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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날

백원순 2021. 04. 05. 오후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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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아름다운 날

                                          백 원 순


 


 


군대에서 100km 행군하고

돌아와 아침에 내무반에서

무거운 군장을 풀 때

신앙심 깊은 후임이

군화를 벗을 때

발바닥이 온통 피범벅이 되어

마음이 너무 많이 아팠다

그 후임이

겨울 강원도 엄청난 눈을

치우려 짜증을 낼 때

그래도 세상 사람들은

이 하얀 눈을 보고

얼마나 좋아하겠냐고 말해

하얀 눈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이 세상의 삶은

어둠과 밝음이 있듯

죽음과 생에

존재를 맡기고 살아갈 때

생에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나는 항상 죽음을 생각한다

아름다운 산골 처녀가

내가 죽음의 골짜기에서 묵상하고 있을 때

멋진 구두와 스커트를 입고

왔던 것처럼

 


무덥고 더운 어느 여름날

그 아가씨가 죽음의 언덕 넘어 에서

하나의 생명을 내게 선물했을 때

욕망이라는 언어는 내게

보이지 않았다

사랑은 인간의 모든 욕망과 오욕을

정화시키는 마지막 보류이자

인류의 마지막

희망의 등대라고 생각했었다

 


인간 오욕의 욕망은

온갖 변화무쌍한 얼굴을 하고

마치 하늘에 구름처럼

욕망을 해결하지 못해

희생양을 찾으려는 굶주린 늑대처럼

자기 스스로의 잘못이 상대에게 있는 것처럼

이성의 합리적 가면을 쓰고

어두운 깊은 골짜기 까지 찾아와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까스레 잉태된

그 아이는 그 짐승의 욕망의 폭력에

이 세상에 태어나지 못하고

 


아름다움은

이 세상 온갖 추함과 악을 이기고

태어나는 사랑과 같기에

가장 소중한 사랑과 아름다움은

이 세상 사람들이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곳에

숨겨 났기에

나는 오늘도

이 세상을 살아간다

 


 


 


 


 


 


 


 


 


 


 


 


댓글 2개

정채균 2021. 04. 05. 오후 05:51

아무도 찾는 이 없는 초병은 졸린 눈 부릅뜨고 철책 건너 황톳길 걸어가는 연인을 응시하는데 노란 원피스 군화 걸음 따라 칭얼거리고 피어오른 아지랑이 부끄러움 가려 마주치는 미소에 버들개지 터진다.

김민재 2021. 04. 05. 오후 11:02

그때의 감정과 생각과 기분은 같은 현실과 상황속에서 늘 다르게 이질적으로 느껴지고 달라지게 되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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