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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가에서

박영숙영 2016. 08. 31. 오전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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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가에서

 

              박영숙영

 

 

텃밭에 야채 씨를 뿌리고

꽃씨를 뿌리다가

갑자기 뜨거운 햇빛이 눈에서 쏟아져서

밭 가에 퍼질러 앉아서 어머님을 불렀다

 

대나무처럼 여위시던 팔과 다리로

땅을 짚고 일어서려고

소금꽃 등에 지고서

땅속으로 땅속으로 묻으시던 어머님의 한숨

 

가슴에 품은 사랑의 씨주머니

가난보다 더 어머님을 힘들게 했던 것은

자식들 얼굴에 버짐꽃을 보는 것이었다

 

흙을 만진다

언제나 젖어있었을

어머님의 가슴 같은 흙을 만지다가

밭 가에 퍼질러 앉아서

하늘을 가로질러

목젖이 아리도록 어머님을 불렀다

 

 

시집; 사부곡(思父曲) 아리랑        

아버님께 바치는 헌시 (獻詩) ㅡ중에서

2016.8.26 ㅡHouston Korea World 발표

댓글 2개

문희 2016. 09. 08. 오전 09:18

어머니와의 관계를 무서운 현실이 파괴하고 있음이 서글픕니다. 이번 주말 그리운 어머니께 달려갑니다.

박영숙영 2016. 09. 09. 오전 01:54

딸이 엄마되어 여자로서의 느끼는 동류의식. 여자는 자식을 낳아 보아야 엄마의 마음을 안다고 했으니.......... 행복한 시간 갖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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