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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박종영 2017. 05. 14. 오전 12:20
3217
박종영 2017. 05. 14. 오전 12:20
3217
찔레꽃
-박종영-
푸른 오월의 바람 속에 가만히
아픈 상처의 기억을 놓아두고
저녁 별빛을 모으는 찔레꽃,
마른 바람에도 가볍게 흔들리는 하얀 꽃이
시냇물에 꽃잠으로 얹혀 봄날 훈풍을 색칠하고,
가볍게 치른 방사(房事)후의 홀쭉해진 꽃배,
너를 바라보는 마음이 짠하다.
이토록 잔잔한 녹색의 절정기에
초경 치른 소녀의 깃털같이 가벼운 현기증,
한 무더기 꽃으로 피어
조금은 정갈하여 쌉싸름하고 매운 향기
아지랑이 들녘에 골고루 퍼 나르고,
청보리 웅성거리는 날 낭창한 햇살 앞세워
푸른 들녘 가는 길에 살며시
네 젖가슴 툭 치면 우우 일어서는 고향 찔레꽃,
반야사(般若寺) 부처님 만나러 가는 화창한 봄날에야
다른 꽃들은 보이지 않고 오직 환한 찔레꽃만 보이는데,
너로 하여 지나간 슬픔을 홀로 받아내는 위로의 시간
봄물 소리 하나가 문득 나를 깨운다.
댓글 2개
문태성
2017. 05. 25. 오전 11:01
산 속 깊은 곳으로 인도한 박 시인님 덕분에 자연인이 되었습니다.
박종영
2017. 05. 25. 오전 11:56
산에 들면 나직히 들려오는 개울물 소리하며 산새들의 사랑노래가 지난 청춘을 불러 세웁니다. 초록그늘이 가슴으로 파고들면 어느새 신선이 되는 오월입니다. 함께한 시간 감사드리며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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