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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배웅

박종영 2018. 11. 16. 오후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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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배웅


- 박종영


해 짧은 늦가을 하루를 
소란스럽게 채우는 수많은 소리,
그 소리 중에 유난히 맑은소리를 들춰보니
단풍이 하늘을 향해
가을 산의 당부를 전하는 말씀입니다.
빛의 무게를 비워내는 생명이
하나둘 동면을 준비하는 걸 보니
많은 시절을 이겨낸 사람보다
더 영특한 갈무리가 돋보입니다.
훤히 나 있는 오솔길을
걸어가다 보면 그동안 뜸했던 산국이
파란색으로 말을 걸어옵니다.
한창 피어 울울할 때 오지 않고
하필이면 메마른 날
찾아왔느냐고 눈 흘기며 꾸짖습니다.
아마 산국의 향기를 마음으로 읽어 주지 못하고
딴눈 판다고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나절 산등성이 바람이 쌀쌀하지 않고
늦가을의 배웅이 친절하므로
발가벗은 구절초 가냘픈 허리가 다행입니다.


 

댓글 4개

김민재 2018. 11. 20. 오전 09:31

늦가을의 배웅은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기도 전에 아쉬움을 남기고 가게 되는듯한 느낌입니다.

박종영 2018. 11. 21. 오전 10:44

늦가을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국화뿐인것 같습니다. 내일이 小雪이니 절기는 무시 못하는가 봅니다. 함께한 시간 감사ㅏ드리며 환절기에 더욱 건승하십시오.//

문태성 2018. 11. 22. 오전 11:05

구절양장 오데 가고, 손 내민 모습은 오히려 소담스럽고 친근해 보입니다.

박종영 2018. 11. 22. 오후 09:36

친절한 가을 꽃들의 배웅을 받다보면 세월이 그만큼 흘러가고 있음을 직감합니다. 가을산이 서서히 하얀 눈꽃으로 덮을 날이 곧 오면 더욱 현란한 춤사위를 보여 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빛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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