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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목 제26회

김병국 2016. 07. 17. 오후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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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병원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벌어졌다. 새로온 의사의 부주의로 인해 심장병 환자에게 시침을 잘못 하여 의식을 잃었다는 것이다. 준석은 자신에 불행을 직감하고 있었다. 준석에게 계속 치료를 받던 환자로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는데 이런 사고가 나다니...... 그는 무관심했던 자신의 환자에 대한 뒤늦은 후회에 마음만 무거울 뿐이었다. 환자가 위급하다는 연락을 받고 그는 갑자기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 지기 시작했다. '환자가 그만......' 조금 전까지 추억에 젖어 감상하던 총천연색 영화가 중도에 흑백 무성영화로 바뀐 듯 차창 밖의 모든 풍경들은 색깔을 잃고 말았다. 간호사의 겁먹은 목소리 뒤편에서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전화가 또 끊어졌다. 잠시 후 다소 차분해진 미스 최의 목소리가 수화기 속으로 들려 왔다., 지금 선생님이 나타나시면 환자 가족들에게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니 들어오지 마시라는 것이다. “그게 무순소리야 내가 제일먼저 가봐야지” 준석은 미스 최의 만류를 무시하고 한의원으로 달려왔다. 환자 가족들은 사람을 살려 내라며 아우성을 쳤다. 준석은 도의적인 책임감으로 그들의 항의를 받아드리고 있었다. 그들 가족들은 그 후로도 몇 일간을 준석의 집에까지 찾아와서 아우성을 댔다. 연주와 연지는 무섭다고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방에서만 울며 갇혀 있었다. 몇일 후 준석이 경찰서까지 출두하고 의료사고로 합의금을 주고 그 젊은 의사는 풀려 나왔다. 풀이 죽어 들어온 준석을 보고 처제는 화를 내고 있었다. \"언니도 그렇게 죽었지요? 무슨 일이 그렇게 바빠서 병원 일도 안보시고 다니세요.\" 처제는 마치 언니 경숙의 모습처럼 앙칼진 목소리로 준석에게 쏘아 부치고 바람을 일으키며 방으로 들어갔다. 처제의 그 목소리는 아이들 앞에서 가뜩이나 주눅이 들어 있는 준석의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혔다. 그렇지 않아도 그를 믿고 찾아온 환자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고심 중인데 처제의 그러한 행동은 준석을 더욱 궁지로 몰고 있었다. ‘따르릉 따르릉’ 전화 벨이 울렸다. 연지가 방에서 나와 전화를 받았다. \"아빠 할머니 전화예요.“ “저에요” \"아니 어쩌다 그런 사고를 냈냐? 해결은 잘 된 거야?\" \"예, 잘됐어요. 그런데 어떻게 아셨어요?\" “한섭이 한데 전화가 왔었다.\" \"네 에,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버지에게 말씀 드리지 마시구요\" \"알았다. 그러지 않아도 저번 일로 인해 아버지가 많이 실망하고 계시는데 이번 일을 아시면 쓰러지실 거다. 아무튼 잘 해결됐다니 천만 다행이다. 앞으론 더 조심해라\" \"예 알았어요. 어머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준석은 이번 기회에 병원과 아이들에게 더욱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동안의 생활에 종지부를 찍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처제는 몇일동안 연락도 없이 집을 비웠다. 싱크대 위엔 설거지할 그릇들이 수도꼭지까지 수북히 쌓여 있고 세탁기 주변엔 빨래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준석은 담담한 마음으로 세탁기를 돌려놓고 그릇을 닦기 시작했다. 갑자기 그의 눈에서 눈물이 글썽거렸다. 눈앞이 뽀얗게 흐려왔으나 준석은 기계적으로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눈물이 눈물을 자극하고 그의 가슴은 다시 아파 오기 시작했다. 