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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소설]부석사에는 무량수전이 없다 (18)

황태영 2017. 07. 19. 오후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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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석사에는 무량수전이 없다
                                                                                  황태영

 

       그들이 내려가자 주지 스님이 벤치쪽으로 올라왔다. 나는 합장하며 고개를 숙였다.
  \" 인천서 왔구먼. \"
  \" 차번호판을 보셨군요. \"
  \" 아냐, 사람 얼굴을 보면 사는 곳을 대충은 알 수 있지. \"
  주지승은 넓은 주차공터를 지나 경내로 들어가는 비탈길로 터벅터벅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는 딸의 손을 잡고 뒤이어 올라가서 경내를 구경시켜주면서 이곳 저곳 설명해주었다.
  \" 청개구리다 ! 소금쟁이도 있네. 아빠, 잉어도 있어 ! \"
연못 앞에서 신기한 듯 딸이 소리쳤다. 나는 개구리를 잡으려고 손을 내밀었다. 연못가의 풀더미 속의 작은 돌에 앉아 있던  개구리는 전혀 도망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난 잡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손가락으로 툭 건드리니 그제서야 귀찮은 듯 팔짝 뛰며 자리를 옮겼다. 여기서는 미물들도 아웅다웅거리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사는구나. 나는 이 절의 청개구리가, 이 절의 중이 부러워졌다.
  연포 하이마트의 관리인도 그 얼마나 부러웠던가. 스트레스라곤 전혀 없을 휴양지에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직업이 다 있다니.

 \" 염소다 ! \"
  어느새 다미는 시멘트건물 옆에 가서 비탈 아래쪽을 바라보며 소리를 질렀다.  나는 나무들을 연결한 줄에 빨래들이 걸려 있는 걸 보며 학생들이 묵고 있는 하숙건물이리라 짐작하며 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흑염소가 절안으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시멘트건물 아래쪽에 철사줄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울타리가 쳐져 있었고 나머지 3면은 개방되어 있는 천연의 염소 방목지였다.  비탈 아래 평지에 추위를 피하거나 비를 피할 수 있는 염소집이  두 채 있었고 나무로 만든 먹이그릇이 그 앞에 놓여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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