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여정의 끝

윤해균 2020. 11. 28. 오후 03:50
604

여정의 끝



윤 해 균



고통과 행복은 번갈아 온다

일기장 기록 속

어릴 때 아픔은 느끼지 못하고

어둠과 고통이 섞인 진흙에서

눈을 뜨게 된 소년

불행하다는 걸 아는 순간부터

치욕스러운 핏빛 나날



부모 손길이 닿지 않는 정글

추악한 싸움 끝에 피 흘리며

사막으로 끌려가는 양들의 외침

형제와 젖은 토굴에서 나와

심야 열차로 마주한 컴컴한 시야

밤거리 비 맞으며 피해 다니는

고통스러운 비참한 몰골과

파멸이 드리운 떠난 빈자리



다 지나가고 맞이한 새벽

편하기보다는 현실에 맞서

맑은 하늘 존중하고 헐떡이며

첫째 둘째를 낳고

바라본 더 넓어진 강산

보상으로 받은 사랑으로

운명적 주위와 잘 견뎌온 몸

흐르듯 안 흐르듯

살다 흐르다 끝 닿아 죽으면

나는 한 줌 재가 되리라

김포 지나 한강 하구에 뿌리면

흔적 없이 흘러 바다가 되리라.

댓글 3개

문희 2020. 11. 30. 오전 11:35

스스로 잘 견디는 것이 중요하고 많은 이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개선도 중요하고... 한 몸의 여정도 소중한 흐름으로 생각합니다.

윤해균 2020. 11. 30. 오후 08:23

지나온날 중 안좋은 일로 생각이치우쳐 나온 독백이 서럽네요, 그래도 좋은날도 있었는데 --

김민재 2020. 11. 30. 오후 10:56

치욕스럽고 부끄럽고 죽고 싶은 그날 역시 지나가 과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거 같습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