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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박종영 2013. 05. 11. 오후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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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 박종영


오월 첫날, 밥풀 같은 웃음을 달고
탱글탱글한 탱자 꽃이 날 가시 웃음을 앞세워 으스댄다
봄볕이 가시에 찔려 빛의 길을 닦는다
오죽이나 가기 싫은 봄바람이었으면
저리 뾰쪽하게 머뭇거릴까
생 가시 울타리 너머에서 후닥닥 소리 들릴 때마다
얇은 먼지가 풀썩거린다
살펴보니 칼 발 앞세워 붉은 볏 낚아채는
옆집 수탉과 우리 집 수탉의 싸움질이 한창이다
오랜만에 보는 진정한 닭싸움이다
그 옆에는 아담한 암탉이 두려운 눈치로 비켜서서 조바심이다
아마 마음에 두는 승자를 점치는 것일까
어느 쯤 절대의 시간이 지나고
승리의 홰를 치는 소리 듣고 뒤뚱대며 달려온
다른 집 암탉이 비겁하게 궁둥이를 들이대며
꼬꼬고 짝짓기 울음으로 승자의 깃털을 빗질한다
패배의 눈물을 흘리는 우리 집 수탉을 안고 돌아오는 길
패전의 이유를 게으른 훈련 탓으로 돌리고
찢긴 부리를 어루만져 준다
흘러내리는 검붉은 분노가 단단하게 조여오며
닭똥 같은 눈물 섞어 콕콕 손등을 쪼아댄다
슬그머니 오월의 파란 웃음을 가져와 눈물에 섞는다.


2013. 5. 퇴고

댓글 6개

분홍이 2013. 05. 12. 오전 09:42

이것이 끝이 아닐 것이고, 인생은 길테지요. 저의 할아버지는 하루하루 힘이 빠지셔서 혼자 옷입기도 불편해하십니다. 손톱도 깎아드려야 하고, 문밖 출입도 어려우십니다. 몇 년 사이에 이렇게 되어 버렸어요. 마음이 답답해도 그것이 순리인 것을 어떻게 막을 수도 없답니다... 살아생전 효도를 다 하는 것이, 웃어른께 도리를 다 하는 것이, 나중에 후회없는 길입니다.

박종영 2013. 05. 12. 오후 11:42

한때의 패배는 곧 다음 기회의 승리를 예견하는 것입니다. 인생은 유한한것이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에 의해 존재합니다 푸른 오월에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분홍이님/

김문숙 2013. 05. 13. 오후 04:57

패배 그 지독한 분노 또 그 지극한 아픔의 고통 그 신비를 패배 그 당시 모두 다 잘 헤아리기는 참 어렵지요..

박종영 2013. 05. 14. 오후 02:26

패배는 곧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싸움의 근본은 모두 쟁취에서 비롯합니다. 오월, 햇빛 찬란한 날에 더욱 건승하시고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김문숙 시인님/

김현배 2013. 05. 14. 오후 02:35

무궁한 하늘을 보며 재기를 다짐합니다 감사합니다. 박종영님

박종영 2013. 05. 16. 오전 05:26

패배는 다음에 올 승리의 예감입니다 정겨운 댓글 주시어 감사합니다. 김현배님.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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