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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난 주머니
구멍 난 주머니
-박종영
구멍 난 주머니에 손을 넣자
오늘은 잡히는 것이 있다
그건 해묵은 계절의 습관이다
방황하던 일 년의 기억들이 채워지면서 나를 멈춘다
아직은 쓸만한 슬픔을 간직했다고 해도
주머니에서 오래 머물다 보면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빠져나가는 서러움이다
한 해가 가면 실패의 경험으로 가득한
빈 주머니의 기억은 사라지는 것인가
구멍 난 주머니가 다행인 것은
불행과 미움, 가난이 모두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허전한 귀갓길에 빈 주머니를 뒤지는 버릇은
흘러간 시간의 끝을 잡아내려는 것,
그 아득한 길을 걸어 왔어도
오늘도 여전히 주머니 사정은 어려운 것인가
다만, 주머니 구멍으로 추락한 동전 몇 개의 행방이 묘연하다.
댓글 2개
주머니..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 생활과 사상의 동반자입니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우니 조그만 구멍도 아쉽고 너무 큰 주머니로 잘못 생각했나 하는 고민도 생기는군요. '구멍 난 주머니' 몇 차례 읽으며 과거와 현실을 생각해 보고 당장 내년의 계획과 필연적(?) 다짐도 고민해 봅니다.
우리가 흔히 주머니 사정이 어렵다고들 합니다. 이치에 맞는 말이지요. 나라경제가 어려우면 국민경제가 어려워서 궁핍하기도 합니다. 한 해의 갈림길은 나라살림에 걸려있어서 경제정책의 기대감이 우선하지요. 늦은 귀가길 빈 주머니를 지키는 동전 몇 개의 행방을 찾아나서야 겠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2019년 마무리 잘하시고 庚子년 새해에는 하시는 일 모두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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