언제부턴가 가슴에 통증이 자주 찾아오는 것을 느겼으나 별다른 약은 복용하지 않았다. 환자들은 성심을 다해 보살피는데 정작 자신은 돌보지 않는 준석은 스트레스로 인한 아는 병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 동안 무엇 때문에 참아 왔고 무엇을 얻었는가! 그간의 세월이 너무나 허무해 가슴이 텅 비어 마치 깡통인간 같았다. 다음 날 아침 하늘엔 검은 구름이 낮게 깔리고 금세 소나기라도 내릴 듯 잔득 찌푸려 있었다. 집 앞 골목 어귀에서 삼삼오오 동네아주머니들이 모여 수군거리고 있었다. \"글쎄, 침으로 사람을 죽였데.\" 귓전으로 들리는 이웃 아낙들의 쑤근 거림은 준석의 행동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었다. 썰렁해진 병원 분위기에 준석은 하루 종일 진료실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책임이야 병원장에게 있지만 그래도 생명을 다루는 사람이 그 일을 뒷전에 두었다는 것이 그는 스스로 용납이 되지 않았다. 환자들 볼 면목도 없었고 자리를 지킬 자신도 없었다. 환자에게 시침을 하려다 뜸과 탕약만으로 처방하기를 벌써 여러 날이었다. 몇주 내내 죄책감에 시달리다 모든 것을 그만 두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병원장은 극구 말렸지만 준석은 도저히 양심에 가책을 받아 그 자리를 지킬 수가 없었다. 자신에게 진료 받았던 환자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취해 사정을 알리고 준석은 병원을 나왔다. 동규는 꼭 그래야만 하는가 하고 몇 번씩 만류를 했지만 준석의 마음은 단호했다. \"저는 선생님 과 같이 일을 할래요. 무슨 일이라도 시켜만 주세요.\" 미스 최는 준석이 입었던 가운과 자질구레한 소지품들이 든 박스를 한쪽 옆에 놓으며 말했다. \"미스 최의 심정은 알아. 하지만 당분간 혼자 쉬고 싶어.\" 준석은 5 년 동안을 같이 일해 온 미스 최가 집으로 찾아와서까지 사정하는 것을 간신히 달래서 보냈다. 그의 평생 직업을 정리한 준석은 담담한 심정으로 다가올 앞날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한 여인을 사랑한 결과가 이렇게도 큰 시련으로 다가올 줄 준석은 그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 그런데도 정인을 향한 마음엔 왜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지...... 그동안 제한 속도를 어기고 계속해서 밟아 대던 액세레더는 그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 왔다. 이른 아침 고막을 찌를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준석의 귓청을 때렸다. 정인이 동생 영인이였다. \"아니, 그렇게 말씀을 드렸는데도 정신을 못 차리세요. 지금 우리집안이 어떤 상황인지 아세요? 이젠 더 이상 언니에게 연락하지도 말고 만나지도 마세요. 만약 이 시간 이후 다시 언니를 만나면 경찰에 신고 할 거예요.\" 그녀는 내 뱉듯이 말하곤 사라졌다. 숨이 막힐 듯 일사천리로 토해내는 그녀의 목소리는 하루 종일 준석의 귀에서 왱왱거렸다. 정말 그녀를 사랑하고 위한다면 만나지 말아야 하는가에 준석은 온종일 같은 생각만 되풀이 하고 있었다. 준석은 정인이가 왜 연락이 없었는지 알았지만 만나지 못하는 그의 마음은 찢어질 것만 같았다. 그런 중에 마침내 정인은 남편 경철이한데 이혼해 주겠다는 대답을 받아내고 준석에게 빨리 알리고 싶었다. 그녀는 한방병원으로 달려갔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항상 열려 있었던 그 병원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정인은 문을 두드리고 잡아당겨 보았으나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녀는 정신이 나간 듯 갈팡질팡하며 공중전화를 찾았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니! 정인아 ! \" 준석은 정인의 목소리를 듣고 뛸 듯이 기뻤다. \"무슨 일이 있어요? 병원 문이 닫혔어요.\" \"잠시 휴업중인가 봐. 그 보다도 몸은 좀 어때?\" \"병원이 문을 닫다니요? 무슨 일이 있군요. 우리 만나요. 만나서 얘기해요. 지금 그리로 갈게요.\" 정인은 뭔가 이상한 예감에 그를 빨리 만나고 싶었다. \"아냐, 지금은 안돼!\" \"왜 그래요. 정말 무슨 일이 벌어 졌군요. 지금 그리로 갈게요.\" \"......