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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뒤를 볼 수 없다 해

박영숙영 2017. 08. 22. 오전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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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뒤를 볼 수 없다 해도 

 

                박영숙영    

     

생명이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도 태어났지만

죽음의 실체를 볼 수 없기에

죽음이 태어난걸 슬퍼하지 아니하고

생명이 태어남만 기뻐했다

 

한쪽 눈을 감고 옆에서 걸리적거리면

미련 없이 밀어버리고

앞서가는 자의 등을 향해

사정없이 날리는 돌팔매질

필요하면 악마와도 손을 잡고

누구든 끌어다 발판으로 이용한다

 

때론 성자의 진리를 팔아가며

썩은 페허의 가슴을 빛나게 치장하고

상황에 따라서 다정한 미소로

혹은 비굴한 친절로

부끄러운 심장에 갑옷을 입히고

선한 사람인척 꼬리를 내린다

 

날마다 죽음을 안고 초침위에 서 있는줄 안다면

죽음 뒤를 볼 수 없다 해도

눈을 뜨는 아침마다 화장한 말들이

어디서나

포장되어 팔리지 않을지도 모르고

 

더러운 구더기 같은 밥 한 그릇

사약을 마신 하루를 보내지 않을지도 모르고

냄새 나는 양심을 바다에 던져놓고

얼굴을 처박지 않을지도 모르고

비참해진 진리가

시인의 가슴에서 눈물을 퍼오지도 않을 것이다

 

생명이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의 실체도 볼 수 있다면……

 

 

2017. 8. 4 ㅡ Houston Korea World 신문 발표

http://mijumunhak.net/parkyongsuk/home

http://cafe.daum.net/reunion1004/

댓글 4개

김현배 2017. 08. 22. 오후 07:34

태어남은 곧 죽음이나 그렇다고 태어났다고 반드시 죽는 법은 아니랍니다 그렇습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박영숙영 2017. 08. 23. 오전 09:51

김현배님 저의 글 읽어 주시고 이렇게 향기로운 발자취 남겨 주심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

문희 2017. 08. 24. 오전 10:45

고해성사를 자주봐야 되는 처지가 가련합니다.^^

박영숙영 2017. 09. 09. 오후 12:23

저 또한 마찬가지 랍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옥양목 천 처럼 태 한점 없을 수는 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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