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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의 곡예
박종영 2015. 09. 13. 오전 11:47
4434
박종영 2015. 09. 13. 오전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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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의 곡예
-박종영
쑥부쟁이는 꼭,
산모퉁이에 모여 웃으면서 핀다
하루마다 변하면서 피는 것은
우리네 질긴 삶의 모습을 닮았다
강변 갈대숲이 석양빛에 수런거리는 것은
물새떼를 단잠에 들게 하는 자장가다
가을 들어 하루해가 짧아지고
누구의 안부가 궁금한 강변 으슥진 기슭에선
기러기 가족을 맞이할 집 짓기가 한창이다
더없이 높아 눈이 시린 가을 하늘,
저토록 살진 바람과 풋풋한 풀꽃과
구슬처럼 영롱한 열매를 길러준
부드럽고 융숭한 흙 앞에 엎드려
이 땅을 지킬 소명을 받들고 조아리며,
실패한 희망과 잃어버린 추억과
망각의 분노를 다스린다
그토록 열망하는 가을 하늘의 곡예는
꽃의 눈물로 향기를 만드는 것이다
그건 우리네 익숙한 이별을 위한 예비다
댓글 2개
문희
2015. 09. 13. 오후 07:53
아 아름다움과 환희의 다음엔 꼭 슬픔이 존재해야만 하나요? 그래도 아름다운 이 게절의 마력에는 빠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종영
2015. 09. 13. 오후 09:58
즐거움과 슬픔이 교차하는 가을입니다. 여물고 단단한 결실을 어루만지며 다가오는 겨울강을 건너는 일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정겨운 댓글 주시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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