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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되어서

박영숙영 2017. 09. 27. 오전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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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되어서

 

             박영숙영

 

소나무 우거져

솔향기 감도는

높은 산 기슭에 작은 집을 지어놓고

앞에는 바다가 보여서

방파제 끝에는 등대를 세워놓고

등대지기 되어서

하늘과 맞닿은 망망대해 바라보며

내 남은 생애를 보내고 싶다

 

집 뒤로는 텃밭을 만들어서

철 따라 채소와 수박이랑 참외를 심고

겨울에는 밭에서 캔 고구마를 준비해 놓으면

아무 때고 친구가 찾아와도 좋으리

 

때때로 마당 가 평상에서 시를 읽다가

팔베개를 하고 누워 하늘을 보다가

낚시 바늘에

내 마음 찌를 달아 파도 속에 헹궈내며

파도가 걸어 오고

파도가 걸어 가는 뒷모습을 보다가

 

별들이 이마를 맞대고 가슴 여는 밤이오면

내 남은 숨소리

조금씩

조금씩 바람에 실어서 하늘로 보내면서

등대 불 밝히는 등대지기 되어서

새벽에 쓰러지는 별이 되고 싶다

 

 

2017. 9.8. ㅡ Houston Korea World 신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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