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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표 외투

정채균 2021. 04. 03. 오전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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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한겨레신문 -


천사표 외투

 

한때 잘 나가던 증권가는 폐장하면

돈다발 주머니 넣고 잔치 벌였는데

짧은 봄 지나고 매서운 추위 닥치자

파산한 가장은 서울역으로 쫓겨났다

 

좋은 시절 왔어도

여전히 지하도는 햇볕 들지 않고

노숙인 생존 투쟁이 기적이라

폭설 얼어붙은 광장에 나오니

문득 첫선 때 나누던 원두 향 그립다

 

갈 길 서두르는 신사에게

따뜻한 커피 한잔 사달라 부탁하니

동전 몇 개면 되는데

천사는 겉옷과 장갑

신사임당 지폐까지 쥐여주고 사라졌다

 

자리 피하여 함박눈 바라보니

눈물 맺힌 시야에

한 줌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진다.

댓글 2개

김민재 2021. 04. 05. 오후 11:05

무엇이 소중한지는 그 사람의 가치에 따라 달라지는거 같습니다.

정채균 2021. 04. 06. 오후 08:58

잠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엄청난 감동을 안겨주었답니다. 아직은 인정이 메마르지 않고 살만한 세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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