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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소설] 부석사에는 무량수전이 없다 (8)

황태영 2017. 06. 25. 오전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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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석사에는 무량수전이 없다
                                                                                                  황태영

                         


      \" 여기도 매미 허물이 있네. 실물하고 똑같네. 신기해라. \"
  다 끓은 조개탕을 야외용 식탁 위에 얹어놓고 딸과 함께  홍합과 맛조개를 먹고 있을 때, 마당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나무의 굵은 줄기에 붙은 매미허물을 뜯어내며 옆 식탁의 빨간 반바지 차림의 젊은 여자가 소리쳤다.  그러자, 같이 온 일행 중의 한 사내가 웃으며 말했다.
  \" 벌써 몇 마리째요?  애마부인이 아니라 매미부인이구먼. 남편이 허해서 양기를 북돋아주려고 자꾸 모으나봐.\"
  \" 그게 아니라 아이들 자연공부에 쓰려고 하는거죠. \"
  매미부인이 변명하듯이 대꾸했다.
  직원휴양소여서 마음이 맞는 직원끼리 함께 휴가날짜를 맞추어 온 듯 매미부인의 일행은 꽤 많았다. 나는 왜 그들처럼 가족들과 함께 오지 못하고  딸과 단둘이 와서 어색한 구도를 만들고 있는가.  나만 없었다면 완벽해졌을지도 모를 휴양소 그림이 나로 인하여 망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아빠, 조개 안에 게가 들어 있어. \"
  딸의 손에 들린 입 벌린 홍합 속에 조갯살과 함께 삶아져 투명해져버린 조그마한 바닷게 새끼가 들어 있었다.  홍합이 곁을 스치며 지나가는 바닷게를 아가리를 벌려 덥쑥 삼킨 모양이었다.  조개껍질을 벌려서 먹다보니 게가 들어 있는 홍합이 꽤 많았다. 홍합은 게를 먹고 산다. 홍합도 무언가를 먹어야 산다. 그 무엇인가가 바로 바닷게다. 죽기 전에는 게는 무얼 먹고 살았을까. 나는 국물을 떠 먹으며 마음 속으로 먹이사슬을 그려보았다. 혹시 나도 누군가의 먹이가 아니었을까. 그동안 내 간을 뜯어먹고 살아온 작자는 누굴까.  불현듯 어떤 얼굴이 떠올랐다. 속전속결 스타일의 야심 많던 최부장은 엄청나게 일들을 벌였다. 그 일들을 빠른 시일내 완료하기 위해 나는 일년동안 야근을 거의 매일 밥 먹듯이 했었다. 그 바람에 최부장은 업무추진능력을 인정받아 그토록 자신이 원했던 이사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소중한 건강을 잃었다. 인원감축 바람이 불자 최부장, 아니 최이사는 감축대상자명단에 내 이름을  집어넣고는 나빠진 간 회복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쉬는 게 어떻겠느냐고 노골적으로 사직을 강요했다. 내 간을 뜯어먹더니 그것으로도 모자라서 이제는 내 목까지 뜯어 먹으려하다니. 나는 인간에 대해 심한 환멸을 느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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