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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은 나의 임금님

박영숙영 2016. 05. 04. 오후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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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은 나의 임금님

 

             박영숙영

 

발의 몇 배가 되는

태산 같은 내 몸

발은

주인을 모시고 있어

발은 자유가 없다

 

포승줄에 묶여

불가마 속에서 익어버린 발가락

터질 듯 부푼 눈물

티눈은 계속 못질을 하고 있고

장작 패듯 삐꺽이는 발목 관절

모래 한 알
신발 속에서 바위덩이로 굴러다닌다

 

발을 머리에 이고 가지 않으면

포기하겠다는 경고장

몸이 나를 낙오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나의 정신이 나를 낙오자로 만드는 것

정신이 고통을 베고 또 베어내면서

한 발 앞에 또 한 발을 옮겼다

태산 같은 내 몸을 떠 받치고 있는

내 발은

나의 임금님

나는 자유가 없다

임금님이시여! 제발 나를 데려다 주소서

저기, 저 깃발이 펄럭이고 있는 고지

26.2마일 완주 선까지만

 

2013/ 3/ 3 Little Rock Arkansas Full Marathon with family

 

한,영 시집: 길 /The Road ㅡ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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