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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도둑
시인과 도둑
남의 금덩이를
남의 밥그릇을 훔쳐 보았는가
남의 재산을 뺏고
남의 여자를 가로채고
힘없고 배고픈
노약자를 울린적이 있는가
또 당해 봤는가
그러면
왜 당했는가
나는
산도, 강도, 바다도 내 속에 담거나
글 속에서 살아 있다
바람도, 세월도, 도심의 불빛도 담고 있다
생명이란 생명의 죽음도 내 속에 담아온다
모든 생명의 마음을 엿보고
세상사 송두리채 훔치고 있다
삶도, 사랑도, 행복도
엿듣고. 엿보고
세상 사람들의 불행도 담아둔다
어느 것 하나 내것이 아닌게 없다
신을 우상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그들이 우러러 보는 성서를 엿듣고
철학자의 추상과 논리를, 예언을 엿듣는다
추상적 미래 같은 먼 과거에서
현재 까지의 역사를 가져와 아우른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를 그려본다
그래서
토템니즘을 알고
그들이 숭상하는 무속을, 신을 알아간다
그러면서도 나는 무신론을 주장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일 것 같은데
늘 배고프다
나는 욕쟁이 중에 욕쟁이다
도둑 중에 도둑일 것 같은데
강도 중에 강도일 것 같은데
사람들은 무서워 하지 않고
싫은지 좋은지 모를 웃음을 흘린다
사람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천벌을 무서워하는 것까지 엿듣는다
우주의 섭리도
땅의 섭리도 아우르며 느껴간다
그리고 나는
자연과 우주를, 인간 세상에
모든 생명체의 움직임을 글자로 베낀다
아! 누가 표절이라 했는가
나는 정말 도둑인 것인가
세상의 행복이란 행복도 다 가졌다
바랄 것도 모자랄 것도 없는데
천지가 다 내 것인데
고독해서 무섭다
그리고 나는 도둑이 되어
나를 엿보고 듣는다
나를 모르고 나를 찾기위해
나는 나를 수시로 훔치고 있다.
[東源]
댓글 2개
이미지라는 것이 은근히 무서운거 같습니다. 도둑, 범죄 이런것이 은유적이기는 하지만 결코 좋은 느낌으로 와닿지 않는것이 편견이라는 인식 때문에 잘 구분되지 않는거 같아요
때로는 도둑이고 싶을 때, 벌써 도둑이 된 나를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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