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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배달 여인
김봉길 2012. 06. 10. 오후 12:26
3235
김봉길 2012. 06. 10. 오후 12:26
3235
꽃 배달 여인
창밖 번쩍 불빛도 저 스스로 짙붉어
숨 막히는 전철 안
첫 칸 첫 문을 옆에 두고 긴 의자 끝트머리
꼭 막힌 세상 창문인가
등 털썩 기대앉는 국화를 든 여인
그 뉘 꽃인고
두 팔 흐느적 버릴 곳 찾기 싫증난 듯
가슴 속이라 전철 바닥
하늘인가 땅인가 눈 어슴푸레 가까이 본다
얘가 뭐죠?
옆구리 간지르르 다가 설 듯 물었다
아! 예, 국화향이예요
가지시겠어요?
바닥에 어디에 어디 놓을까
두 손 아니 한 손으로 어떻게 잡을까 망설이는
여인 눈시울이 붉다
시큰둥 더운 입김보다 느릿느릿
향기 삼키는 더 붉은 입술이다
노란 향기를 갖고 있다는 것은 꼭 한 번 불행한 일
혼자만의 것 펼치는 부끄러운 일
흘려두었던 눈물을 보여주는 일
하하, 지금이라서 덜 불행하고 싶어 끝없이 내 놓아야 하리
그래서 사라지는 내 향기 보며 또 다른 향기 찾아야 하리
보세요, 모두 보세요
가져가세요, 오호 누구든 가져가세요
답답해요
어제도 국화였어요
오늘도 국화인 것처럼
가지세요, 그대여, 지금이여 가지세요
무슨 소리죠?
미친 소리
왜 나누어 주죠?
향기를 모으고 모아 죽기 전까지 더 갖고 있다가
혼자만 나의 것이라고 사랑하고 있다가
실컷 맛보며 사라지는 일이 얼마나 좋은데 남을 주다니
그럼, 아무렴, 한 번 내 것은 내 것이지
아, 이 향기가 다 달아나면 그대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입속 꿈틀거려 화난 말들
전철 바닥에 꽃눈물 뿌리듯 패대기쳤다
숨을 멈췄다
하, 얼마나 멈출까
하하, 멈춘 세상!
그랬다, 국화거나 그 여인이 하는 걱정은 이제 의미가 없어졌다
아니 처음부터 없었다
누구든 지금 싸우고 있다
나의 것을 내주지 않기 위해
나에게 원컨대 너의 향기가 무엇이냐 묻지 말기를
대답하는 순간 거짓 웃음을 거침없이 내뱉고 말 것이니
어떤 향기든 가져가는 사람이거나
다시 빼앗으려 쫓는 사람이나
다른 향기 찾는 사람이나
서로 내 향기 자랑에 바쁜 세상인 것을
잠이 들고 싶은가 외면하고 싶은가
국화를 꼭 쥔 여인은 향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오래된 꿈과의 타협을 하고 싶은가 보다
그러나 꽃과 꿈은 서로 같은 향기가 아닌 것
잊으려 고개 흔드는 꿈결 밖 여인 코 끝에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따가운 눈물이 달랑거린다
돈, 돈 때문이구나
돈 번다는 것은 절대 창피한 것이 아니야
깨문 입술 끝으로 사라지는
여자의 눈초리는 국화 향기 마지막 발악이었다
혹시 몰라
아니 모르겠어 지금은
우리가 몰래 보고 싶었던 슬픔이 왜 쉽게 일어나는지
모르겠어, 순간마다 눈물대신 웃음이 나는 이유를
걱정하지 마시게
웃고 있더라도 왜 그러느냐 묻지 않을 터이니
간신히 들여마시던 숨결이 더욱 가늘 즈음
아직 국화를 들고 잠 속에 있는 여인을 본다
집 갈 걱정에 눈을 뜨지 않으려나 보다
무거운 시간만 머문 저녁 전철 소리가 짤랑거린다
검스레 떨어지는 눈물 몰래 숨기는 여인 주머니 끝에
오래된 갈색 돈 냄새가 제 힘에 겨워 삐쭉거린다
입 살짝 벌리고 별처럼 하얀 시간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여인
이제 국화향기와 헤어지려나 보다
만나면 모두 헤어진다는 말을 하려나 보다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야 이제 쓸모없어졌다는 말
더 또렷하게 말하고 싶은 여자는
울듯 움먹이는 입을 조금 더 벌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국화가 제 얼굴이 부끄러운지 노란 향으로 마술을 부린다
국화를 보는 사람은 모두 마술에 약한 모양이다
여인처럼 나요 나요 고개 갸웃 흔들거렸다
그것은 여인 따라 더 졸고 싶었던 국화 향기 때문이었을 거다
헤어져도 하늘도 먼 땅을 바라보려는 국화를 든 여인
걱정하지 마라
살아있었으니 산다는 일은 그래도 쉬운 일이다
고개 내게 살며시 기울이고 있을 때는
그래 그래, 고개 더욱 기울이시게
더 울고 싶어질 때까지
산다는 일은 누군가에게 기대는 일일러니
얘, 어디로 가져가죠?
