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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 준비

백원순 2018. 11. 12. 오후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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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동 준비

                 백 원 순

 


 


 


내가 거주하는 집 옆에

조그만 한 숲이 있다

잎이 무성한 여름날에

새들이 찾아와 노래하고

둥지를 지으며

오랫동안 머물며 지냈다

가을이 되자

새들은 어디론가 날아가

보이지 않고

빈 둥지만 바람에 흔들거렸다

늦가을 어느 날

나뭇잎이 거의 떨어지는 때

새들은 숲을 다시 찾아왔다

나무에서 떨어진 열매를 먹고

마른 낙엽에 파묻혀

추운 겨울을 포근히 보낼 수 있기에

 


아주 먼 옛날

이 세상 사람들이 써놓았던

삶과 인생의 이야기책은

떨어져 수북이 쌓인 마른 낙엽과 열매와 같아

한 장 한 장 이 늦가을에 넘기다 보면

달콤한 열매에 침이 고이며

마음이 뜨거워져

연필을 들고 밑줄을 긋게 된다

언제 올 줄 모르는

내 마음의 겨울을 위해

나름 월동준비를 한다

 


 


 




댓글 4개

김민재 2018. 11. 13. 오전 09:27

무언가를 맞이하는 마음과 자세는 사뭇 경건한 마음이 들게끔 하는거 같습니다.

백원순 2018. 11. 13. 오후 01:04

\"The field his study, nature was his book.\" \"a friend in my retreat, Whome I may whisper solitude is sweet.\" from 'On Going a Journey' by William Hazlitt Have a joyful day!

문태성 2018. 11. 22. 오전 11:06

추위는 마음에 있는지, 벌써 상온의 날씨인데도 움츠려 듭니다.

백원순 2018. 11. 22. 오후 02:00

The old gentleman seems to have been unaware that many other things besides reading grow irksome, and not a few become impossible, by the time a man has to use spectacles and cannot walk without a stick. Books are good enough in their own way, but they are a mighty bloodless substitute for life. from \"An Apology for Idlers\" by Robert Louis Stevenson 마음을 위한 좋은 월동 준비는 '사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날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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