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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숙녀시모음 15편

김용호 2021. 01. 16. 오후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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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숙녀시모음 15편 ☆★☆★☆★☆★☆★☆★☆★☆★☆★☆★☆★☆★ 《1》 건강한 인연 천숙녀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인연은 건강합니다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는 인연은 아름답습니다 누군가에게 꿈을 갖게 하는 인연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누군가에게 성장이 되게 하는 인연은 행복합니다 당신은 내게 건강한 인연입니다 한 치 혹은 두 치씩 성장이 되게 하는 행복한 인연입니다 갈증을 목 축이는 한 방울 이슬 같은 인연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쏟아집니다. ☆★☆★☆★☆★☆★☆★☆★☆★☆★☆★☆★☆★ 《2》 길 천숙녀 살아서 꿈틀거리던 푸른 핏줄서는 손등 겨운 세상 갈아엎을 용기가 내게 있나 뿔뿔이 몸을 숨기며 엎드려 포복匍匐이다 내 몸은 엎드렸지만 뿌리를 다쳐선 안 돼 부딪혀 지친 세속 바랑에 걸머메고 장엄한 푸른 들판에 숨긴 씨앗 여물이고 혼절한 아픔들은 내일이면 지 나 간 다 삶의 질곡 휘청 이던 한 끼는 건너 왔다 헐거운 마음자리에 한 생애를 펼치는 길 ☆★☆★☆★☆★☆★☆★☆★☆★☆★☆★☆★☆★ 《3》 꽃씨 천숙녀 꽃씨는 향기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멀리 더 멀리 날아가고 싶은 것이다 윙윙 울어대며 한사코 옷깃 속을 파고드는 것은 바람이 아니라 푸른 그늘을 움틔우려는 꽃씨들의 울음이었다 <바람 불어 좋은 날> 나도 그대에게 날아가는 꽃씨가 되고 싶다 ☆★☆★☆★☆★☆★☆★☆★☆★☆★☆★☆★☆★ 《4》 당신의 당신이기에 천숙녀 당신은 누구시기에 이 가슴 한 구석을 비집고 들어와 지상의 나날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게 하십니까 당신은 누구시기에 손길과 동공의 주시와 포옹까지도 함께이게 하십니까 당신은 누구시기에 하얀 속살 드러내 보이며 함께 먼 곳을 향해 준비하게 하십니까 당신이 누구냐고 묻는 이가 있다면 삶과 죽음까지도 함께하라 하신 말씀 기억하며 실행하는 하나뿐인 부부라고 얘기할래요 ☆★☆★☆★☆★☆★☆★☆★☆★☆★☆★☆★☆★ 《5》 동반 천숙녀 춤을 출 때는 같이 나울거리고 땡볕에서는 같이 땀 흘리고 바람이 불 때에는 함께 시원한 것을 ☆★☆★☆★☆★☆★☆★☆★☆★☆★☆★☆★☆★ 《6》 들꽃 천숙녀 들꽃이고 싶습니다 비바람 천둥 몰아치는 들녘이지만 다소곳이 피어 그대 달려오면 안길 수 있게 오직 그대 위해 미소짓는 오직 그대 위해 하늘거리는 우리강산 고운 들꽃이고 싶습니다 ☆★☆★☆★☆★☆★☆★☆★☆★☆★☆★☆★☆★ 《7》 등불 천숙녀 산 둘러 병풍 치고 논 밭 두렁 거닐면서 고향집 앞마당에 남은 가을 풀고 싶다 속엣 것 다 비워놓고 달빛 당겨 앉히고 싶어 설핏 지는 해 걸음 고향집에 등불 걸고 밭고랑을 매면서 새벽 별도 만나고 싶다 콩나물 북어 국 끓여 시린 속도 달래가며 ☆★☆★☆★☆★☆★☆★☆★☆★☆★☆★☆★☆★ 《8》 싶습니다 천숙녀 목을 길게 늘이고 발돋움을 높이 하고 앞산 안개자락 걷어찬 