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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냄새 맡기
김봉길 2014. 08. 30. 오후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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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길 2014. 08. 30. 오후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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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냄새 맡기
이보게, 봉길! 맡고 있남? 집 나서는 아침, 새 냄새가 나는 거. 음, 그러니까 내 냄새 혹시 아닐까 하여, 더 맡아 볼까 하여, 흠흠 둘레둘레 맡아 보네. 옆이 더 환해지는 것 같네. 이럴 땐, 괜히 혼자 중얼거리게 돼. '캬, 오늘도 환한 냄새를 가지고 다녀야지. 내 이름 같은 그런 냄새, 어릴 때, 가슴 한 가운데 세워둔 튼튼한 기둥, 그 기둥을 휘감던 냄새. 아, 맞아. 그 냄새 손짓 따라 천천히 가보는 거야.' 라고.
다시 잘 보게나. 이미 맡았던 냄새는 이제 그만 맡고, 그냥 웃으며 발을 내미는 걸 말일세. 문득 주위를 볼 적, 내 것보다 재미있는 냄새로 가득한 사람들에게 슬쩍 다가서려는 거지뭐. 그러면 그들과 함께 집이건 소나무 또 구름, 산, 강, 사람, 개 등 뭐든지 함께 볼 수 있을 것 같애. 그냥 느껴보는 자유. 아남? 자유 냄새는, 주루루 손가락을 가르키며 가노라면, 자연히 산 속이거나 물속으로 맘도 몸도 들어가버린다니까.
그래. 내 냄새란 결국 드러내 놓고 가슴이든 얼굴이든 손 어디서든 나야 한다고 가끔 하늘에 써보곤 한다네. 어떤 날은 그런 글자들이 활짝 웃고 있는 걸 실컷 볼 때가 있지. 그런데, 그만 사람을 보면, 그 냄새를 자꾸 숨기고 외면하려 한다네. 그건, 아마 지금 나고 있는 입 속의 것보다 끝까지, 더 깊은 그 안의 냄새, 그래서 그 내 냄새를 매번 뭐라고 설명하지 못해 그런 모양이야.
또한, 혹시나 오래된 내 냄새는, 나보다 다른 이들이 조금 더 알 수 있으니, 그들에게 묻고 또 물어 보려고도 한다네. 물론, 그들이 말하는 것을 귀담아 듣기도 하고. 그런데, 그 말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어떤 것이 내 것이었는지 알 수 없어 눈을 감을 때가 많다니까. 결국은 지금 서로 보아주면서도 다투기도 하고, 또 같이 밥 먹고, 괜히 두런두런 같이 길을 걷고 하는가 보네그랴.
물론 다른 냄새는, 새 것일수록 더욱 쉽게 맡는다고 해. 사람들이 자꾸 길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야. 아주 서서히 내 것인가 하고 맡으며, 어떨 때는 소나무 냄새와 비교도 해봐. 그러다 땅이나 구름과 비교도 하고. 감히 똑같이 느끼지는 못하는 건, 항상 새롭거나 지난 냄새라도 때나 장소 따라 달라져 그러나 봐. 누구와 함께 있을 때도 달라지고.
억울한 건, 내 냄새라고 말하기 전에 어떠하다고 소문이 나는 경우야. 나의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내 냄새가 멍해져 버리는 눈물 열 사발 같은 얘기지. 물론, 더 억울하지만, 거기에 길들여질 수밖에 없는 일이 슬픔의 원인이라는 것을 어찌 더 감춰야 할지. 매번, 이내 움직임의 끝이란 그 때마다 어떠한 것으로 마무리 되곤 하지만, 룰루랄라 지나쳐 버린다는 거야. 그래, 또 잊어버리고.
이보게! 가끔 이런 아침 냄새를 가진 날도 ‘아, 지금 이 냄새가 내 것이야’ 라며 즐겁게 말하지 못할 때가 많다는 걸 알지? 어쩌면 내 안에서 내 이름을 꼭 붙들고 오래 머물고 싶어서일 거야. 그래도 오늘 조금은 괜찮은 날이야. 아마, 산이나 하늘 혹은 그 사랑을 향해 가슴을 조금 열어보려 해서 그런 것 같네. 지금 이 순간이 내 것이라며, 내 냄새에게 강한 웃음을 지어봤으니 말이야.
봉길, 그래도 다행일세! 돈이니 자존심이니 자유니 하는 그런 일로 우왕좌왕 세월이 훌쩍훌쩍 흔들거리는 요즈음이지만, 뭐 그래도 마음 깊은 곳이라며 가보았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지금 이 아침 냄새가 더 환해 보이는 것 같으니 말이지. 조금 아팠던 목이며 머리들이 고맙다는 인사를 하네 그랴. 이 짧은 순간의 냄새는 이제 내지도 맡지도 않아도 될 거라는 인사, 아니 내 냄새를 몰라도 될 거라는, 이내 몸의 인사말, 얼마나 고마운지.
환한 아침, 어떤 냄새라도 내 것으로 눈치 채는 일, 이럴 땐, 무엇이든 함께 하고 있어도 좋은가 봐. 이런 날이 언제 다시 올까 하여, 봉길, 그대 이름을 살짝 불러 보네그랴. 또 불러도 새롭게만 들리는 이름을. 물론, 이도 쓸데없는 것이지만, 그냥 웃으며 대답해 봐. '지금 이 환한 냄새란, 움직이는 몸에서, 그래서, 몸에 있는 시간에게서 나오는 거구나! 그래, 고마워. 내 이름, 내 몸, 내 시간, 모두 고마워.' 라고.
<참고>
위 내용은 <내 냄새 맡기 버릇>이란 제목으로 쓴 적이 있다.
최근 다시 수정해 위 제목으로 다시 탈고했다.
삶이란 계속 수정되어야 한다는 내 스스로 변명이 이를 허락한 모양이다.
다시 고개 숙여 본다.
*
댓글 2개
문희
2014. 09. 02. 오전 08:53
내 냄새도 맡아야 하는 사색의 향기! 어렵게 변하지 않는 남의 냄새 찾아 새로운 냄새가 풍기도록 힘쓰는 연륜의 향기!! 그렇게 살아가는 향기로운 세상!!!
김봉길
2014. 09. 02. 오후 04:21
향기로운 세상 향해 몸을 돌리려는데, 여전히 갈팔질팡! 지금 시간은 밖에서 찾지 말고 안으로 향하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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