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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釘)과 나무

박종영 2012. 07. 27. 오후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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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釘)과 나무

                 -박종영-

빈집의 낡고 어두운 창문에
가장 추운 날의 바람막이를 위해
소나무 판자와 통 오동나무를 엇대어
각목으로 가로 겹치고
교차점에 깊숙이 못을 박는다.

쇠붙이의 힘으로 받쳐지는 나무와의 융합,
한몸이 되고 나서야 슬몃,
풋풋하게 일어서는 숲의 냄새가 상큼하다.

바람에 부대끼는 창문에 대하여
못의 절실한 의무는, 차가운 기운을 이겨내도록
윤기나는 마른 나무의 중심에
적당한 힘의 균형을 이루는 뿌리 내림이다.

그렇게 봄으로 시작하여 겨울을 지탱하는 동안
어느 깊은 밤 바람이 문을 두드렸을 때,
언제나 보듬어 신선한 나무의 밀애를 지키는
못의 힘은 건강해야 한다.

그때마다 나무의 가슴에 깊숙이 박히는
정의로운 못, 그 설레는 밤의 기억과,
나무의 예민한 속삭임을 들을 수만 있다면?

댓글 5개

자연이 2012. 07. 27. 오후 05:42

와~~꾸벅ᆢ시의 중심이 확 다가옵니다.. 푸른 바다 높은 파도처럼 쏴아~~~ 감사합니다!

김현배 2012. 07. 27. 오후 10:55

추위를 이겨내는 못의 숭고한 父情을 생각한다 감사합니다. 박종영시인님

박종영 2012. 07. 29. 오후 02:00

자연이 님 김현배 시인님 안녕하세요 연일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한 시간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김문숙 2012. 08. 01. 오후 05:56

오랜 만에 와 보니 시향 더욱 깊습니다. 이 폭염에 지기 커녕은 아직 조그만 감 덩이 자라 듯 모두 들 잘 익어 갔으면 하지요.

별안개 2012. 08. 06. 오후 02:27

\"풋풋하게 일어서는 숲의 냄새\" 그 \"상큼함\"속으로 뿌리를 내리고 싶어요. 왠지 그 숲에는 \"추운 날의 바람막이\"를 함께할 벗도 있고 내 헐거워진 창문으로도 향긋한 봄향이 고개를 내밀 듯 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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