\" \"별일 없는 거죠? 그리고 저... 할 얘기가 있어요.\" “무슨......” “만나서 직접 얘기할래요.” \"알았어, 오늘은 안되고 내일 만나지.\" \"그럼 아침에 일찍 만나요.\" \"오전엔 일이 있어, 오후에 만나.\" 그들은 다음날 오후 4시에 강남 압구정동 찻집에서 만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아침부터 후덥지근하던 날씨는 오후 들어 장대비가 억수 같이 쏟아져 빗줄기는 더 세차게 지붕을 때리고 대낮인데도 하늘은 어둑어둑 했다. 준석은 정인의 밝은 목소리에 안심이 되었으나 다음날 아침에 법원에 출두할 생각을 하니 착잡하기만 했다. 웬지 모를 심경의 변화는 그렇게도 같이 있고 싶어 했던 정인과의 약속을 하루 앞두고 서글퍼만 졌다. 축복 받지 못한 사랑 뒤에 오는 여러 가지 불행을 예상치 못했던 준석은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는 침대에 누워 머리맡에 있는 오디오를 켰다. 늘 들어오던 아베마리아는 오늘 따라 더욱 슬프게만 들렸다. 잔잔히 흘러나오는 음률...... 그는 튕기듯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열어 젖혔다. 굵은 빗줄기가 땅 바닥을 파고 튀어 올랐다. 날씨만큼이나 가라앉은 준석은 좀처럼 열지 않았던 침대 머릿장 서랍을 열어젖혔다. 그가 아내경숙에게 주려고 외국에 갔다 오면서 면세로 산 프랑스제 향수와 브롯지가 아직도 서랍 안에 있었다. 그 부롯지는 주인을 찾아가지 못하는 이유를 알기라도 하듯 무표정한 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준석은 아내 경숙을 생각하며 인생이란 다 그렇고 그렇게 살다가는 것이 아닌가 하면서도 경숙은 너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아련함이 온몸을 휘돌았다. ‘여보 내가 꼭 범인을 찾아내서 편히 쉴 수 있도록 한을 풀어줄게’ 준석은 서랍을 닫아 버리고 거실로 나갔다. 늘 보아오던 거실의 장식들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졌다. 준석은 거실에서 서성거리다 갑자기 아이들 방문을 열었다. 여기저기 학용품들이 흐트러져 있었다. 아이들이 훌쩍 커버려 책상과 의자를 바꿔 주겠다고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켜 주고 싶었다. 어쩌면 다시 못 볼 수도 있는 엄마의 손때가 묻은 정든 가구들이 준석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다. 찹찹한 마음으로 책상을 정리해 주다 막내딸 연지의 일기장을 보게 되었다. 먹먹함이 방안가득 채워지고 준석은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암마가 살아계셨을 때 썼던 것 같은 글귀에 이상한 내용을 보았다. 오늘은 학교에서 오전 수업만 하고 일찍 집에 왔다. 아빠의 친구 철민이 아저씨가 안방에 들어와 계셨다. 그런데 엄마는 돈 때문에 아저씨와 말다툼을 하고 계셨다. 어른들은 왜? 돈 때문에 싸우는지 모르겠다. 이다음에 내가 돈을 많이 벌어서 엄마에게 줘야지. 준석은 일기장 덮고 잠시 생각을 했다. 언젠가도 안방에서 담배꽁초를 발견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철민이였단 말인가. ‘철민이와 무순 돈거래가?’ 준석은 고민이 있거나 깊은 생각을 할때는 늘 그렇듯이 드라이브를 하는 습관이 있었다. 마침 비도오고 빗속을 시원하게 달리고 싶었다. 여태 살아오면서 그는 오늘처럼 기분이 가라앉은 적이 없었다. 준석은 어느새 차를 몰고 강변도로로 올라섰다. 악세레다를 밟고 있는 오른발에 지긋이 힘을 가했다. 차창으로 보이는 싱싱한 가로수들이 빠르게 지나갔다. 바이올린의 고음이 높아지듯이 차는 점점 더 속력을 내며 달리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현악기의 울음소리는 차의 속도감을 빼앗고 있었다. 굵은 빗줄기는 윈도우 부라쉬를 빠르게 움직이는데도 그의 시야는 뿌옇게 흐려져 왔다. 빗길에 차바퀴가 미끄러지는 느낌이 들자 그는 차의 속력을 줄이고 긴장했던 마음을 풀어 보았다. ( 예기치 않은 사고 ) 그 때였다. '끼 이- 익 - 쾅' 준석은 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갑자기 속력이 줄어든 그의 차를 뒤에 따라오던 스포츠카가 덮친 것이다. 준석의 차는 난간을 들이받고 강 쪽으로 굴렀다. 