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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길에서

백승훈 2012. 12. 26. 오전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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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녁에 서서
구름이 이는 모습도 보고
꽃내음도 맡으며
쉬임없이 뒤집혔던 세월을
삭이고 있다오
이제 와 생각하니
생각으로 헤아린 병이
제일 무서운 병이었소
먼길 떠난 이여
어디메쯤에서
발길 돌려 다시 오시겠소
아득한 어둠에 비 내리니
남은 세월 아까워
봄은 더 멀다오
- 김초혜의 '꿈길에서' -
리네트!
밤새도록 신산한 꿈자리를 헤매이다가 흥건하게 땀에 젖어 일어나 앉았습니다.
무슨 꿈을 꾸었는지 기억도 아슴하기만 한데 내 안에 광기 들린 짐승 하나 살던 시절에 그 어여쁜 짐승을 향해 인연이란 올가미를 씌우고 삼줄보다 질긴 끈을 친친 동여맸던 사람들의 모습들만은 생시처럼 또렷하게 지워지질 않습니다.

 
마음을 가라앉히려 차를 마시며 손이 가는 대로 뽑아 펼친 시집 속에서 만난  \"생각으로 헤아린 병이 제일 무서운 병\"이란 싯귀절이 가슴을 쳤습니다. 한때 나를 벼랑끝으로만 몰고가던 위태롭기 그지없던 날들, 어느 누구도 나를 위해 지푸라기 하나 던져주지 않던, 행여 던져 주었다 해도 애시당초 잡을 생각조차 없었던 그 많은 날들의 뼈를 쪼개는 그 아픔이란 게 실은 '생각으로 헤아린 병'이었구나.생각하니 이마를 탁 치고 가는 깨달음으로 숨비소리로 참았던 숨을 토했습니다.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고 했던 어느 시인처럼 우리는 자신에게로 오는 바람과 햇살 앞에서 미친듯이 살고 싶어집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꿈을 꾸고 신명나는 삶을 갈망하며 아침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태양을 가슴에 품습니다. 저마다 꿈을 이루고, 소망하는 것들을 성취하기까지에는 수많은 난관을 지나야 합니다. 앞을 가로막는 수많은 장애물과 상황 속에서 때로는 좌절하고 절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절망케 하고 우리를 무릎 꿇게 하는 현실의 무게란 것이 실은 '생각으로 헤아린 병'이 대부분입니다.

 
불가에서 '사바세계'라 할 때 '사바'는 수고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저마다 성취하고자 하는 소망을 위해선 끊임없이 수고해야 하는 게 이승의 삶일 것입니다. 미리 짐작하고 생각으로 헤아려 마음 속에 감옥을 짓는 일 없이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는 일, 그것이 곧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새로이 받아든 오늘 하루도 복 짓는 하루이길 바랍니다.
 

댓글 6개

아침향기 2012. 12. 26. 오후 12:10

\"생각으로 헤아린 병이 제일 무서운 병\".. 깊이 생각하고 갑니다.. 저 또한 '생각의 늪'에서 허우적거린 지난 시간에서 빠져나오도록 노력해야겠어요^^ 깊은 깨닫음을 주신 백시인님 감사합니다 ^L^

비꽃 2012. 12. 26. 오후 09:47

현실의 무게를 생각하면 가끔은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저 자신으로도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지금은 과거의 일이 되고보니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되지만, 생각만으로도 얼마든지 자신을 가둘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아무 일도 아닌 것이 크게 생각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꿈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끊임없는 수고로움이 없다면 가까이에도 가지 못할 것입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하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김현배 2012. 12. 27. 오전 07:23

외로움에 쩔쩔매다 깊은 잠 꿈꾸고 일어나면 새로운 날 느긋한 마음에 절로 용서가 되는 어쩌면 매일 부활하는 우리 인생이라는 건 사바세계가 우리에게 준 선물일지도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백승훈님

백승훈 2012. 12. 27. 오전 10:52

아침 향기님 고맙습니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하지만 망각해서는 안되는 일은 그 생각 때문에 우리가 흔들린다는 사실입니다. 생각하다가 많은 것을 놓치고 사는 것보단 후회하더라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는 게 우리 인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날 되십시오

백승훈 2012. 12. 27. 오전 10:57

스스로 지은 마음의 감옥에 갇혀 사는 일은 불행한 일이지요. 비꽃님처럼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열심히 사는 일은 무엇보다 우리를 행복하게 할 것입니다. 좋은 날 지으세요.^^

백승훈 2012. 12. 27. 오전 10:58

김현배 선생님 고맙습니다. 날마다 새로 태어나는 삶이 큰 선물이란 말씀 가슴에 와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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