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참을 수 있는 존재의 무거움(Bearable Weightiness of Being)

백원순 2020. 12. 07. 오후 01:16
519

 참을 수 있는 존재의 무거움(Bearable Weightiness of Being)

                                                     백 원 순


 


 


 


가을에

산길을 걸을 때

봄과 여름에 꽃을 피웠던

온갖 식물들이

열매를 맺어 자랑을 한다

힘들고 아픈 세월을 견디었고

그리고 결실을 맺었노라고

 


아름다운 삶의 서사시의 노래에

감동을 하여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웃기도 하여

마음이 즐거워

산을 내려왔을 때

옷자락에

도깨비바늘 씨앗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떼어 내느라

애를 쓴다

 


그들은 씨앗을

멀리 멀리 퍼트리기 위해

긴 겨울 지나

다음해 봄에

푸른 초록 생명으로

다시 살아남기 위해

생명 존재의 힘겨운

몸부림의 노래이기에

말없이

하나하나

허리 숙여

떼어 낸다

 


 


 


댓글 3개

김민재 2020. 12. 07. 오후 11:29

삶은 정의 내리는 것이 아니라 정의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문희 2020. 12. 12. 오전 10:12

도깨비바늘의 생명 확산?이 놀랍고, 그것을 이해하며 씨앗을 떼어냄도 놀랍습니다. 세상의 모든 이유의 존재를 생각하게 하는군요.

백원순 2020. 12. 18. 오후 02:50

답글이 좀 늦었습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저의 부족한 글에 댓글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위의 제시는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라는 체코 소설가의 작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Unbearable Lightness of Being)\"의 제목을 패러디(parody)하여 제목을 바꾸어 시를 썼습니다. 우리 모두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한 면이고 보면 생존에 발버버둥치는 한 식물들의 유전자를 보면서 산행하다 문뜩 생각이나 위 시를 썼습니다. 우리 모두는 언제나 가벼울 수도 있고 무거울 수도 있지만 결국 사랑이라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이름에 따라 용서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한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스러운 주말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