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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났을 때처럼

송성헌 2017. 10. 29. 오후 06:46
1967

밥솥에 인공지능이 있을까 음성 표시를 누르고 밥을 하라고 소리지르니 밥솥은 꿈적도 안 한다. 밥솥을 이리저리 살피다가 동작표시를 누르니 그제야 밥이 시작되었다는 음성이 밥솥에서 튀어 나온다. 밥솥에 표시된 음성표시는 음성을 알아듣는 기능이 있다는 게 아니라 밥을 하겠다는 음성이 녹음되어 있는 것이었다.



곁에 있던 사람이

그런 것도 모르고 사느냐고 설겆이 물처럼 흐린 말을 내게 쏟아붓는다



나도 도마 위에서 무를 썰고 있는 칼처럼 그 사람에게

사람을 사람 같게 보지 않으려는 것이

당신의 주특기가 아니냐고 따끔한 소리를 낸다



들뜬 마음으로 처음 만났을 때처럼

서툰 것도 황홀하게 보며 살아가야 하는 데



그 사람의 초라한 모습을 보고 살아가고 있으니

내게도 초라한 일이 더 생긴다



사람을 처음 만나

기분이 황홀해지면



들뜬 마음이 되고

기분이 이상해지면



죄책감이나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라는 것이 아니고



황홀했던 시간을 통해서

더 좋은 앞 날을 살아가라고 그런 것이다.

댓글 1개

문희 2017. 10. 30. 오전 10:16

아 너무나 명쾌한 가르침이라 생각됩니다. 더 좋은 앞날을 위해 마음을 더해야 하겠습니다. 너무 밥통같이 살지 않도록...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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