그는 쭈그러진 차안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의 차에선 사고 전 그가 듣던 음악만이 요란하게 아우성치고 있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멀리서 앵앵거리는 앰불런스 소리가 그의 귓가에 아득하게 들려 왔다. 정신이 조금 드는 듯 했으나 온몸이 얼얼한 것 같은 상태에서 그는 아무런 통증도 느낄 수 없었다. 준석은 정신을 차리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곧 다시 실신을 하고 말았다. 그가 정신을 차린 곳은 병원 응급실이었다. 심한 통증에 준석이 눈을 떴을 때 가족들은 걱정스럽게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들은 머리도 빗지 않은 듯 집에서 입던 옷차림 그대로였다. 눈물로 얼룩진 연주와 연지의 얼굴을 보면서 그가 얼마나 소중한 한 가정의 가장인가를 짐작케 했다. 모든 것을 혼자 생활하다보니 따스한 정이 부족했던 탓일까? 준석은 가족들에게 둘려 쌓여 무기력하게 누워 있는 자신이 왜 그런지 행복하게만 느껴졌다. 온몸의 통증 과 어쩌면 불구가 될지도 모르는 이런 순간에도 가족들의 관심에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만족스러워했다. 몇 일후 그의 부모님은 준석을 집 근처 병원으로 옮겼다. 준석은 온통 붕대에 쌓여 말도 할 수 없게 입까지 묶인 채로 정인과의 약속 시간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미지난지 오래된 정인과의 약속 시간만을 기다리는 준석은 모든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준석은 정인이가 마냥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쑤셔 오는 통증만큼이나 가슴도 찢어졌다. 약속 시간이 다가 올수록 안타까움과 안달증 그리고 움직일 수 없는 그 상황에 그의 입술은 바짝바짝 타 들어가고 가슴이 조여들었다. 그날도 또 그다음날도 날짜 감각을 잊은체 정인과의 약속시간만을 기억하고 있었다. 오늘도 벽에 걸린 시계는 정인과의 약속시간을 기다리는 바보가 되어버렸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실망하고 돌아가는 정인이의 모습이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준석을 기다리다 지쳐 허망해 할 정인이...... 아마 지금쯤 집으로 달려갔을 법 한데 불꺼진 창을 보고 또 얼마나 실망을 할까?’ 준석은 온통 정인이 생각뿐 다른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와 연락할 수 있는 길은 오직 그녀가 병원을 찾아오는 길뿐인데 고개조차 돌릴 수 없는 상황에서 준석은 눈동자만 굴리고 있었다. 처제는 준석의 소지품을 챙기다가 명진선배의 주소가 적힌 쪽지를 발견했다. '형부가 어떻게 언니와 명진 오빠와의 관계를 알았을까? 어느 만큼 알고 있을까?' 처제는 맹한 아이들을 데리고 병실 밖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이모의 행동에 아이들은 넋이 빠진 듯 병실 복도에 주저앉아 버렸다. 준석이 움찔하자 처제는 얼른 형부에게로 다가갔다. 무엇이 불편하냐고 묻고 싶었지만 눈을 감고 있는 형부에게 언니를 대신해서 미안한 감이 들었다. 준석은 잠시 아내 꿈을 꾸었다. \"여보.\" 준석은 간신히 아내를 불러보았다. 참고 있던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눈물은 붕대를 타고 금새 젖어 들었다. \"움직이면 뼈가 잘 안붙는 대.\" 가느다란 연주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다음날 아침 \"아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연지는 가방을 멘 채 붕대로 감겨 손끝만 나온 아빠의 손에 입을 맞추고 병실을 나갔다. 준석은 아이들에게까지 병실에서 학교를 다니게 하는 것이 미안했다. 그는 마치 식물인간처럼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멀건 죽만 깔대기를 대고 마셔야 하는 그런 날을 보내야 했다. 한편 정인은 그 날 준석과의 약속 장소인 압구정동 찻집에 앉아 그를 만난다는 기쁨에 설례이고 있었다. 그가 좋아하는 색으로 옷을 입고, 그가 좋아하는 자스민향을 듬뿍 뿌리고, 그가 좋아하는 립스틱으로 단장한 정인은 마냥 들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인은 실망 속에 몇 시간을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았지만 왜 연락조차 없는지 그녀는 쓸쓸한 기분에 거리로 나왔다. 