물러서듯 내려다보며 물색 눈빛 엷게 물었다
아! 예, 집으로요
같이 가겠어요?
창밖 번쩍 불빛도 저 스스로 짙붉어
숨 막히는 전철 안
첫 칸 첫 문을 옆에 두고 긴 의자 끝트머리
꼭 막힌 세상 창문인가
등 털썩 기대앉는 국화를 든 여인
그 뉘 꽃인고
두 팔 흐느적 버릴 곳 찾기 싫증난 듯
가슴 속이라 전철 바닥
하늘인가 땅인가 눈 어슴푸레 가까이 본다
얘가 뭐죠?
옆구리 간지르르 다가 설 듯 물었다
아! 예, 국화향이예요
가지시겠어요?
바닥에 어디에 어디 놓을까
두 손 아니 한 손으로 어떻게 잡을까 망설이는
여인 눈시울이 붉다
시큰둥 더운 입김보다 느릿느릿
향기 삼키는 더 붉은 입술이다
노란 향기를 갖고 있다는 것은 꼭 한 번 불행한 일
혼자만의 것 펼치는 부끄러운 일
흘려두었던 눈물을 보여주는 일
하하, 지금이라서 덜 불행하고 싶어 끝없이 내 놓아야 하리
그래서 사라지는 내 향기 보며 또 다른 향기 찾아야 하리
보세요, 모두 보세요
가져가세요, 오호 누구든 가져가세요
답답해요
어제도 국화였어요
오늘도 국화인 것처럼
가지세요, 그대여, 지금이여 가지세요
무슨 소리죠?
미친 소리
왜 나누어 주죠?
향기를 모으고 모아 죽기 전까지 더 갖고 있다가
혼자만 나의 것이라고 사랑하고 있다가
실컷 맛보며 사라지는 일이 얼마나 좋은데 남을 주다니
그럼, 아무렴, 한 번 내 것은 내 것이지
아, 이 향기가 다 달아나면 그대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입속 꿈틀거려 화난 말들
전철 바닥에 꽃눈물 뿌리듯 패대기쳤다
숨을 멈췄다
하, 얼마나 멈출까
하하, 멈춘 세상!
그랬다, 국화거나 그 여인이 하는 걱정은 이제 의미가 없어졌다
아니 처음부터 없었다
누구든 지금 싸우고 있다
나의 것을 내주지 않기 위해
나에게 원컨대 너의 향기가 무엇이냐 묻지 말기를
대답하는 순간 거짓 웃음을 거침없이 내뱉고 말 것이니
어떤 향기든 가져가는 사람이거나
다시 빼앗으려 쫓는 사람이나
다른 향기 찾는 사람이나
서로 내 향기 자랑에 바쁜 세상인 것을
잠이 들고 싶은가 외면하고 싶은가
국화를 꼭 쥔 여인은 향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오래된 꿈과의 타협을 하고 싶은가 보다
그러나 꽃과 꿈은 서로 같은 향기가 아닌 것
잊으려 고개 흔드는 꿈결 밖 여인 코 끝에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따가운 눈물이 달랑거린다
돈, 돈 때문이구나
돈 번다는 것은 절대 창피한 것이 아니야
깨문 입술 끝으로 사라지는
여자의 눈초리는 국화 향기 마지막 발악이었다
혹시 몰라
아니 모르겠어 지금은
우리가 몰래 보고 싶었던 슬픔이 왜 쉽게 일어나는지
모르겠어, 순간마다 눈물대신 웃음이 나는 이유를
걱정하지 마시게
웃고 있더라도 왜 그러느냐 묻지 않을 터이니
간신히 들여마시던 숨결이 더욱 가늘 즈음
아직 국화를 들고 잠 속에 있는 여인을 본다
집 갈 걱정에 눈을 뜨지 않으려나 보다
무거운 시간만 머문 저녁 전철 소리가 짤랑거린다
검스레 떨어지는 눈물 몰래 숨기는 여인 주머니 끝에
오래된 갈색 돈 냄새가 제 힘에 겨워 삐쭉거린다
입 살짝 벌리고 별처럼 하얀 시간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여인
이제 국화향기와 헤어지려나 보다
만나면 모두 헤어진다는 말을 하려나 보다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야 이제 쓸모없어졌다는 말
더 또렷하게 말하고 싶은 여자는
울듯 움먹이는 입을 조금 더 벌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국화가 제 얼굴이 부끄러운지 노란 향으로 마술을 부린다
국화를 보는 사람은 모두 마술에 약한 모양이다
여인처럼 나요 나요 고개 갸웃 흔들거렸다
그것은 여인 따라 더 졸고 싶었던 국화 향기 때문이었을 거다
헤어져도 하늘도 먼 땅을 바라보려는 국화를 든 여인
걱정하지 마라
살아있었으니 산다는 일은 그래도 쉬운 일이다
고개 내게 살며시 기울이고 있을 때는
그래 그래, 고개 더욱 기울이시게
더 울고 싶어질 때까지
산다는 일은 누군가에게 기대는 일일러니
얘, 어디로 가져가죠?
물러서듯 내려다보며 물색 눈빛 엷게 물었다
아! 예, 집으로요
같이 가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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