그런데, 어쩌지요?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어서... 그러니까, 실제의 사건을 토대로 상상을 곁들였으니 이 글의 줄거리도 80% 정도는 거짓말인 셈이죠. 그래서, 소설가는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기억을 더듬어 \"옹졸함\"을 찾아 다시 읽었습니다. 그런데, 첫 눈에 들어오는 생각은, 지원이는 왜 아직도 터를 팔지 않았을까, 였습니다 항상 편하게 대해주시는 성실님의 전매특허같은 그 웃음소리에 활력과 행복이 한 아름 충전되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고백하나 덧 붙이면, 예리하고 통찰력깊은 성실님의 글을 무척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카시아꽃 지기 전에. 봄바람에 마음부푼 여심을 드러내는 봄이 가기전에 성실님의 글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미오새 2012. 05. 23. 오후 04:47

*현배님.. 무심히 지나쳐도 좋을 하찮은 것들, 일상의 소소한 것들 속에서 느끼는 작은 행운들이 모이고 모여 큰 행복의 줄기를 이루는것 아닐까요? 나비의 작은 날개짓이 태풍의 모태가 될 수도 있다는 나비효과같은... 그래서, 현배님 다녀가신 흔적으로 남겨주신 글을 오늘의 행운이라 여기며 읽습니다. 감사합니다, 현배님

미오새 2012. 05. 23. 오후 04:54

*박선생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언제나 인과응보의 개념으로 바라보지는 않지만, 가끔은 사건의 배경이나 인연에 얽힌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박선생님과 글을 주고 받는 이면에는 무슨 목적이 있을지, 아니면 훗날 어떤 열매를 맺을지 항상 기대를 갖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들 때문이겠지요. 선생님께서 다녀가신 흔적으로 남겨주신 글속에도 정이 철철 넘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선생님.

미오새 2012. 05. 23. 오후 04:59

*백야선생님.. 기독교신앙의 출발은 창조론에서 부터 시작한다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단 세포 원생동물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변이를 일으켜 인간이나 다른 생물로 진화하였다는 진화론은 그 출발부터가 목적없이 일어나는 \"우연\" 이기 때문이지요. 작은 새 한마리의 삶까지도 창조주의 섭리안에 있다고 하지요. 그래서, 이 세상 어떤 것도 목적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백야선생님.. 우연이 없다는 생각에 동의해 주셔서 백만응원군을 얻은 것처럼 기쁨니다. 감사합니다.

박성실 2012. 05. 24. 오전 10:47

흠, 또 베일 뒤로 사라지려 하시는군요. 메롱입니다. ㅋㅋ 소설가가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진정성이 문학의 요체라고 생각하니까요. 뭐 정황이 허구라는 점에서 그리볼 수도 있을지 몰라도 능청스러운 거짓말이라 하고 싶지는 않네요.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실제 삶일 수 있으니 말이예요. 문장이 샐쭉해졌네요. 우연이라, 우연이라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최근 읽은 '오늘의 예수'(앨버트 놀런/유정원 역, 분도출판사)라는 책에 보면 나라는 것은 우주와 연결된 존재라고 합니다. 그 일치감에서 우리는 공동선이 곧 나를 위한 선이라는 시각을 얻을 수 있죠. 물론 전체주의적이 사고와는 다릅니다. 전체주의적인 사고는 지배계급의 편의와 이익 혹은 지나치게 물화되거나 인간만을 중시한 시각에 경도된 경우가 많이 있으니까요. 이런 시각에서 우연이라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우주는 유기체고 우리는 그 일부입니다. 창조의 목적, 그것을 따라가는 삶이란 존재 이유 곧 근본와 연결되어 있으나 지구에서의 삶은 조금 더 관계성에 기반을 두고 설명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답니다. 모든 것이 운명이라는 말은 모든 것이 우연이다라는 말처럼 무책임하니까요. 이야기가 또 길어졌군요. 아, 그리고 제 글을 기다리고 계신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안 쓰는 것은 아닌데 저는 요즘 무슨 이유인지 글쓰기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저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있습니다. 사실 그마저도 잘 되지 않아 지루하답니다. 아마도 머릿속이 복잡해서 그런 것이겠죠. 저는 아직도 사춘기 같습니다. 글상자를 열어서 나눌 것이 있는지 들여다 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미오새 2012. 05. 24. 오후 11:11

* 성실님.. 베일뒤로 사라지는게 아니라, 드러낼게 없는 것이지요. 그것이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하면서도 마음만은 따뜻하고 싶은 b형남자의 한계일지도 모르겠고... 두레마을에 계시는 어느 연로하신 어르신께서, 사람의 출생은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므로, 태중의 아이가 세상의 빛과 공기를 감지하는 그 순간까지만 운명이라고 말씀하시길래, 여태 그런갑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연은 없다\" 에 성실님께서도 한 표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두고두고 풀어가기로 하고... 손톱만큼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우주선의 도킹을 보면서,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는 얼마나 더 정교하고 세밀한 신의 섭리가 숨어있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육일약국갑시다\"의 저자가 강의한 내용을 CD로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요.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은 자신이 만나는 사람을 통해서 주신다\"고 그 분께서 말씀하셨거든요. 관계의 중요성을 말씀하시는 것이겠지만, 가치의 우선순위가 정상적인 사람과의 만남을 강조하는 뜻으로 새겨들었습니다. 그 분의 이야기가 이 밤 다시 상기되는 이유는 성실님이 그 복의 통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지요. 성실님이 날려주신 \"메롱\" 친밀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아주 유쾌한 반응.

정해월 2012. 05. 25. 오후 08:04

미오새님의 글을 읽다보면 참 댓글이 많다는걸 느낍니다. 그만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거리가 많다는 것이겠죠? 사소한 것을 사소하지 않게 대단한것을 대단하게 포장하지 않는것 진실로 마음을 열면 누구나 공감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도 예전에 바로 눈 앞에서 배설물이 떨어져 깜짝 놀란적이 있었는데... 그때 저는 새의 배설 시간보다 한발짝 늦게 걸은 탓에 봉변을 모면할 수 있었는데 그 기억이 떠올라 자꾸만 웃음이 납니다. 간만에 들어와 웃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미오새 2012. 05. 28. 오후 04:25

*해월님.. 댓글에는, 공감과 동의의 뜻, 그리고 격려와 응원의 메세지외에, 서로가 서로에게 다정한 글 벗이 되어주는 의미까지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인지 오랜 여행끝에 만나는 벗처럼, 해월님의 방문이 무척 반갑습니다. 이제, 그 이름 미오새의 뇌리에 깊이 입력되었으니 오래도록 해월님 보이지 않으시면 근황이 궁금하고 그 모습 무척 보고 싶을꺼예요. 그러므로 자주 오셔서 바른생각, 정감있고 진솔한 이야기들 전해주시기 바람니다. 그런데, 미오새가 과대포장을 싫어하는 걸 해월님은 어떻게 알으셨을까? 초록은 동색이라더니, 해월님도 가식과 과장법을 싫어 하시는게 분명해 보여요. 어느 봄 날, 남쪽바다에 가실 기회가 있으시면, 쑥도다리탕으로 겨우내 잃었던 입맛에도 활력을 찾아주세요. 쑥의 향으로 도다리의 비린내를 잡는 것처럼, 누구의 허물이라도 넉넉한 마음으로 감싸 안으실 포용력깊은 해월님과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일 것 같아서 권해드리고 싶었어요. 더디게 왔다가, 서둘러 가는 봄이라 하던가요. 먼 후일 아쉬움 남지 않도록, 해월님의 이 봄날이 소중한 것들로 채워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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