머리엔 온통 노랑 색 빨강 색으로 물들이고 귀걸이를 한 남잔지 여잔지 구별도 안 되는 오랜지 족들이 짝을 지어 거리를 누비고 있었다. 부모들의 채워지지 않는 허영심과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교육제도는, 너도나도 도피 유학이라는 유행병을 가져오더니, 급기야는 오랜지 족이라는 국적 불명의 아이들을 탄생 시켰다. 신문 사회면엔 유학생들의 비사회적인 사건들이 연일 장식되고, 부모 자식과의 관계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패륜아에 대한 사건들이 뉴스로 등장했다. 이렇듯 사회가 보이지 않게 병들어 가고 있을 때 정인은 자신도 그렇게 경제논리에 희생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지금 남편과의 사이에 처음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때 왜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 하지 않았나 정인은 지금 생각해도 자신이 너무나 한심스러웠다. 정인은 그와 전화도 되지 않는 몇 시간을 무작정 거리를 헤메고 다녔다. 어저께 들었던 그의 목소리에선 웬지 불길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녀는 굳게 닫혀진 한의원 앞에서 또 얼마의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정인은 허전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가다가 궁금한 마음에 언젠가 한번 가 본 그의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의 집이 바라보이는 길모퉁이 찻집에서 몇잔의 차를 마시며 밤늦게 까지 기다렸으나, 그의 방 창엔 불이 켜지지 않았다. 정인은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 왔으나 그날 밤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그에게선 연락이 없고 그의 전화는 아예 불통이었다. 그에게 알려 주려던 경철과의 결별은 점점 그 빛을 잃은 채 시간만 흐르고 있었다. 정인은 며칠을 그의 집 앞에 출근하다시피 했으나 그의 집엔 아무도 드나드는 사람이 없었다.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미치도록 궁금하고 보고 싶었지만, 그보다도 그에게 무슨 나쁜 일이 일어난 것만 같아 불안해졌다. 그녀는 밤새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아침 일찍 수경을 찾아갔다. 정인은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지 않고는 미칠 것만 같았다. 잠옷 바람의 수경이가 커피잔을 든 채 문을 열어 주었다. \"어서 와, 이렇게 일찍 웬일이야.\" 수경은 수심에 가득 찬 정인의 얼굴을 살폈다. \"커피 마실래?\" \"너 혼자 있지?\" 정인은 수경의 묻는 말에 대답도 않고 혼자냐고 다그쳤다. \"응, 그래, 애들 아빠 는 새벽에 골프 갔어.\" \"술 있으면 독한 걸로 한잔 줘.\" \"아침부터 무슨 술이니?\" \"......\" 수경은 찬장에서 양주병과 스트레이트 잔을 꺼내며 정인의 얼굴을 살폈다. \"무슨 일이 생긴 거야? 남편이랑 또 싸웠어?\" 그녀는 술을 따르면서 물었다. \"......\" 정인은 말없이 술잔을 단숨에 비워 버렸다. 빈속이라서 인지 몸이 확 달아올랐다. \"무슨 일인지 말해봐.\" \"저......\" \"그래 어서 말해봐.\" 수경은 정인의 빈 잔에 다시 술을 따랐다. \"실은 준석씨 말야 ! .\" \"그래 그 사람이 왜? 요숙이 와 또?.....\" 정인은 자존심이 상했으나 수경에게는 다 털어놓고 싶었다. \"그 사람을 만날 수가 없어, 무슨 사고가 났나 봐!\" 그녀는 안주로 내놓은 치즈와 땅콩엔 손도 대지 않고 또 술잔을 비웠다. 정인은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않고 넋이 빠진 듯 횡설수설 털어놓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할지.......\" 정인은 마실 줄도 모르는 술을 석잔 째 마시더니 아예 식탁에 드러누워 버렸다. 수경은 그렇게나 똑똑하고 영악하던 정인이가 한 남자로 인해 이렇게 나약해진 모습으로 변해버린 것이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평소 속이 깊고 성격 좋은 수경은 학교 다닐 때부터 친구의 어려움을 자기 일처럼 도맡아 처리하기 때문에 그녀는 친구들 사이에서 터미네이터로 통했다. 