바람이고 싶습니다 눈을 크게 뜨고 귀는 활짝 열어 옆 산 구름뭉치 씻어 내린 물소리고 싶습니다 이성은 차거웁게 가슴은 뜨거웁게 이 시대를 걸으면서 얼음덩이 녹이는 눈물이고 싶습니다 ☆★☆★☆★☆★☆★☆★☆★☆★☆★☆★☆★☆★ 《9》 좋은 길 천숙녀 사람의 만남은 등산길이지요 정성으로 성심껏 만나다 보면 길 생기겠지만 만남의 노력에 수고를 더하고 곱하지 않으면 이미 잡풀이 돋아나 걸어온 길마저 덮이겠지요 ☆★☆★☆★☆★☆★☆★☆★☆★☆★☆★☆★☆★ 《10》 지워질까 천숙녀 가파른 삶 오르면서 아침 오기 기다릴 때 눈 가득 고인 눈물 한 밤을 지새우며 잠이든 폐포肺胞를 깨워 밀봉된 편지를 뜯는다 창문으로 맑은 바람 조심스레 불어들고 조간신문 잉크 냄새가 녹슨 어제를 닦으면 햇볕도 지하 방 벙커에 깊숙이 따라왔다 스무 계단 내려서면 머무는 곳 지하 방 달도 별도 아득하여 숨죽여 흐르는 강 고단한 생의 흔적이 언제쯤 지워질까 싱싱하게 물오른 새벽 강을 기다렸다 가슴에 불 지펴주는 푸른 영혼의 피뢰침 어둠이 길을 내주며 세상 아침 열어주는 ☆★☆★☆★☆★☆★☆★☆★☆★☆★☆★☆★☆★ 《11》 편지 천숙녀 초록 잎 사이 차분차분 비 내리면 촉촉한 가슴 풀어 그대 마음 적시렵니다 낙엽 뒹굴어 좋으면 내 육신 타는 불 소리 모아 그대 귓전에 띄우지요 찬바람 윙윙거리면 가슴 다숩게 뎁혀 줄 온기가 되어 그리운 그대 곁에 지피렵니다 팔베개 베고 누워 하늘 바라보면 깜박이는 별 하나 그대 눈빛입니다 장마를 걷어내는 바람입니다 빛입니다 ☆★☆★☆★☆★☆★☆★☆★☆★☆★☆★☆★☆★ 《12》 푸른 강 천숙녀 조용히 강이 하나 흐르고 있습니다 깊고 푸르게 푸르고도 깊게 햇빛도 머물다 가고 달빛도 쉬어 갑니다 잠시 인 것 같아도 영원 영원인 것 같아도 순간으로 바람이랑 구름 더러는 고요마저 눈을 떴다 갑니다 눈을 감고 갑니다 나도 같이 왔습니다 나도 같이 갈 겁니다 깊고 푸른 강 푸르고도 깊은 강 ☆★☆★☆★☆★☆★☆★☆★☆★☆★☆★☆★☆★ 《13》 풍경 천숙녀 바람이 소리 없이 불고 있어 잎 새 몰래 남 몰래 흔들리는 한낮 햇살 살갗에 쨍강거리며 부서졌지 보였어 기어다니며 나르는 물 위 그림자처럼 흔들리고 있는 나를 재잘거리는 저 풀들 좀 봐 나란히 어깨 두른 산이 화폭에 들어앉네 잎 새 몰래 남 몰래 흔들며 ☆★☆★☆★☆★☆★☆★☆★☆★☆★☆★☆★☆★ 《14》 함께 가는 길 천숙녀 얼마를 흘러야 저 바다에 닿을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벌써 닿아 하늘과 땅 그 어디에고 동행이지 않습니까 스스로 일어나 스스로 눕는 풀잎을 쓸며 짓누르는 물결 그 아래, 아래 깊고 고요한 기쁨과 슬픔까지도 같이 호흡하며 낮과 밤이 갈리는 시각 우리는 서로 돌아서지만 불길로 다가오는 그대 눈빛 창가에 매달고 밤마다 밤마다 어둠을 태웁니다 함께 가는 길 ☆★☆★☆★☆★☆★☆★☆★☆★☆★☆★☆★☆★ 《15》 휴식 천숙녀 ‘잊어라!’하지 않아도 잊어야 했다 별로 뜨고 이끼로 덮여 해묵은 기억들까지…… 당신인 듯 잊지 못하게 하는 것들 세상의 인연조각들 한 장씩 걷어낸다 ☆★☆★☆★☆★☆★☆★☆★☆★☆★☆★☆★☆★

댓글 3개

김민재 2021. 01. 18. 오후 10:09

아름다운 인연은 늘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천숙녀 2021. 01. 20. 오후 03:19

김용호 시인님! 천숙녀입니다 저도 만들어 내지 못한 모음시 15편 고맙습니다 스크랩하여 갑니다

천숙녀 2021. 01. 22. 오전 10:00

김민재 시인님! 다녀가신 걸음 귀하게 받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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