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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 海霧

최대승 2016. 06. 03. 오전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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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海霧

                        최대승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는 게야

또렷한 게

너무 많아서 낱낱이 보이고 싶지 않은 게야

바다도 감추어버리고

숲도 감추어버리고 조금씩 여는 배려

유심히 보라고

자세히 보라고

붉은 동백도 가시나무도 단풍나무도 목련도

 

목련,

영혼을 묻은 나무는 따로 있는 게야

고결한 백목련과

별빛 버무리는 큰별목련

연분홍 심중을 헤이는 다우소니아나목련

태워도 끝이 없을 불빛목련

호수에 향 가득 뿌려놓고

눈 감은 듯 푹 빠져보라 하는 게야

 

잠기어 갔어

몽환의 길로 서서히 빠져 들어갔어

나무는 거꾸로 서서 물을 먹고 있었어

나무와 숨 쉬고 나무에 잠든 영혼은 나이테가 없는 게야

 

꽃이었어

나를 깨우는 건 꽃이었어

 

안개가 나를 묻은 날

꿈을 꾸었어

내 몸에도 나이테가 자라지 않는 꿈을 꾸었어

분명 영혼은 있는 게야

색 바랜 망원경을 목에 걸고

느긋이 호숫가를 거닐고 있는 게야

 

석등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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