그녀는 남편과 대학동기로서 친구처럼 사귀다 결혼으로 꼴인 한 캠퍼스 커플이었다. 정인은 그들 부부가 항상 친구로, 애인으로, 너무나 재미있게 살고 있어 늘 부러웠다. 수경은 술에 취한 정인을 소파에 눕히려 했으나 머리가 아프다며 집에 간다며 집으로 돌아갔다. 수경은 준석에게 계속 전화를 해 보았으나 신호만 가고 받지를 않았다. 다음날 아침 수경은 아예 준석의 집으로 찾아갔으나 그의 집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그녀는 준석의 집을 한참이나 기웃거리고 있었다. 때마침 옆집에서 아주머니가 나오더니 수경을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누구를 찾느냐고 물었다. \"안녕하세요? 말씀 좀 묻겠습니다.\" 수경은 그 아주머니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누구시죠?\" \"이 집에 사시는 김준석이란 분을 찾아왔는데 집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네요. 혹시 아시나요?\" \"그 아저씨는 며칠 전 교통사고로 S 병원에 입원했다고 들었어요. 가족이 모두 병원에 가있을 거예요.\" \"많이 다치셨나요?\"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네요.\" 수경은 아주머니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S 병원으로 향했다. 정형외과 환자명단에서 김준석이란 이름을 발견하고 그의 병실을 찾아갔다. 우선은 상태가 어떤지 알고 나서 정인에게 얘기 해 주고 싶었다. 그녀는 그의 병실 앞에서 가족들이 드나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의 상태는 몹시 나빠 보였으나 생명엔 지장이 없어 보였다. 수경은 언제부터인가 정인이가 너무 그 사람에게 빠진 것 같아 충고도 했지만 그녀의 반발이 너무나 강해 그 후론 일체 얘기를 하지 않았었다. 수경은 집으로 돌아오면서 고민에 빠졌다. 오늘 병실 앞에서 본 그 사람의 딸들을 본 후 그녀는 갈등이 생겼다. '이 사실을 그대로 얘기해야 할지, 어차피 잊어야 할 사람이라면......' 그러나 정인의 집 앞에서 벨을 누른 수경은 흔들리는 자신을 어쩔 수가 없었다. 영인이가 문을 열어 주었다. \"영인이구나 오랜만이네\" \"안녕하세요 언니?.\" \"언니는?\" \"어서 와\" 정인은 쾡한 모습으로 소파에 누워 있었다. 수경인 동생이 있어 준석의 얘기를 할 수가 없었다. \"밥 먹었어?\" \"뭐 좀 먹어야지.\" \"입맛이 없어.\" \"그래도 먹어야지.\" 수경은 집 앞 가계에서 사온 정인이가 좋아하는 치킨과 감자튀김을 테이블 위에 꺼내 놓았다. \"주연인 어디 갔니?\" \"자고 있어, 영인이가 데려가려고 왔어.\" 수경은 힘없이 누워 있는 정인의 얼굴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말이 튀어 나왔다. \"나 그 사람 찾았어.\" \"뭐, 찾았어?\" 정인은 벌떡 일어나 수경이 에게 다가앉으며 다그치듯 물었다. \"놀라지 말고 진정해\" 수경은 준석의 집에서 병원까지 다녀온 얘기를 했다. \"아니! 어쩌다. 어쩌다 다치셨어?\" 정인의 눈동자는 뒤로 넘어가더니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언니, 언니.\" \"정인아. 정인아. 영인아 어서 물 좀.\" 수경은 정인을 부축이고 물을 먹였다. 잠시 후 정인이 깨어나자 영인인 언니를 다그쳤다. \"언니, 아직도 그 사람 만나는 거야?\" 영인은 화가 났는지 냉장고를 열더니 찬 냉수를 벌컥 벌컥 들이마셨다. \"언니, 왜 그래, 형부는 그렇다고 해도 주연이를 생각해야 되잖아!\" 동생의 말은 정인의 귀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주연이고 뭐고 난 몰라 그냥 집에 갈래.\" 영인이가 나가려 하자 정인은 동생을 붙들었다. \"영인아, 미안해, 오늘만 주연이를 부탁한다.\" 영인인 언니의 행동이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마음이 아팠다. \"알았어 언니, 제발 방황하지 말고 그만 정리를 해. 응?\" 정인은 지금 당장 병원으로 달려가고 싶었다. 그러나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초라했다. \"나 샤워 좀 할께.\" 그녀는 금방 무슨 약이라도 먹은 양 생기가 돌았다. \"아니. 재가. 