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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붕사를 지나며

김문백 2015. 01. 21. 오전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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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붕사를 지나며 일붕사를 휘돌아가는 시냇가에서 물결처럼 흘러가는 참배객을 바라봅니다 대웅전 석굴 불당의 칠보보살 고운 눈시울에 탄식하며 삼단같은 머리채 풀어내린 무지개빛 폭포 아래 무량수전은 누구를 위한 기약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긴 세월 비바람에 나부낀 동갑의 나무 낙엽 진 고목의 등걸엔 깊은 옹이만 남아 구름같이 스쳐가는 중생들을 하염없이 지켜봅니다 단발머리 소녀와 마주친 청보리밭에서 얼굴 빨개진 소년들이 가마솥에 불 지피며 부지깽이 두드려 봉선화를 노래한 무명치마 소녀들이 오늘은 주름진 이마를 마주하고 살아갑니다 아아 우리 갈 길 또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인자하고 자비로우신 부처님 아래 아무도 찾는 이 없는 낡은 실버타운 일붕복지관 외롭고 긴 그림자를 황혼녘에 드리우고 있습니다

댓글 6개

차기자 2015. 01. 21. 오전 10:47

평온한 마음으로 아니 무심으로 무로 될수 있도록 비나이다.

김문백 2015. 01. 21. 오후 07:17

우리의 삶에서 어느 누구든 피해갈 수 없는 허무한 종말, 그것을 받아들여 남은 생을 조금이나마 편안한 마음으로 살다 가야겠지요.

박종영 2015. 01. 24. 오전 11:49

일붕사의 정겨운 풍경속에 흘러온 인생살이가 녹아 있습니다. 이제는 이마에 세월의 나이테 달고 추억으로 웃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우리들의 자화상임니다. 좋은글에 머물다가 갑니다. 건승하십시오/

김문백 2015. 01. 25. 오전 05:07

그것이 곧 우리의 미래이기도 함을 부정힐 수는 없겠지요..

겨울산 2015. 01. 25. 오전 09:34

사찰의 풍경소리에 귀를 기울어 봅니다.

김문백 2015. 01. 26. 오후 10:42

일붕사 석굴에 있는 칠보 보살은 아름다움의 극치였습니다. 허지만 그 아래 일붕복지관의 모습은 외로움과 슬픔의 정점이었음을... 우리 인생은 그런 것 인가요? 그래서 시인들은 글을 쓰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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