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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읽는 시간

박종영 2017. 06. 24. 오후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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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읽는 시간


                        -박종영-


보내고 맞이하는 계절 속으로 숨어 가보면
내 삶의 무게는 항상 거짓말을 한다
상쾌한 기분에서는 몸이 날아갈 듯 가볍다가도
우울한 절기의 그늘에서는 허우적거린다


일찍이 선택되어 오묘한 구조로 태어나
그토록 험한 세월을 살아오면서
내 몸속의 비밀을 지금도 알 수 없는 것은
속임수로 태어나서 내가 나를 속이고 있는가 싶다


반복하는 사계의 꽃들을 모아 놓고 보면
어느 꽃이라도 버리기 아까운 향기가 있어
철마다 그리운 향기를 맡노라니 산골 물이 청아하게 흐르고
산새 소리 목청 돋워 울어대니 더욱 슬기로워지고
철 따라 피는 하찮은 풀꽃도 임자 있는 몸이라고 으스대는데,


하물며 너무 바쁘게 달아나는 시간이 거짓말 같아
이리 밝은 세상 첨예한 이승의 백척간두에서 바라보아도
내가 어디쯤 가고 있는지 눈치 볼 겨를이 없다


욕심 없는 마음이 투명하게 바람으로 손짓하는 곳에서
나의 방황이 출발을 멈추고 생각의 영역을
조금만 더 넓혀 곰곰이 생각해 보는데,
나의 마지막은 언제쯤이며, 누구와 함께할 것인지
나의 묘비에는 어떤 영광을 새겨 넣을 것인지,


오늘따라 내 삶의 시간은
지금 숨 쉬고 있는 시간이 거짓말 같아 험악한 생각을 밀어내고
지나간 날의 즐거운 내 거짓말을 읽고 있는 시간,
그 시간을 즐겁게 읽는 기술이 있어
오늘, 아름다운 거짓말을 모두에게 소문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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