쇼크를 받았는데 움직여도 괜찮을까?\" 수경은 정인의 돌변한 태도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영인아, 언니를 이해 할 수 없겠니?\" \"난, 이해 못해요. 아무리 형부와 정식으로 결혼을 안 했다고 해도 주연이가 있는데,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러는 것은 이해가 안돼요.\" 욕실에서 나온 정인은 준석이 좋아하는 하늘색 투피스를 입고 자스민 향수를 뿌렸다. 영인은 언니의 그런 모습을 보며 괜히 측은해 보여 언니에게 다가갔다. \"언니 마음이 정히 그러면 언니가 좋아하는 사람한데 가 .\" 영인은 언니의 옷을 이리저리 살피며 관심을 보였다. 거울을 몇 번씩이나 보며 머리를 매만지는 정인의 모습은 엄마를 따라 소풍 가는 어린아이처럼 들떠 있었다. 단정한 옷차림을 한 정인은 무슨 나들이나 하는 것처럼 가슴이 방망이질하고 있었다. '많이 다친 것은 아닌지, 생명에 지장은 없는지?' 그녀는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몇 번씩이나 자리를 고쳐 앉으며 차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병원에 도착한 정인과 수경은 준석의 병실 복도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그의 친지들과 식구들은 연신 드나들었고 잠시도 병실을 비우지 않았다. \"오늘은 그만 가자, 내일 일찍 오자.\" 수경은 지루하기도 했지만 남편이 올 시간이라 초조했다. \"응, 그래.\" 정인은 대답을 해 놓고도 한번만이라도 그의 얼굴이 보고 싶어 의자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그녀는 병실 문이 열릴 때마다 고개를 기웃거렸으나 침대 끝만 보일 뿐 그의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정인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수경에게 끌리듯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다음날 그들은 다시 그의 병실을 찾아갔다. 그의 병실 앞 의자에서 여자아이 둘이 체스놀이를 하고 있었다. \"재들이 딸이야.\" 수경이는 아이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정인은 그의 딸들이 너무 예뻐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수경은 정인을 잡아끌어 앉혔다. 정인은 그의 딸들에게서 그의 모습을 찾아보려고 한동안 눈을 떼지 않았다. \"연주아, 연지랑 들어와라.\" 병실 문이 열리며 그의 처제인 듯한 여자가 아이들을 불렀다. 정인은 그의 처제를 보는 순간 웬지 적대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자신도 모르는 질투심과 경쟁심이 솟아났지만 그의 처제가 오히려 피해자라는 생각이 들자 정인은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이모가 부르는 소리에 놀던 일을 그만두고 쪼루루 병실로 들어가는 그의 딸들이 얼마나 예쁘고 귀여웠는지 정인의 눈에 그들은 행복해 보였다. 정인은 그의 병실 문이 열릴 적마다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친구의 그런 모습을 보고 있는 수경은 안타까웠지만 그녀도 어쩔 수 없이 보고만 있어야 했다. 수경이 생각 같아 선 정인이 손을 잡고 병실로 들어가 ‘여기 정인이가 왔어요’ 하며 소리라도 치고 싶었다. 수경은 정인을 다독거리며 조금만 참으라고 진정 시켜야만 했다. 정인은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자판기 커피만 몇잔 마신 채 저녁시간까지 기다렸으나 기회를 잡지 못하고 기진맥진 한 상태로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정인은 차안에서 내내 한숨만 짓고 있었다. 정인은 밤새 준석의 꿈을 꾸었다. 자신이 아파서 준석이가 밤을 새워 간호하는 꿈이었다. 전화 벨 소리에 정인은 비몽사몽 수화기를 들었다. \"나, 요숙이야.\" 정인은 요숙이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울화가 치밀었다. 수화기를 '탁' 내려놓았다. 또 벨이 울렸다. 정인은 짜증이 났다. \"나, 네 전화 받고 싶지 않으니까 끊어 두 번다시 전화 하지마.\" 정인은 모든게 귀찮아 졌다. \"한 마디만 할게.