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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빈손

천숙녀 2021. 01. 21. 오전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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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빈손

 

 

말 한마디 못을 치면 빗장 문 닫아걸고

 

쓸쓸함이 저벅거려 퉁퉁 부운 발 시렸다

 

명치끝 투망에 걸려 억누르고 지내 온 날

 

엇갈린 생채기는 몽당몽당 잘라내고

 

다문 입술 여는 날엔 흐린 안개 풀어내며

 

울타리 봄빛 파랗게 물들이고 있는 오월

 

아직은 큼직한 삶의 무게 남아있어

 

격랑激浪의 너울쯤은 짠 눈물로 삼키면서

 

마음 밭 파종하느라 빈 손 뿐인 가을걷이

댓글 7개

천숙녀 2021. 01. 21. 오전 09:34

-『가을 빈손』전문 김인숙 시인님의 서평중에서- 오곡백과가 풍성하다는 만 가을에 빈 손 이라니 그것도 아직은 큼직한 삶의 무게가 남아 있어 격랑의 너울쯤은 짠 눈물로 삼킨다니 이제 봄 빛 파랗게 물들이는 오월을 생각하자 누구에게나 큰 파도가 있고 폭풍우도 만나고 빙벽도 넘어야 하는 쉽지 않은 길이 앞을 가로 막는다 이제는 희망을 노래해야 한다 지금은 마음 밭 파종하느라 잠시 가을걷이가 빈약할 뿐 머지않아 큰 수확이 있을 거라 확신 한다 천시인은 준비된 시인이기 때문이다

천숙녀 2021. 01. 21. 오전 09:37

그 일, 그것은 우리 모두가 관심 갖는 일이지만 생각만 갖고 행하지는 못하는 것이었는데 천숙녀는 삶을 바쳐 하고 있는 일이다. 그 일은 바로 ‘독도 사랑’이다. 독도에 바치는 그의 열정 앞에서는 누구든지 작아질 수밖에 없고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다. 「가을 빈손」을 읽어가는 평자의 가슴에 천숙녀의‘독도 사랑’이 스쳐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것은 아마 이 작품이 갖는 진실성에 있을 것이다. 독도 사랑으로 온갖 험한 길 헤맨 화자의 발은 그야말로 “쓸쓸함이 저벅거려 퉁퉁 부운 발”인데 그 발이 참“시렸”겠다. 그러나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문신처럼 새겨졌을 생채기, 그런 상처쯤은 몽당몽당 잘라낼 수도 있다. 그렇게 독도 사랑을 펼쳐나갈 것을 다짐하고 다짐하는 것이다. 그러자니 그 누구보다도 천숙녀에게는 비워내야 할 것이 많았는지 모른다

천숙녀 2021. 01. 21. 오전 09:38

시조집 『비움』, P.79. - 문무학 교수님의 해설중에서- 「가을 빈손」에서의 ‘빈’은 앞의 ‘공’에서 찾아보았던 ‘가난함’의 의미를 갖는 것이다. 작품 속의 가을은 그냥 순환되는 계절의 가을이 아니라 시인의 계절 가을로 보인다. 이 시는 그가 몸 바쳐 일해 온 것에 아직까지는 거둘 것이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이 시의 의미를 천숙녀 시인의 삶과 줄긋기를 해 보면 짐작 가는 일이 하나 떠오른다. 시인 천숙녀는 시인으로서 시 쓰는 일에 매진해 왔지만 그 보다 더 시를 실천하는 일에 매달려 왔다.

김민재 2021. 01. 21. 오후 10:53

빈손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이 부끄러운 것이 아닐까요.

천숙녀 2021. 01. 22. 오전 09:58

김민재 시인님! 시인님의 말씀처럼 '저의 마음이 부끄러운지 모르겠습니다 한번 더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채균 2021. 01. 22. 오전 10:17

가을걷이로 비었지만 그 차디찬 고랑을 얼음이 메꾸었네요 봄이 오면 보리밭 되어 푸르르고 오월이면 알찬 수확을 하지 않을까요^^ 천숙녀 시인님~ 연시조 같기도 합니다만?

천숙녀 2021. 01. 24. 오전 11:49

정채균 시인님! 인생의 가을걷이로 많이 부끄럽습니다 다시한번 꿈을 꿉니다 만가을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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