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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채로 잠을 주무시는 분

백원순 2021. 07. 29. 오후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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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채로 잠을 주무시는 분

                                            백 원 순

 


 


 


나는 어릴 때

아버지께서 식구들과 저녁식사를 하신 후

다리도 제대로 펼치지 못하시고

벽에 등을 기대어

앉은 채로 주무시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섬 생활이 다 그렇듯

여름이면

조각배를 타고

먼 바다로 홀로 나가

장어를 잡아

인근 부두에서 팔고

죽은 장어는

포를 떠

집에 돌아오실 때까지 말려

시장에 파시고

땅이 있는 부유한 사람들은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지 않아도 되는 데

아버지께서 한 동안

조각배를 타고 바다에 홀로 나가셔서

고기를 잡으시고

겨울이면 아무리 힘들어도

새벽에 일어나시어

김 작업을 하시면서

마을 어촌계장일 거의

십년이 넘게 하시면서

마을 사람들에게서 싫은 소리

한 번도 들으신 적이 없으신 것 같다

 


삶의 고된 노동의 하루 끝에

올망졸망한 자식들과

맛있게 식사를 나누 신 후

벽에 그대로 기대어 앉으신 채

코를 고는 모습을

내가 어릴 때부터 많이 보아 왔다

삶이 힘들어

불교 공부를 좀 하다 보니

아버지께서

앉으신 채 주무시는 모습은

지금 생각하니 불교 용어로

선매에 들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삶의 선매,,,

 


내가 강원도에서

군대 생활 할 대

한 겨울 야간 행군을 할 때

포 다리를 메고

가파른 눈 덮인 고갯길을 올라 갈 때

뒤에 따라오는 후임이

나를 툭 쳐서 보니

나는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뛰 따라오던 후임이 보기에

서서 자고 있었기에

나의 경우를 불교식으로 해석하고 싶지 않다

나같이 많은 병사들이

강원도 화천 분지에서

여름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덮고

겨울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춥다는 곳에서

지금도 말없이 행군을 하고 있기에,,,

 


그때 나는 상병에

소대 선임이 빨리되어

소대원을 보살펴야 했다

흔히들 보병을

땅개라고 무시하기도 하지만

전투에서 고지에 최후의 승리의 깃발을 꼽는 병사들은

보병이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 왔다

 


아버지께서 앉아서 주무셨던 선매의 밤을

나도 아이들의 아빠가 되면서

수 없는 날을 앉아서 졸았다

 


 


 


 


 


 


 


댓글 3개

백원순 2021. 08. 01. 오전 09:30

능소화 능소화 떨어진 꽂입 한 송이를 그녀가 내게 건네 주었다 한 참 동안 그 떨어진 능소화를 들고 걷다 광양 동천천냇물에 손에 쥐고 있던 능소화를 다리를 건너기 전에 흘러가는 냇물에 던져 버렸다 능소화,,,,

김민재 2021. 08. 02. 오후 04:28

짧은 잠이라도 푹 잘수만 있다면 그것이 달콤한 잠이 아닐까 해요.

백원순 2021. 08. 03. 오후 10:52

당신은 서서 잠을 잔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공수부대나 UDT도 서서 잠을 자지 않아,,,, 사람이 어떻게 서서 잠을 자, 대한민국 최강의 특수 부대원들에게 물어봐, 훈련 도중에 서서 잠을 자본 사람이 있는지,,, 얼마나 군기가 들었으면 서서 잠을 자는 지 그들에게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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