\" 요숙은 정인에게 폭탄 같은 말을 쏟아 붇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정인의 귀엔 한동안 요숙의 말이 맴돌고 있었다. ‘준석씨는 내 남자야. 그가 내 귀에 속삭여 줬어. 네가 그래도 어쩔 수 없어.’ 요숙의 말은 정인을 밤새 잠을 재우지 않았다. ‘아니야 준석씨가 절대 그러진 않았을 거야, 혹시 정말이라면 잊을 수 있을까?’ 정인은 그렇게 중얼거리다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그를 잊어버리자던 어제의 생각은 새벽안개처럼 사라지고 그를 향한 마음은 걷잡을 수가 없었다. 정인은 힘없는 목소리로 수경에게 전화를 했다. 수경인 남편과의 외출약속이 있었지만 도저히 정인을 혼자 병원으로 보낼 수가 없어 남편과의 약속을 미루고 정인을 따라 나섰다. 두 사람은 준석의 병실 앞에서 어제처럼 기다리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정인은 그의 어린 딸들을 보면서 자기가 죄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준석을 보고 가리라 마음먹었다. 정인은 그의 어머니가 음식을 들고 병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런 모습을 본 정인은 현실적으로 그에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력함에 한숨만 내 쉬었다. 바로 코앞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도 그냥 멀건히 앉아서 구경만 해야 하는 무기력한 자신이 한심스럽기만 했다. 그의 병실 앞에서 서성이다 애꿎은 화장실만 들락거렸다. 한번만이라도 그를 보고 싶어 하는 그녀의 정성이 하늘에 닿았는지 드디어 기회가 왔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 6시를 넘어서자 병실 문이 열리며 그의 처제가 두 딸의 손을 잡고 나와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수경은 망을 보고 정인을 병실로 들여보냈다. 정인은 떠밀리다시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주춤 거리며 병실로 들어섰다. 두 발과 한쪽 팔이 붕대에 칭칭 감긴 채 공중에 매달려 있는 그를 보고 정인은 그만 소리를 지를 뻔 했다. 병실 앞에 걸려 있는 환자의 이름이 아니라면 누워 있는 그 사람이 준석인지 아닌지 조차도 모를 지경이었다. 그녀는 살그머니 그의 발치께를 지나 얼굴 쪽으로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은 채 고요한 숨소리만 내 쉴 뿐이었다. 흰 모포위로 그의 깡마른 한쪽 손이 나와 있었다. 정인은 가만히 그의 손을 잡았다.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아 이를 악 물고, 그녀는 그의 손을 볼에 갖다 대고 눈을 감았다. 그의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자 전신을 적시자 참고 있던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정인은 목이 메어 말이 나오지 않았으나 무슨 말이고 하고 싶었다. “아프시죠? 어쩌다 이렇게 됐어요. 빨리 나으세요. 그리고...그리고...... 나..... ”

댓글 2개

김병국 2016. 07. 17. 오후 09:28

미숙한 글을 재밋게 읽어 주시는 모든 분게 감사 인사 드립니다.

정승원 2016. 07. 17. 오후 11:16

가슴이 먹먹합니다 그리 길지도 않은 인생인데 마음껏 사랑하고 행복해 하기만도 짧은 세월인데... 자꾸 어긋나는 두 사람의 관계가 안타깝내요 인생의 팔 고 가운데 애별리고 ...원증회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마라 볼 수 없어 마음 아프고 보통 사람들은 인생에 한 번도 할 수 없는 진한 아픈 사랑을 하시는 군요 너무 아픈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하던데... 길게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들어가서 새 글 올려졌나 확인합니다 오늘 초복인데 보양식은 드셨는지요 선생님 !!! 모쪼록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일일시호 월월시호 연연시호...^^ 작가님~~~ 감사합니다 다음 연재도 학수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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