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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12월의 바람
하얀 12월의 바람
-박종영-
푸른 잎 모두 떨구고 앙상한 숲의 나라에
첫눈은 풋사랑처럼 흩날리고
메마른 소리로 수북이 쌓여있는 낙엽은
지나온 슬픔을 다독이며 산모퉁이 비탈길에 몸을 묻습니다
그럴 때마다 하얀 12월의 바람은
방황하는 나그네의 옷깃에 한 줌 사랑을 담아주고 흘러가라 합니다
그때마다 생명의 흔적을 전하는 산새의 부름을 외면하고
신의 소리로 스러지던 찬란한 풀꽃의 울음을 들으며
지나온 후회를 뒤돌아보는 나그네의 발길이 쓸쓸합니다
소슬소슬 신산하게 흩뿌리는 눈발과 함께
외로운 길을 재촉하는 시간의 울음소리
그토록 혹독했던 기억들의 말씀에 멈춰 서면
어느 한 곳 설렘으로 뜨거운 만남이 가슴에 뭉클합니다
오래 간직하고 싶은 그리움 송두리째
주섬주섬 담아 떠나는 12월의 바람이 밉습니다
그래서 겨울 시작이 한창인데도 발가벗은 나무 숲을
떠나지 못하는 오늘은 이국의 병사처럼
싸늘한 한 개 낙엽의 잔뼈를 곱게 묻어주는
하얀 12월의 바람입니다
댓글 2개
12월의 낙엽을 보면 때론 허무함을 느낍니다. 지난 주 존경하는 분이 세상을 하직할 때 그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하얀 눈에 덮히는 한 줌의 재를 보면서 어떻게 살다가 떠나는 것이 허무하지 않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줌 흙으로 가는 인생인것을 아둥바둥 살아가야 현재가 정겹게 다가 옵니다. 낙엽은 새로운 기운으로 봄을 준비하기 위한 방편으로 땅으로 갑니다. 허무를 달래기 위해서도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 할것 같습니다. 정겨운 댓글 주시어 감사합니다.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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