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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生家)
박동수 2013. 10. 26. 오후 08:37
3606
박동수 2013. 10. 26. 오후 08:37
3606
草家에서 瓦家로 변한 시인의 生家
생가(生家)
글 : 박동수
방 두개 부억 헛간 식구는 여섯
할아버지가 엽전을 궤어
넣었다는 큰 괘짝이 있던 뒷 골방
어머니는 골방에서
황금 방망이를 봤다고 하셨다
가마니 갉아대는 쥐 소리
나는 도깨비가 살고 있는 줄 안다
무섭다
권집사 목수가 연장을 메고 왔을 때
마당 서쪽에 두 칸 방과 곡식창고가
세워 졌다
나는 새 방을 전용하리라
낡은 사진을 걸고 책을 책장에 꽂고
빈둥대 듯 누워서
흥얼거리며 꿈꾸던 곳
어머니는 그 방에서
여자 소리를 들었다고 하셨다
이상하다
마당 서쪽에 두 칸 방과 곡식창고가
세워 졌다
나는 새 방을 전용하리라
낡은 사진을 걸고 책을 책장에 꽂고
빈둥대 듯 누워서
흥얼거리며 꿈꾸던 곳
어머니는 그 방에서
여자 소리를 들었다고 하셨다
이상하다
무섭고 이상하던 초가 아래 채
해가 어슬렁 넘어가는 날
낯선 경운기 소리
미루나무 가지사이로 사라지고
아래 채 유리창에는
아버지의 슬픈 얼굴이 어른거리고
저녁 빨간 노을이 나를 보고
히죽히죽 웃으며
내 얼굴을 끌어 유리창에
그림으로 숨기고 있었다
해가 어슬렁 넘어가는 날
낯선 경운기 소리
미루나무 가지사이로 사라지고
아래 채 유리창에는
아버지의 슬픈 얼굴이 어른거리고
저녁 빨간 노을이 나를 보고
히죽히죽 웃으며
내 얼굴을 끌어 유리창에
그림으로 숨기고 있었다
(퇴고전)
댓글 3개
박동수
2013. 10. 26. 오후 08:41
50년이 지나갔다. 노을이지는 날 흘러버린 시간을 찾아 간 시인의 눈에는 유리창에 그려진 옛 생각에 끌려 유리속으로 빨려가는 것을 느꼈다. 그 유리속에 아마도 현실이고 싶은 꿈의 시절이 있어주기를 염원 하면서 ....................
김혜련
2013. 10. 29. 오전 09:21
생가 찾아 가셨군요. 저도 가끔씩 찾아 갑니다. 그곳에 가면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음성도 들리는 것 같아요. 제가 태어난 방에서 자곤 하지요. 몇년전 폭우에 대문이 내려 앉아버려 지금은 대문도 없는 집이지만 고향집이 늘 그립습니다. 마당의 먹감나무엔 지금쯤은 먹감이 주렁주렁 열려 있겠네요. 이 가을에 가긴 어려울것 같아요. 박동수 선생님의 글을 보니 콧등이 시큰해집니다.
박동수
2013. 10. 29. 오후 06:02
이 시대에 고향이 있고 고향을 그리워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지요. 고향이 있는 사람은 꿈이있고 꿈을 꿀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지금 세대엔 고향이 없지요 그래서 향수란 말이 낯설고 사라질 고어로 변해 가고 있다고 합니다. 김혜련님은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고향에서 보고싶은 사람이있다는 것이 변하여 흔적은 있어도 그리운사람 기다리는 사람 없는 것은 아픈 상처의 하나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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