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놓친 봄 / 천숙녀

천숙녀 2021. 04. 28. 오전 03:09
400
놓친 봄 / 천숙녀 청춘이 빠진 자리에 청춘 당겨 앉히려고 허연 머리에 검정 물들여 한 달쯤 젊고 싶다 초록빛 압축된 시간을 봄 언덕에 펼치는 손 길 올 봄은 유난히 빨라 봄을 놓쳐 버렸다 입술을 깨물면서 진달래꽃도 피우면서 껍질은 제 속살 녹이며 싹 틔워 있었고 걷던 길 누웠다 고랑 있어 끊어진 길 아무도 보이지 않아 함께 걷던 우리 이름 짜디짠 눈물 훔치며 논두렁 길 걷고 있다 얼마를 더 살고나면 적절하고 적절해질까 걸어 온 길 걸어 갈 길 아득했고 아득하다 노숙자 길바닥에 앉아 움켜 쥔 껍질 내던졌다

댓글 1개

김민재 2021. 04. 28. 오후 03:36

봄의 설레임을 채 다 느끼기도 전에 야속하게 여름으로 접어들곤 하는거 같아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