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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마을에서 기다리며 눈물 흘리는 자
누나와 같이 종로쪽으로 갔다. 143번 버스를 타고 종각 부근에서 내렸다. 조금 북쪽으로 걸어가니 재래시장이 나오고 이른바 재활용품 상점이 나온다. 여기서 나와 누나는 오래 머문다. 윗층의 미술품을 감상한 뒤 아래층 중고휴대폰 및 서적을 파는 곳에 들어간 누나. 나는 어머니와 예전에 이곳에 온적이 있다고 생각하며 누나를 따라다닌다. 나는 일리아드 같은 책이 있는 것을 보고 들어가서 조금 보다가 곧 나온다.
한참을 밖에서 기다리는데, 상점 주인이 나를 알아보며 상점에서 나온다. 상점에는 여자 고객들이 꽉 차 있었다. 이 상점은 단골의 이름을 절대 잊지 않는 곳이었다. 상점 주인은 나의 이름을 부르면서 헌점퍼와 중고 휴대폰을 준다. 종로의 북쪽, 제사 지내는 곳의 북쪽이라 죽은 사람들만 간다는 곳, 그래서 땅끝마을이다. 상점 주인이 나에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눈물이 날 때도 있을 거라면서 위로의 말을 건네며, 나의 인간성과 나의 꿈에 대한 신뢰를 보낸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국악 선율이 울린다. 나는 집에 빨리 가고 싶어 누나에게 전화를 건다.
처음엔 잘못 집어 중고휴대폰을 집었으나(이것은 주인아저씨가 준 점퍼속에 있었고, 실제로 쓰는 휴대폰은 내 점퍼 주머니안에 있었다), 곧 다시 넣고 내 휴대폰을 꺼내서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누나는 내가 누나라고 부르자, 언니라고 불러 보라고 한다. 사실 그 상점안에는 여자들 밖에 없었고 그 사람들은 모두 누나에게 언니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래도 나는 누나라고 부르며 언제 집에 갈꺼냐고 물었다. 나는 국악을 들으면서 땅끝마을 중고상점에서 계속 기다린다.
이 땅끝마을 중고상점은 마치 한번 죽은 사람이 재활용을 통해 다시 살아나는 공간인듯 싶었다. 그래서 인지 이곳 상점들의 직원은 한번 왔던 고객의 모든 것을 기억하고 친근하게 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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